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나 나오는 그런
아름다운 사랑 따윈
결코 없었다
운명적으로 찾아온
그림 같았던 첫사랑의 그녀는
카드빚을 갚아준 남자와
동거를 하고 있는 여자였으며
대학 새내기 때 만난
마치 동화책의 주인공 마냥
순수했던 그녀의 사랑은
나 하나가 아니였다.
주위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사랑한
한참 연상이였던 그녀는
아이를 지워버리고는 사라졌고
당당하게 먼저 대쉬해 온 그녀는
술에 취해 전 애인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내 앞에서 한강에 뛰어들었다.
변치 않겠다던 사랑의 맹세는
군인을 기다린다는 이유로
수없이 변해버렸으며
혼자 떠난 여행에서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보낸 여자는
유부녀였다.
첫눈에 반해 불같이 사랑한 그녀는
생기지도 않은 아이를 지우겠다며
수술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며 끝을 맺었고
시리도록 슬픈 과거를 지닌
술집 여자를 사랑했지만
그녀에게 난 그저 뜯어먹기 쉬운
공사 상대일 뿐이였다
어쩌면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운명도. 인연도
다 그럴싸하게 포장된
허울이라는 걸
순정 만화처럼 아름답게 시작한
모든 사랑은
삼류 영화처럼
섹스와 돈에 얽히다가
결국
스릴러 반전 영화 마냥
증오와 염증으로
막을 내리고는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운명같은 사랑을 꿈꾸며
하루를 살아간다
죽을만큼 사랑했어도
헤어지면 그만인 것을
당신 없이는 못 산다 해 놓고
잘만 살아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