라디오 콘센트

미뿔 작성일 21.02.09 05: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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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십여년 전의 일입니다.
제 절친이 실제로 겪은 일을 들려드릴까 합니다.


그 당시 저희는 고1이었습니다.
잘 모여 노는 무리 중 그 친구는 유독 피부도 하얗고, 여고친구들 중에서도 몸이 약하디 약했던 아이였습니다.


키도 몸도 왜소하였는데, 처음봤을때 무척 이뻐서 기억에 남던 아이였습니다.

그 후, 몇 몇 친구들과 친해져 무리를 이뤄, 점심시간에 밥도 같이 먹고, 화장실이며 매점이며 말 그대로 무리지어 몰려다녔습니다.


근데 그 친구는 유독 겁도 많고, 왜소한 몸에 몸이 약해서 감기며, 자잘한 병치레를 달고 살았었습니다.


외동딸인 그아이는, 부모님이 장사를 하셔서, 아침에 학교 나올때 되면 주무시는 부모님을 뒤로 한채, 

학교에 왔다가 항상 혼자 있는 집에 쓸쓸이 돌아가 잠이 들면 새벽녘 부모님이 돌아오시곤 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친구들은 종종 놀러가서 떡볶이도 해먹고, 라면도 끊여먹고 아이돌이 나오는티비를 보면서 춤추며 노래도 따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새벽에 피곤히 오실 친구 부모님 눈치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보통 저녁먹고 다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때마다, 친구는 매우 아쉬워 하면서,, 좀더 있다가지.. ;; 하고 여운을 남겼더랬습니다.


그 친구의 집은 넓진 않지만, 작은 거실에 큰안방과, 친구방, 그리고 작은 방에 옷가지며 피아노를 넣어뒀었습니다. 

넓지 않은 집인데도 친구가 혼자 있기엔 그리 텅비어 보일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었습니다..

 

그 날도 으슬 으슬 감기 몸살끼로 학교에서도 잠만 자더니 결국 점심 먹고 양호실에 갔다가 안되겠는지, 조퇴를 한다고 왔습니다. 

수업 중이라 저랑 다른 친구 하나가 집까지 못데려다 주고, 교문까지만 배웅했습니다.




야.. 잘 갈수 있겠냐??? 그냥 마저 수업 마치고 우리들이랑 같이 가지;;


친구- 아니야.. 양호실에 누워 있으니까, 자꾸 가위만 눌려 ;; 집에가서 편히 잘래;;


가위는 무신.. ;; 다 네 몸이 허하니까, 헛게 보이는거여 ;; 엄마한테 일찍오라해봐


친구- 뻔히 못오시는데 머;; 집에가서 보일러 틀고 한숨자면 되겄지. 걱정말고 들어가;;



이렇게 혼자 힘없이 걸어가는 친구를 보고 괜찮겠지... 하고 돌아섰습니다. 

문제는 다음 날 친구가 학교에 나오질 않았습니다.


설마 .. 설마 하면서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다들 아픈 애한테 피해갈까봐 문자만 보내고 전화통화를 한아이가 없다는 겁니까. 

아침 조회 시간까지 오지 않길래 조마조마하고 있는데 담임이 친구가 몸이 많이 아파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친구는 전화도 받지 않고.. 우리들 사이에선 큰일난거 아니냐.. 얼마나 아프길래? 연락도 안되고,, 알아볼 방법은 없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다행히 다음날 학교에 나왔습니다. 

 

다들 걱정에 아침부터 쏘아부치는데 애가 가따나 하얀애가 정말 창백하리만치 허연 얼굴에 퍼런 입술을 하고 말없이 씩~ 웃기만 하는겁니다.


친구가 완전히 회복되고 날때까지, 아무말도 못듣다 간신히 뗀 이야기는 점심을 먹다 우리 모두 간담히 서늘해 

전에 없던 입맛가심에 숟가락을 모두 내려놓은 채 할말을 잃었습니다.. 사건은..



아픈 몸을 이끌고 친구가 2시반쯤 간신히 집에 도착하였는데,, 낮 시간에도 불구하고 집안이 어둡고 싸늘 ~ 하더랍니다. 

아퍼서 그럴려니 하고 무서운 마음에 집안에 불이란 불은 다 켜놓고, 컴터에 티비에 욕실불 까지 다 켜놓은채 보일러를 올리고 잠이 들었더랍니다.


식은 땀을 흘리면서 끙끙 소리가 절로 나오게 앓고 있는데,, 가위가 눌리더랍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친구가 아플때마다 소복입은 머리긴 귀신들이 나와서 괴롭힌답니다

 

책상에 엎드려 잘때도, 양호실에 누워잘때도 귀신들이 등이며 배위에 밟고 올라가 못움직이는 몸을 더 아프게 한답니다. ㄷㄷ 

 

자기는 어릴때 부터 이래서 이게 꿈이고 그럴려니.. 하는 현상으로 치부했답니다. 

 

덕분에 가위를 빨리 깨는 방법도 나름 터득했는데, 주변사물을 집거나, 주변 다른사람을 부르면 스르륵~ 하고 빨리 풀린다고 했습니다.


몸도 가뜩이나 아퍼 죽겠는데, 가위가 눌리자 짜증이 난 친구는 눈을 떠보니 상황이 심각하더랍니다.;; 

 

보통 가위 눌리면 귀신하나만 나오는데.. 

