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꽤 즐겁게 살고 있다. 광고주와 신경전을 한바탕 벌여도, 독하게 힘든 야외 촬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도 두근두근 설레며 즐거워진다. 새해가 되어 나이를 또 한 살 먹었건만 멋진 남자의 매력에는 여전히 맥을 못 춘다.
유치하다고 투덜거리면서도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등장하는 꽃미남 4명으로 인해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게 된다. 보고 있노라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양 손은 초등학생이 노래하듯 꼭 모아진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폴론과 같은 아름다운 미모도 한 몫 하지만 이들의 의상도 꽤 눈요기가 된다. 특히 눈에 띠는 것은 남자들의 스타일 변화다. 예전에는 가죽점퍼를 입은 반항기 있는 남자들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클래식한 분위기의 스타일이 남자들을 세련되게 만들어주고 있다.
<<2009 S/S 버버리 프로섬 컬렉션>>
사실 남자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단추를 풀어 헤치거나 커다란 목걸이를 하는 모습이 남성적이고 멋지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여자들이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여자들은 단정하고 클래식한 남자들의 패션 스타일에 점수를 더 준다. 너무 지나치거나 요란하지 않은 모습에 신뢰감을 느끼고 안정감을 느낀다. 남성적인 모습은 행동으로 표현하면 된다.
왜 브래드 피트를 모든 여자들이 흠모하겠는가. 너무 풀어헤치지 않은 타이업된 셔츠와 재킷, 데님을 입은 단정한 모습과 행동에서 보여지는 남자다움이 여자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다.
2009년 봄에는 수트를 기본으로 한 편안하고 여유있는 감성이 고급스럽게 선보이고 있다. 또한 수트 안에는 베스트를 같이 겹쳐 입어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그맨부터 가수, MC 등 남자 연예인들이 즐겨하는 보타이는 케리 그랜트나 그레고리 펙을 연상케하는 클래식한 아이템이다. 베스트를 속에 입은 쓰리 피스 수트나 보타이, 서스펜더(멜빵)는 아직 성숙하지 않은 꽃미남에게까지도 당당한 남자의 매력을 더해주는 강한 힘을 갖고 있다.
<<2009 S/S 준야 와타나베 컬렉션>>
이번 봄에 선보이는 클래식 스타일은 부드럽고 젊은 감성으로 등장한다. 안토니오 마라스, 보테가 베네타, 버버리 프로섬과 같은 브랜드는 굉장히 여유로운 피트감의 재킷을 선보였다.
소재는 면, 마와 같은 천연 소재를 사용해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속에 베스트나 니트 카디건을 겹쳐 입어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기에 데님 팬츠나 플로럴 프린트, 깅엄체크(바둑판 무늬의 체크 패턴), 혹은 분홍색이나 주홍색 등의 화사한 색상의 셔츠를 같이 연출하여 젊은 분위기로 만들어 준다.
셔츠의 경우 넥타이나 보타이를 하지 않더라도 단추를 너무 풀어 헤치지 않은 타이업 셔츠가 유행이다. 드라마에서 김범이 타이를 매지 않아도 셔츠의 단추를 잠그거나 스카프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스타일은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김명민의 스타일에서도 볼 수 있었다. 마치 뉴욕의 고급 휴양지인 햄프턴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남자들의 스타일이다. 이렇게 단정한 스타일의 상의에는 데님 팬츠를 입어도 매우 세련돼 보일 수 있다.
데님 팬츠를 입을 때면 꼭 캐주얼하게 입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테일러링이 깔끔하게 된 재킷과 타이업 셔츠는 데님과 잘 어울린다.
단 데님과 입을 때는 재킷의 소재가 너무 고급스러운 울 소재 보다 면 소재가 어울린다. 여기에 클래식하고 댄디한 옥스퍼드 스타일의 구두를 신어준다면 꽃보다 멋진 남자로 이 봄 여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