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추석들은 잘 보내셨나요?
저번에도 글 한번 올렸었는데, 답답해서 글 한번 더 올리게되었네요.
전에 제가 쓴 글에 원트코스라는 분이
'남자분이 어느정도 마음의 정리를 한 상태이고 헤어질 구실을 찾고있는건 아닌지'
라고 답변해주셨는데.. 반쯤은 맞습니다. 날카로우시네요.
정확히 얘기하자면 헤어진다기보다는 한바탕 할 구실을 찾는 중입니다. 그게 안통하면 헤어지게 되겠죠.
그런데..몇일동안 두가지 사건이 터져서 그 구실을 찾게되었네요.
구실이라하니 좀 이상하긴합니다만..
저는 조금 지켜보다가 한바탕할 생각이거든요. 이제 마냥 참는 것도 지쳤습니다.
다만 제3자의 의견을 좀 들어보는게 좋을듯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고 이 상황에서 한바.탕하는게 맞는건지, 아니면 좀 더 지켜보는게 옳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1.
저번 일요일에 여자친구랑 같이 노는데.. 여자친구를 좋아하는 2살연하의 동생있죠?
그 녀석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저도 얘 본 적이 있는지라 나쁜 아이가 아닌 것도 알고 심하게 여자친구한테 들이대는 것같지는 않습니다만..
솔직히 여자친구한테 새벽에 전화나 문자해서 놀자고 하는데 좋아할 수가 있겠습니까?;
여자친구도 걔랑 연락하는 것을 제가 안좋아하는걸 알고있을게 뻔한데 얘랑 통화하다가 갑자기 그러는 겁니다.
'나 지금 남자친구랑 어디어디인데 너도 나올래? 하고.
솔직히 둘이 데이트하는데 다른 사람 부르는건 예의가 아닌건데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 좋다고 따라댕기는 애한테..
그때 기분나쁜 티를 냈더니 서로 거의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조개구이에 소주를 먹다가 이야기가 나왔는데, 여자친구가 그러더군요.
내가 걔 신경 안썼으면 좋겠다고. 자긴 정말 좋은 동생으로 생각할 뿐이니까.
아까 걔보고 나오라고 한건, 그 녀석이 눈치가 있는 아이라 안나올걸 알고 말한거고 눈치없이 나올 아이라면 그런 말 하지도 않았다..
즉, 안나올거라는 확신이 있었으니 그런 말을 했다는겁니다.
그럼..그 확신은 너한테 있었지 나한테도 있었던게 아닌데, 나는 뭐가 되는거냐
적어도 물어보는 시늉이라도 해줬으면 아무 말 안할건데 내 기분 생각은 안해주는거냐
그랬더니 오히려 어이없어하더니 그럼 어차피 안나올거 뻔한 애한테 자기가 핸드폰을 막고 나한테 부를지 말지 물어봤어야 했냐고 묻더군요.
그때 말싸움이 될뻔하다가.. 분위기가 조금씩 풀어지면서 그냥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생각해보니 오히려 그때 저한테 물어봤으면 진심으로 걔보고 오라는 뜻이 되는거니..
그런데 새벽 세시쯤인가.. 둘이서 방잡고 술먹으면서 무한도전을 다운받아서 보고 있는데
그 녀석한테 전화가 온겁니다. 술먹고 전화한거같더군요.
기분나빠서 가만히 무한도전만 보고있었더니 전화끊고 저한테 그러더군요.
얘 신경 쓰지않아도 되니까 걱정말라고.
제 여자친구가 약간 여장부 스타일이라 여기저기 사람만나는거 좋아하고 누구한테도 잘 해주고 싶어하는 성격입니다.
그 녀석은 친했던 동생인데 저랑 사귀게 되면서부터 걔랑은 통화만 하고 만난 일은 없었던거 같은데..모르는 일이겠죠.
저번에도 저한테 말안하고 새벽 한시에 아는 동생들이랑 술마셨는데. ㅋ
술먹고 새벽3시 다 되어서 저 보고싶다고 불러내면서 말해주긴 했지만.. 좀 어이없더라구요.
저랑 통화할때는 이제 잘거라고 나보고도 빨리 자라고해놓고선..쩝
2.
