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뼈아픈 후회

z클라우드z 작성일 07.11.09 21: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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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후회

 

              

                                황지우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뿌리 드러내고 쓰러져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리는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그 고열이

에고가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도덕적 경쟁심에서

내가 자청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나를 위한 희생, 나의 자기 부정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알을 넣어주는 바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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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씨의 시 '뼈아픈 후회' 입니다.  시를 좋아하실지 모르지만 ^^;;

매너좋은 연겟이라 한번 조심스레 올려봅니다.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를 읽으며, 나는 왜 항상 나를 위해 누군가를 사랑했는가 하는 반성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거, 벗어나기 굉장히 힘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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