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제소개를 간략하게 하겠습니다.
현재 저는 고3이고 남중을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남녀공학 고등학교를 다니고요.
중학교때 남자들만 봐서 그런지 고등학교에 올라오니 도저히 여자에게 말을 붙이기가 힘들어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어떻게 행동 해야 할까?
중학교 시절 항상 남자만 봐왔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여자는 TV에서 나오는 모습이 전부일거라 믿었습니다.
예를 들면 남자의 작은 말에 상처받고 남자들이 생각없이 한 농담에 하루 종일 생각하는 그런 여자들이요.
이것이 제 머리에 박혀서 말을 하기전에 수십번도 생각하게 되고 결국엔 이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고1 때 일입니다.
친구들과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중간고사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참 공부를 하고 있는데 또 다른 친구들이 술을 가지고 학원에 놀러 왔습니다.
그때 학원 선생님은 강의만하고 퇴근 하셨기 때문에 학원에는 저희들 밖에 없었습니다.
저희는 그래서 간단하게 술을 마셨죠.
분위기는 무르 익었고 무언가 재밌는걸 찾던 우리들은 장난 전화를 하기로 했습니다.
시간은 새벽2시. 전화는 제가 하기로 했습니다. 평소에 농담을 잘하기 때문에 친구들이 저에게 전화기를 준 것입니다.
정말 술김이었습니다. 여자한테는 그런 소리를 해서는 안되는걸 알았지만 정말 술에 취해있었습니다.
저는 전화를 받은 여학생이 우리 학교 애라는 사실만 알았습니다.
신호음이 울리고 모르는 목소리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M" 안녕하세요 한국 화장품 마케팅 영업사원 000입니다.
W: ????
M: 아 늦은 시간에 죄송한대요, 저희 한국 화장품이 이번에 전화설문을 하고 있거든요.
W: 네..
M:바쁘시더라도 잠시만 시간을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W:네..
M: 혹시 로션이나 스킨을 사용하시나요?
W:네..
M: 근데 왜 그모양이냐?
W: 뭐야? ????
기억은 거기까지... 그 이후로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렇게 공부겸 술자리를 마치고 집에 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학교
전화를 받은 여자애가 누군지 알게 됬습니다. 친구가 아침에 알려 줬거든요.
그리고 매점
음료수를 사먹고 교실로 돌아 가는 길이었습니다.
제 친구와 어떤 여자애가 장난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어제 같이 장난전화를 한 친구 였습니다.
제친구: 야 어제 전화 받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W: 아 짜증나 어제 짜증나서 공부 못했잖아.
제친구: ㅋㅋㅋㅋㅋㅋㅋ
W: 제(저를쳐다보며) 가 한말 생각하면. ...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저를 보며 그여자애는 말했습니다.
장난전화를 제가 햇다는걸 그애는 알고 있었습니다.
장난전화를 같이 했던 또다른 친구가 진실을 말해 버린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신경도 쓰지 안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애초에 이미지나 그런거에는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이후에 제가 느낄 감정에 대해서도 말이죠.
그러다 1년이 지나고 2학년이 되었습니다
장난전화를 함께 했던 제 또다른 친구는 그여자애를 좋아 하게됫습니다.
제 친구는 여자애들과 대화도 잘했고 장난도 잘 쳤습니다.
장난전화에 대해서 그 애에게 사과도 했답니다.
제 친구가 그여자아이를 좋아한다고 저에게 털어 놓았을때 가슴 한편에서 무슨 감정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왠지 제 친구가 밉게 느껴 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생각하고 판단한건 저도 그애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복도에서 그애가 걸어가고 있으면 저는 항상 그 뒷모습을 바라봅니다.
화장실에 갔다가 교실로 들어갈때나, 점심시간에 우르르 달려갈때도 저는 그애가 제 앞에 있으면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뒷모습을 지켜보며 내가 저 옆에 섰으면 하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제 감정을 제 친구녀석에게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배신으로 생각햇기 때문이죠.
곧 저는 그애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정리하기로 했을때 제 가슴에 문득 이런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오르지 못할나무 쳐다보지도 말자"
저에게 너무나 맞는 말 같았습니다.
여자한테 말도 못거는데 하물며 어떻게....... 게다가 친구가 좋아하는 앤대...
그렇게 또 1년은 흘렀고 현재의 제가 있습니다.
그애에 대한 감정은 모두다 정리 했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다 또 그애의 뒷모습을 보게되면..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느려집니
다. 지켜주고 싶다. 옆에 있고 싶다. 이런 생각들과 함께요.
이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학창시절의 마지막이 얼마 남은 시점에서...
저는 고민을 해봅니다.
과연 내가 그애에게 지난 날에 대해 사과 할 수 있을까?
남들이 보기에는 큰일도 아닌것 같고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까 대수롭게 여기겠지만..
저에게 매점에서 그애가 보여줬던 표정은...
잊지 못할 표정 이었습니다. 사과를 안하고서는 못배길것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근데.. 이런 여자에게 말도 못거는 제가..
이런 제가.. 사과를 할 수 있을까요?
시간이 하루 하루 갈때마다 초조해집니다..
누군가 저에게 용기를 주었으면...........
지금까지 지겨운 제 얘기를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