그날은 네다섯명은 되는 귀신들이 하나같이 흰소복에 풀어헤친 머리를 하고 자기 팔다리를 잡고 흔들더랍니다 

 

그러다가 마치 끌고 갈려는 듯이 몸을 끌며 들고 나갈라 하더랍니다.

 

친구는 본능적으로 몸에 힘을 주고 안끌려 갈라고 버팅기고 있는데,, 아 위험하다 어서 깨야 하는데.. 

어떡하지 하고 주변을 살펴보자, 자기 발밑에 콘센트에 플러그가 꽂힌 라디오가 눈에 띄더랍니다?! 

 

아 저거다!! 저거 잡으면 깨겠다 하고.. 속으로 생각만한 순간!!!


그 귀신들중 포스 있어보이는 빨간입이 굉장히 큰 여자가 "야 저년 다리 잡어!!" 하고 말하더랍니다.

 

 

그러자 팔다리 머리를 잡던 귀신들이 다들 일제히 두 다리에 달라붙어서 다리를 못움직이게 하더랍니다.. 

 

친구는 죽을힘을 다해 다리를 뻗었고, 

간신히 간신히 귀신들과의 싸움에 다리를 뻗어 엄지와 집게 발가락 사이에 플러그 머리를 끼워넣는데 성공했습니다. 

 

 

됐다 !!! 싶어서 친구는 발을 당겼고 콘센트에서 라디오 플러그가 뽑히는 순간!! 가위가 풀렸다고 합니다. 

 

귀신들도 사라지고 친구도 기운이 없어 스르륵 쓰러져 잠이 들었는데.. 얼마나 지났을까..


 

얼마나 잠들었었는지 이미 방안은 깜깜하더랍니다..

 

아,, 몇시지 얼마나 잤지.. 내가 방불 켜고 자지 않았나?? 싶은데 상체만 일으켜 세워보니 자기 발밑에 진짜 라디오가 있더랍니다? 

 

앗차 싶어서 보는데 엄지랑 검지 발가락 사이에 라디오 플러그 머리가 끼워저 있더랍니다.



순간 머리가 띵.. 하면서 헉.. 이게 뭐지? 꿈이 아니었나?? 하고 한 몇초 가만히 있따 정신차리고 발가락에 플러그를 빼는 순간 !!! 

조용한 라디오에서 목소리가 흘러 나오더랍니다 .. 

아까 다리 잡으라고 소리친 그 여자 목소리가..


" 이년아,, 너 오늘 운 좋은줄 알어... "


전원도 안켜진 라디오에서 아까 꿈인줄 알았떤 귀신 목소리가 새어나오자 친구는 기겁하여 소리를 꿰엑!! 지르며 맨발로 달려나왔다고 합니다. 

친구 집이 마침 일층인데 달려나와 경비실에 있는 아저씨께 울면서 

우리집에 누가 있다고 엉엉 주저앉자 아저씨가 옆초소 경비들과 함께 들어가셨다고 합니다. 

 

한참을 둘러보던 경비아저씬 아무도 없다고 확인을 하셨고, 도둑이 든거냐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길래 친구는 말해봤자 소용없고 너무 무서워서 자기가 잘못봤다고 말하고 츄리닝 입은 채로 달려나와 도저히 집에를 못들어가고 달달 떨면서 경비실 앞에 앉아있었따고 합니다.

 


경비실 전화로 엄마에게 연락해, 엄마가 좀 일찍 돌아오셨지만 이미 친구 몸이 불덩이라서 그대로 병원 응급실에 가서 해열조치며 링거를 맞고 하루종일 누워있다가 퇴원했다고 합니다.


방에 핸드폰을 놓고와서 연락할 수가 없었다고 멎쩍게 웃는 친구에게 우리는 소름이 돋아,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 그 친구는 여전히 골골대며 잔병을 달고 살지만,, 다행히도 그날 이후로 그 귀신을 다시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후에 나중에 제 다른친구와 그친구가 사주보러 가자며, 용한 점집에 꼬셔서 데려갔는데 보살아주머니께서 버럭 화를 내시며, 

이런데를 네가 왜오느냐며!! 하고 다짜고짜 화를 내시더랍니다.

 

얘기인 즉슨, 신을 받는 사람외에도, 음기가 강해 귀신들이 좋아하고 냄새맡고 달려드는 체질이 있는데 제 친구가 그렇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손주 어떻게 될까봐, 너희집 조상신 할머니가 그리 애쓰셔서 네가 산줄 알아라 할머니 없었으면 벌써 7년전에 끌려갔구먼!! 

(정확히 그일이 있은지 6년 좀 넘었었음)
넌 교회를 나가던 성당을 나가던 절을 다니던 믿음 갖고 공양하면서 살면서 절대 음기가 넘치는 곳에는 가지도 말라고 하더랍니다.

남들이 하지말라, 가지 말라 하는데는 얼씬도 말라하면서 엄포를 놓으셨다네요.. ;;


요새도 그 친구를 비롯 고등학교때 친구들을 만나서 술한잔하면, 언제나 단골메뉴로 그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오싹해 합니다..

 

연약했던 제 친구는 말술이 되어, 웬만한 장정보다 술을 더먹고도 씩씩하게 걸어갑니다.

 

병약했던 학창시절과 달리,,살도 찌고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사는 친구를 보면서, 사람도 밝고 좋은생각만하고 생활하면 어떤 어려움과 어두움도 이겨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말이 길어졌네요,, 힘들고 어렵다 해서 자꾸 어두운 생각마시고, 밝고 자신감있게 생활하면서 지내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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