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ch] 첫 여행

금산스님 작성일 23.09.27 09: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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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로망스카(오다큐 전철에서 운행하는 특급열차)를 타고

 

시골 할머니 댁까지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났다.

 

 

 

 

혼자 기차를 타고 있자니, 웬 중년 남녀가 말을 걸어왔다.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나다 보니 나는 잔뜩 신이 나 있었다.

 

 

 

 

물어보는 것에 대답도 하고,

 

얼린 귤도 선물로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정말 혼자 여행을 온 거니?] 하고,

 

몇 번이고 질문을 받았던 것이 지금도 기억난다.

 

 

 

 

목적지에 도착해,

 

역 플랫폼에 그 중년 남녀와 함께 내렸다.

 

개찰구 밖에서 할머니와 사촌이 맞이하러 나온 게 보였다.

 

 

 

 

혼자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과 할머니를 만난 기쁨에,

 

나는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머리 위에서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냉랭한 어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혼자 온 게 아니었잖아.]

 

놀라 올려다 본 두 사람의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출처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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