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이런 글을 쓰게 되어서, 여러가지로 기분이 좀 그렇군요.
우선 연애sos에 이런 글을 올릴 자격이 되는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면,
조금 겸연쩍기도 하고요.
저는 올해 나이 스물여섯이고, 조금 늦깍이인 대학생이면서 자영업자이기도
합니다. 전적은 9라운드 이니까, 그리 많이 사귄편은 아니죠. 제 자랑같이
들릴수도 있지만 9라운드 동안 초반에 대쉬했다가 부끄러움을 당했다거나
차인적은 없습니다. 근데 부끄럽게도 쭈욱 사귀다가 대게 6개월에서2년 사이에
끝을 보는 편이었죠. 개중에는 합의(-_- )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거의 다
문자로 '우리 이제 그만해요...'(->진짜 이렇게 왔었음. 다섯번이나...)라
는 연락이 와서, 그 후로 한달정도 술빨고,폐인 되었다가 또 새 여자 발견해서
작업...이런 패턴의 연속이었습니다.
요즘 생각하는게 알면 알수록 매력이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초반에는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속을 파보면 팔수록 별것 아닌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물론 저같은 경우 100%
후자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재수없다고 하실까봐 자세한 건 말씀을 못 드리겠지만,
차가운 남자,댄디즘,매너,심리트릭, 이런 작업 비법은 여자를 꼬실때는 대단히 주요한
무기가 될수는 있어도 연애가 무르 익으면 스스로를 옭아매는 족쇄가 될수밖에 없는것
같습니다.만들어낸 페르소나를 1년내내 유지할수 있다면 여자에게는 거의 완벽한
남자이겠죠.
사람이 어떤 형태든 인간관계를 지속하다보면 기간이 오래될수록 필연적으로 그 사람의
진실된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이 진실된 모습이 상대방에게 어떤식으로 다가가는가
는 받아들이는 사람 개인의 차이겠죠. 가끔씩은 상대방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결국 9번이나 실패한 데에는 꾸며낸 내 자신과 진짜 내 자신과의 괴리가 너무도
크다는 것 같습니다.
페르소나를 만들어 내는 것은 간단합니다. '지큐' '에스콰이아' 같은 잡지를 사서 tpo에
맞는 옷입는 법을 배우고, 미용실을 몇번 가고, 옷좀 사고, 복식에 맞는 에티튜드를 연습하다
보면 외형은 끝, 위대한 개츠비 같은 책을 읽고 잡지나 이런 걸 사고, 연애 비법들
좀 읽어두고 영화같은 걸 보며 롤 모델을 정해버리면 매력적인 성격도 하나 만들어 지는 거죠.
키나 얼굴이 좀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테구요.(된장남 되라는 소리 아닙니다.)
이렇게 자신을 포장해서 여자를 만나면 백이면 백, 실패하기가 더 어렵겠죠.
반대로 생각해서 남자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외모와 성격을 가진 여자가 대쉬해 온다면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요?
정말 제가 어렵다고 생각하는건 그렇게 만난 이성과 지속적인 관계입니다. 그 멋진 사람이
알고보면... 에서 생기는 실망감이 여자를 더 멀어지게 하죠. 항상 자신감 넘치고 사려깊은
멋쟁이를 연기하는 것과 원래 그런 사람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는 게 시건방지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는 몰라도 제가 그런척
해왔거든요.
알고보면 소심하고,잘 삐지고,화 잘내고,짜증 잘내고, 게으른 놈이 다른 사람인 척
계속 연기를 할 수는 없는거죠.게다가 이런 연기는 내 자신의 고유한 장점마저
드러내기 어려운 치부로 만들어버리기도 하니까요.
연애 sos등에서 여러가지 팁을 알아가는것은 좋습니다. 얼마든지 도움이 되는 좋은 글
들도 많고요. 하지만 지속적인 관계에서 자신과 상대가 동시에 만족할 만한 사랑을
이루고 싶으실 때에는 솔직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이성에게 다가가시는 게 더 좋을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너무 자신을 만들어내면, 언젠가는 지치게 마렵입니다. 안그러면 저처럼 9번 깨지는 놈 되는겁니다...ㅜ.ㅜ
물론 이건 백퍼센트 사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