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남들이 명문대라 불리는 대학교 재학생에 키는 딱 180;;; 몸무게는 그냥 표준, 얼굴은 그닥 잘 생긴 것도 아닌 그냥 표준
옷은 옛날에 고딩과외를 좀 많이 뛰어서 학생수준에 좀 비싸다 싶은 옷도 꽤 있어서 나름 잘입는다는 소리 듣고 다닌다.
지금껏 나름 만나볼만큼 여자만나봤고 사귈만큼 사귀어 본 것 같다.
이제 겨우 25살에 군대까지 갔다온 것까지 감안하고 첫여자 사귄게 21살때인 것도 감안하면
사귀어본 여자친구 9명이면 그다지 적은 수는 아닌 것 같다. 한 2년동안 8명정도 사귀어 봤으니....
클럽가서 만나거나 술집에서 헌팅해서 그날 잔 여자애들도 꽤 되고(내 자랑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고;;;)
그래서 그런지 주변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연애 혹은 여자문제로 많이 상담해 오곤 한다. 부럽다고 어떻게 하면 여자 그렇게 잘 꼬시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난 대학교 2학년때 정말 좋아했던 여자애가 있었다. 연애에 대해 그저 아무 것도 몰랐을 때 정말 좋아했던 여자애였다.
그 여자애랑 깨진뒤 밥을 못먹은데다가 몸도 너무 안 좋아져 기흉이 재발해서 한달동안 학교도 안나가고 입원했을 정도였으니;;;;
그 여자애랑 된통 깨지고 마음아파한 다음 다른 여자만나면 잊혀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정말 미친듯이 여자를 만나고 다녔다.
그 여자애보다 매력적이고 괜찮은 여자애 만나서 잊겠다는 생각에 연애관련 서적도 수없이 읽고 수많은 이들의 경험담도 들었고
여자 껄끄러워 하는 내가 경험을 쌓겠다는 생각에 정말 쉴새 없이 여자를 찾았었다.
군대 다녀오고도 3달정도 똑같은 생활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난 여자만나는게 즐거워서 만나고 있는건가.
어느 순간부터 여자를 만나면 머리 속에 게임마냥 공략메뉴얼이 그려진다고 느꼈다. 어느정도 대화를 나눈 뒤 먼저 이 여자가 내가 꼬시면 넘어올 정도의 수준의 여자인가.
노 라면 아예 접근을 안했고 예스 라면 어떻게 접근하는게 효과적일까 이 여자는 밀고 당기기 수준을 얼마로 측정해야 할 것인가 어떤 대화타입으로 말해야하나 오늘은 어느정도까지 진도가 가능한가.
그 여자애한테 발리고 난 뒤 여자를 믿지 못하게 되버린 것 같다.
이 사람이 나를 계속 사랑해 줄거라, 내가 이 사람에게 마음을 주어도 내가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 따위를 하지 않는 건지 아니면
다시 그런 상처를 받기 무서워하는 무의식 때문인지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말할 때, 여자친구에게 헤어지자고 말할 때 그 여자애 이후로는 단 한번도 마음아픈 적이 없었다.
내가 이렇다는 걸 느끼고 나니 여자를 만나도 즐겁지도 설레지도 않았고 아예 여자를 만나고 싶지가 않았다.
차라리 남자친구들과 같이 있는 것이 마음이 편했고 나 자신도 그 쪽이 더 즐거웠다. 친구 같은 여자애들을 빼면 어연 거의 몇달동안 여자와 문자 하나 보낸 적, 밥한번 같이 먹은 적이 없었다. 같이 있어도 즐겁지가 않고 사귀어도 별 재미없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웃게에서만 놀다가 연애게시판 들어오면 참 부러운 사람들이 많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들 설레이고 맘 졸이면서 누군가를 좋아하고있다는게 참 부럽다라고.
그 여자애 때문에 정말 많이 울고 가슴아파했었지만 그만큼 정말 아무것도 재지 않고 순수하게 어떤 사람을 좋아할 수 있다면
그때처럼 연애를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오늘 3년만에 그 여자애를 우연히 스쳤더니 그냥 가슴 한켠이 휑해서 늦은 새벽 짱공유 연애겟에 끄적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