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비 사이로 길 잃은 유기견과의 조우

vsmint 작성일 06.07.18 00: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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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동물을 정말 좋아합니다.

솔직히 야비하고 남에게 해코지나 해대는 그런 인간들보다..

동물을 훨씬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지금 서울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빌어먹을년(죄송합니다. 술한잔 했습니다)이 먼저 사귀자 들러붇어 칭얼댈때는 언제고

또 마음변했다면서 시간좀 가지자 할때는 언제고..

또 보고싶다 목소리라도 듣고싶다면서 자꾸 문자보내고 이지랄해대서..

그래서 오늘 보기로 했었는데.. 저는 오전부터 꾸미고 준비하고 마지막일수도 있는모습

잘 보이고 싶어서 준비했었는데..

이 썅Nyon께서 또 지가 보고싶다해서 찾아오기로 해놓고

몸이 아프다는둥 뭐라는둥 해대면서 못오겠다네요....


아........ 우......... 씨..................... 8


(그럼 대낮부터 준비한 난 뭔데? 난 병신이냐?)


정말 있는정 없는정 다 떨어지고 비는 오겠다.. 내 마음 알아줄 그 누구는 없겠다..

혼자 복분자에 골뱅이나 한사바리 때려야지~ 싶어가지고..

저녁 5시 이후로 전혀 아무것도 안먹고 몸만들기하고 있던것을 포기하고

마트로 향했습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 사이에서 마트로 향하던 도중, 그 폭우를 다 맞고있던

한 강아지를 발견했습니다.

흰 털에 제법 이쁘장하게 생긴 강아지였는데.. 한쪽눈은 다쳤는지 뜨지도 못하고 있고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바르르르 떨면서 비를 피할생각도 안하고 계속 어기정 대더군요.


저는 동물을 좋아합니다.

뻥이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저 길냥이(길고양이)들과 약간의 대화가 가능합니다.

제가 보컬이었고 그래서 목으로 내는 소리에 어느정도 이해를 하고 있는 편입니다.

고양이들 특유의 톤과 피치로 고양이소리를 내는것이 가능하고, 길냥이들과 많은

대화결과 그네들의 감정을 약간이나마 이해하면서 야옹~ 하는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강아지한테도(개소리는 어설픕니다)마음을 담아서 몇번 짖어? 줬고..

그랬더니만 저를 쳐다보더군요..

우산으로 비맞는 강쥐를 가려주며(저는 다 맞았습니다 ㅜㅜ)


''멍멍아.. 너 왜 이러고 있어?''

''몰라 씨팔.. 세상사는게 족같애''

''왜? 강아지로 사는게 힘들어?''

''춥고.. 아프고.. 힘들어.. 편히 쉬고싶어..''


이상 우산속에서 제가 강쥐와 나눈 대화? 였습니다.(내 상상?)



우선 이놈을 들고 어디 비라도 피하면서 뭐라도 먹여야겠다 싶어서

바로 들어버리면 발악할게 뻔해서 일단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몸을 쓰다듬었는데.. 정말 말그대로 발발 떨고있더군요..

아마도 감기가 제대로 걸린거 같았습니다.

머리에서 목, 목에서 가슴, 가슴에서 몸통으로 쓰다듬어 주면서

살짝 강쥐를 낚아챘습니다.

그래도 약간 덩치가 있던놈이라 그런지 매일같이 운동한 제 팔에도 꽤 무겁더군요.

끙끙 버티면서 몸쪽에 붇여서 집앞 꼬치를 파는 포장마차 앞으로 향했습니다.


''어휴.. 강아지가 비를 많이 맞았네요..''

''네.. 뭐 사러 가는 중이었는데 길에서 비 쫄딱 맞고있는걸 봐서.. ''

''네? 아니 그럼 유기견이란 말입니까?''

''네.. 그런거 같아요.. 아저씨 요기 꼬치하나 얼마죠? 강아지가 뭘 잘먹을까요?''

''아아.. 그랬군요.. 요기 양념된걸 아마 먹을거 같네요.. 이걸 줘 보시죠..''

''여기 천원이요..''


꼬치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와서 비를 피하고 따뜻한 꼬치리어카 옆에 앉은 강쥐는

풀썩 주저앉아서 벌벌 떨고만 있더군요. 따뜻했는지 리어카옆에 딱 붇어있었습니다.

제가 우선 약간 빼먹어보고(맛있는지^^)약간 빼서 강아지 코앞에 내밀었지만..

강아지는 먹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돌리는 얼굴따라가며 내 밀어도 안먹어서 아예 목아지를 잡고 꼬치앞에 같다

대었지만.. 그래도 안먹어서 그냥 포기하고 비나 피할곳으로 데려다 주어야겠다.. 하면서

우산을 다시 폈습니다.


촥~ 하고 우산을 펴는순간 놀랐는지 강아지가 멀리 도망가버렸습니다.

빌어먹을.. 또 쫒아갔습니다.

차들이 자꾸 왔다갔다 해서 강쥐 차 피하게 한다고 고생깨나 했습니다.

그러고 다시.. 바로 안으면 또 쥘알떨거 같애서.. 머리를 좀 쓰다듬어 주면서

다시 안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니깐 이눔이 제 손을 왕 물더니만 또 멀리 줄행랑을 쳐버리더군요.. 허..

멀어져가는 강아지를 보면서.. 그래 이놈아.. 이 인생(견생)이다.. 도와줄려는 사람 마음

몰라주는것도 니 죄다..


그러면서 저는 마트를 가서 복분자와 골뱅이를 사서 지금 복분자 하나를

거의 다 비워버리고(저 술 약합니다;;)골뱅이도 다 묵어치워버렸습니다.

씨팔.. 여름이라고 다섯시만 되면 아무것도 안먹고 줄넘기 천개에 맨날 죽도록

운동해왔는데.. 말짱 도루묵 됐습니다. 아우...


이 개새끼때문에 꼬치 천원을 써서 원래 사려고 했던 복분자 술에 안주도 못사고 그것보다 한단계 낮은

다른술과 안주를 사 왔는데.. 썅놈새키.. 사람 마음도 몰라주고..


아무튼 지금 복ㅈ분자는 거의 우ㅘㄴ샷을 다해버렸고.. 술약한 제가

핑핑 돌면서 글쓰는 중입니다.. ㅋ ㅓ ㅎ ㅓ.....
....



사람으로 태어났다는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배가 불러 터져서 사랑이라는 감정에 마음아파할 시간도 있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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