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이런기분 느껴보신적 있으신가요?

bombz 작성일 06.05.04 18: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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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게시판에 어울리지 않는 글이라서 -_-;; 게시판관리자님께서 삭제요청을

하신다면 언제든지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

정확히 그저께였죠..5월 2일 화요일이였습니다.

미국 유학시절 알고 지냈던 동생과 오랜만에 만나기로 해서 쉬는날임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상당히 거리가 있는 압구정동까지 갔었습니다.

미국 유학시절이라고 하면 벌써 10년전이니, 그 동생을 알고 지낸것고 이제 10년째가

되는거겠죠..

96년부터 - 06년까지 10년...10년이라는 세월,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라고 생각됩니다.

서로들 바쁘다보니 자주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1년에 4-5번정도씩은 꾸준히 봐왔고,

미국에 있었을 때부터 나를 아빠라고 (나이차이는 한살입니다만, 그렇게 불렀습니다 --;)

부를만큼 상당히 친한 동생이였습니다.

그 동생은 미국유학도중에 다른 외국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일본에 가 있다가 얼마전에

잠시 나온 상태였고, 이번주 주말에 다시 일본으로 들어갈 예정이였기 때문에 보게 된거죠.

한 4개월정도만에 보는거였는데..흠..암튼 -_-;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그래서 그 동생과 동생의 중학교 친구들과 함께 만나서 식사를 하고 차도 마시고,

그렇게 얘기 나누다가 노래방도 가서 노래도 한곡 불러주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나서 전 다음날 또 출근인지라 집에 먼저 들어갔지요.

문제는 만나서 헤어질 때까지 느꼈던 느낌이였습니다...

10년동안 알고 지내면서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심한 이질감...이질감이라는 표현을

이런 상황에서 써도 되는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 표현이 떠올랐습니다.

그런 이질감을 느끼면서 떠오른 것은 참 많은 것이 바뀌었구나 라는 것이였습니다.

우리 나이가 많이 들기도 했고, 주변 환경들도 참 많이 바뀌었으니깐요..

예전에 고등학교 시절에는 기숙사에서 생활을 했기 때문에 사실 환경이라는 것 자체에

다른 점이 없었습니다.

다들 똑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같은 수업을 듣고,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같은

친구들을 만나고...

그러다가 졸업하고 여러 환경들이 변했는데 그걸 저만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거죠..

그렇다면 여기서 다들 왜 그런 이질감을 느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실 겁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집에 돈이 넘쳐나서 유학을 다녀온게 아니라 제가 기회가 되서 미국에

한번 갔다가 환경이 너무 좋아서 꼭 여기서 공부를 해봐야겠다라는 마음을 먹고 좋지

않은 형편에 거의 우겨서 가게 된 유학이였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미국 유학을 다녀 온 후로도 그다지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니였구요.

그 당시에 느끼지 못했는데, 세월이 지나서 느끼게 된 것은 바로 이러한 환경이였습니다.

뭐, 아주 간단하게 잘라서 얘기하자면 문제는 바로 돈이였습니다. -_-;;

우선 가지고 나온 차들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로 이질감을 느끼기 시작한것이죠.

미국유학시절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 전부 집이 갑부는 아니랍니다. 의외로 평범한 집안,

또는 생각보다 어려운 집안인데도 불구하고 유학을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물론 그 동생은

그 범주에 포함이 되지 않습니다. -_-;

주변에 부자집 아가씨들이나 부자집 아드님들을 많이 알고 지내서 그런걸로 이질감을

느끼지는 않을것이다..아니 여태까지 그런걸로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다 라고 생각해왔던

제 마음안에 있던 작은 공간이 허물어져 가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뭐랄까...아.. 나랑은 살아가는 공간이 다르구나..

나는 하루하루 회사 생활 하고, 집에 가면 피곤해서 쓰러져 잠을 청하고..다음날 또 다시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그런 생활의 반복인데 저사람들은 그런 생활과는 거리가 멀구나..

원하는 걸 가질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고..

글을 읽으시다보면 부럽다는 얘긴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결코 부러움이니 시기의 그런 느낌은 아니였습니다.

부럽다는 것은 내가 그것을 가지고 싶다거나 내가 그 입장이 되었으면 싶은 그런 감정이겠지만

결코 그런 감정은 아니였으니깐요..

다만, 나랑 친하게 지냈던 동생이 멀게 느껴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였습니다.

웬지 마음 터놓고 지내기 힘들다는 그런 느낌 말이죠...

그런 심한 이질감을 느끼고 나서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무엇인가 커다란 것을 잃어버린 느낌이랄까..

사람과의 관계는 항상 쉽지 않다는 것을 살아가면서 느끼곤 하지만, 이런 경우처럼

단지 환경만으로도 다가가는데 있어서 벽이 생길줄은 몰랐었습니다.

이러면서 저는 살아가는데 필요한게 또 있다는 걸 깨닫게 되네요.

마음이 씁쓸하고 허전한데...도무지 달랠 방법을 못찾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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