두번째는 바로 어제였습니다. 여자친구 쉬는 날이었죠.
원래 쉬는 날은 저녁에 만나서 밥먹고 놀다가 차끊길때즈음해서 헤어지는데
어제 갑자기 큰 고모네랑 저녁을 먹게 되었다고 낮에 만나자고 하더군요.
여자친구가 거짓말을 할때는 약간 긴장된 상태에서 말이 빨라지고 느닷없이 본론을 꺼내는 버릇이 있는데 그 이야기 할 때 그랬었거든요.
그래도 별 생각없었습니다 그때까지는.
추석 당일날 여자친구가 일하는 바람에 친척들 거의 못 봤으니 그런가보다 했죠.
여자친구가 말하기로는 7시즈음해서 사촌오빠한테 연락이 올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놀다가 디비디방에서 영화보는데 연락이 오더군요.
핸드폰이 제 옆에 있었기때문에 건네주면서를 무심코 번호를 봤는데 제가 본 기억이 있는 번호인겁니다.
그런데 잘 기억은 나지는 않고..
여자친구는 사촌오빠라고 해서 역시나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가려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뭔가 찝찝해서 여자친구가 화장실 간 사이에 문자를 한번 봤더니 사촌오빠는 절대 아닌듯 하더군요.
그 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한테 문자보낸다는 느낌?
잘 지냈냐. 저녁이나 한번 먹자 뭐 이런식의 문자였는데 대충보니 그날 8시쯤 만나기로 한거같습니다.
여자친구는 가족들이랑 밥먹는다고 했었는데..허허
어제 제 여자친구가 두통때문에 많이 아파했기때문에 괜히 물어보기도 뭐해서 그냥 아무것도 묻지않고
여자친구 집에가는 버스 태워주고 가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보았더니
그 번호는 여자친구가 예전에 사귀었던 J라는 사람..번호였던겁니다.
어쩐지.. 그때 물어본 적도 없는데 자긴 사촌오빠랑 안친해서 핸드폰에 번호도 저장안해뒀다는둥 이야기를 하더니만..
여자친구가 어떻게보면 참 순진한게 이런거네요.
자기가 그 남자 이야기해주면서 그 사람이 막말한 문자보여줬었는데,
그때 제가 번호를 못 봤을거라고 생각한건지..헐헐
저번에 제가 올린 글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여자친구가 저랑 그 사람이랑 양다리 걸치다가
그 사람이랑 헤어지고 저한테 온거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하고도 계속 연락을 했었다가 요 보름정도 연락안하는거 같더니만..
어제 만난듯합니다.
저랑 헤어진게 7시쯤. 저한테 집에 가면서 전화한게 10시쯤.
그 사람이랑 만나기로 한 장소가 저랑 있던 곳에서 대략 30분정도 걸리는 거리니까
만약 만났다면 말그대로 밥만먹은 셈인데.. 아프지않았으면 뭘 더 했을지 모르겠네요.
저는 분명히 그 사람이랑 연락하는거 싫다고 했었고 만약 만난다면 말하고 만나라. 그럼 아무 말 안하겠다.
그랬더니 여자친구도 알겠다고 했었는데.. 뭐 지켜진게 없네요. 정말 아무것도.
이제 나중에 여자친구 몸이 좀 좋아지면 이야기를 꺼낼 생각인데..어떻게 하는게 좋을거같습니까?
그냥 지켜볼까요? 아니면 물어보고 한바탕 하는게 나을까요.
저는 그 번호 이야기하면서 물어볼 생각입니다.
그때 번호봤는데 어디선가 본듯한 번호여서 잘 생각해 보니 그 사람번호더라. 어떻게 된거냐면서.
몰래 문자 봤다는 이야기는 안하는게 좋을테니 한바탕하면서 그럼 확인 한번 해보자고 하는게 좋을까요?
제가 성격이 좀 모질지 못해서 그런지, 사귀던 여자랑 싸운 적이 없었고, 헤어질때도 아주 좋게 헤어졌기때문에
이런 경험이 없는지라 조언을 구합니다.
감정 정리가 잘 안되어서 쓸데없이 길게만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