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술마시면 개...

육조단경 작성일 08.05.11 17: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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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에 좋아하는 후배가 있습니다.

 

저는 23 후배는 20...

 

고백만 안했지 사귀다 시피 지내고 있었습니다.

 

매일 데이트 하고 손 잡고 청계천 산책도 하고..

 

그런데 저에게는 큰 단점이 하나있습니다.. 하루도 안빠지고 술을 마시는데 좀만 마시면 다른사람이 된다는 거죠...

 

그 후배 있는데서는 그 모습 안보일려고 노력 많이 했는데..

 

어제 둘이 조금 어색해진 일이 있어서 기분도 꿀꿀하고 술도 땡기고 해서 남자 후배 두명 불러다가 부엌에서 소주를 한잔 했습니다..

 

후배들은 그냥 두세잔 하고 저는 평소처럼 많이 그냥 들이 부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많이 취했을 때 제가 좋아하는 그 후배가 술자리에 끼게 되었습니다.

 

같이 마시던 후배들은 둘 관계를 알아서인지 은근슬쩍 빠졌습니다...

 

그 다음부터 저는 기억이 없습니다...

 

 

오늘 한시쯤 잠에서 깼는데 어제일이 걱정됐습니다.

 

바로 전화를 걸었더니 전화가 꺼져있더군요...

 

평소 제가 필름끊겨서 했던 일들을 워낙 많이 들었기 때문에 미칠것 같았습니다..

 

삼십분 마다 전화를 하니 전화가 켜져있더라구요 그래도 안받길래 어떻게 해야되나 멍하니 있는데 문자가 왔습니다.

 

'선배 정말 실망이에요 다시는 연락하지마세요 방구하는 대로 기숙사 나갈꺼에요'

 

순간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해야되나 정말 죽을것 같았습니다.

 

무슨일인지 내가 심한욕이라도 했는지.. 아니면 추행이라도 한건지... 그것도 내 눈에 넣어도 안아플 그런 사람한테...

 

제발 한번만 마지막으로 전화좀 받아달라고 문자했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하니 받더군요..

 

미안하다고 내가 무슨짓 한거냐고 물어봤더니 도저히 자기 입으로 말할수 없답니다...

 

내가 미안하다고 근데 내가 기숙사 나갈테니까 안나가면 안되겠냐고...

 

안그러면 나 미쳐버릴꺼 같다고...

 

그랬더니 제가 그렇게 하면 더 싫어질 거 같다고 그러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냥 자기가 나간다고...

 

그러고 할말 없으면 끊겠다고 하는데 눈물이 나더라구요... 찌질하게 울면서 말했습니다. 정말 잘못했다고...

 

그리고 전화가 끊겼습니다..

 

날씨도 더운데 온몸이 떨리더라구요... 삼십여분을 고민하다가 문자를 보냈습니다...

 

일곱시에 강남역에서 기다리겠다고... 다시는 귀찮게 안할테니까 마지막으로 한번만 얘기하자고...

 

한 두시간 전쯤에 그렇게 보냈는데.. 이글 쓰고 있는 도중에 문자가 왔네요.. 언니네집에 있는데 엄마가 올라오셔서 못나온다고...

 

그래도... 기다려야겠죠??

 

이제 다시는 술 입에 대지도 않을 겁니다... 그놈의 술때문에 잃은게 얼만큼인지 모르겠습니다..

 

전 여자친구도 술때문에 헤어졌는데... 욕먹어도 할말 없습니다... 지금까지 쓰레기처럼 산거 같습니다 대학생이라는 새끼가 술안마시면 손이나 떨고 있고... 아무리 안마셔도 자기전에 맥주 네다섯캔은 마셔야 잠이 옵니다..

 

이제는 정말 술 안마시겠습니다.. 병원치료도 받아야겠지요...

 

저 지금 모든 걸 다 잃은 것같습니다..

 

더이상 잃으면 안되겠죠... 이따 만나서... 잘해보자는 얘기는 차마 못하겠습니다... 입에 담지도 못할 행동을 했으니까요...

 

무릎꿇고 빌어야겠습니다... 나 용서는 하지 말라고...

 

근데 나때문에 학교생활 접지는 말라고... 기숙사도 나가지 말라고... 제발... 부탁이라고...

 

이제 준비하고 나가봐야겠습니다... 올때까지 기다려봐야죠...

 

말할데도 없고... 매일 눈팅만하다가 처음으로 글써보네요...

 

이렇게 털어놓으니 조금은 편하네요...

 

읽어주신분들 있으시다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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