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얘길 들어보시렵니까?

차아안재 작성일 09.08.15 04: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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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답답하고, 자존심때문에 하소연할 곳은 없고 해서 글 남깁니다.

 

글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점 먼저 양해바랍니다.

 

저는 24세의 남성입니다.

 

20살 까지는 좋아하는 여자만 생겼다하면 마당쇠처럼 굴다가 여자에게 차이고 또 차이고를 반복하는 사람이었지만,

 

21살의 어느 날 문득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예전 짱공유 음와신권님의 쿨가이를 보고,

 

독학하여, 제가 원하는 여자는 다가가서 어느정도 작업하는데 별 어려움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2살에 군대에 가서도 2년간 여자가 3번 바뀌었으며, 여자가 기다리다못해 헤어지자고 할 때도,

 

헤어지려면 헤어지자. 뒤끝도 없고, 전혀 미련도 보이지 않았었지요.

 

저도 만나면서, 정이 들어, 다신 못본다는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오히려 쿨하게 나가고, 제 쪽에서 먼저 정리하면 10명중 8명정도는 1주일 이내로 술먹고

 

먼저 연락올 것이라는 것을 어느 순간 알게 되어버린 계산적인 행동이었습니다.

 

그러던 사이 제게도 전역이라는 날이 찾아왔고, 전역한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사소한 트러블로 인하여 여자친구와

 

또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집도 상류층이고, 저에게 헌신적이어서 많이 아쉽긴 하더군요.

 

그 뒤로 저는 전역하고 두달정도 미친듯이 여자를 만나고, 자고 다녔습니다.

 

나이트, 로드헌팅, 술집메이드.. 심지어는 버스타고가는 고딩까지... 정말 제 눈에 튄다 싶으면 미친듯이 들이댔죠 ㅎㅎ

 

두달간 거의 20명에 가까운 여자랑 만나고 자고 헤어지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통장잔고는 눈에 띄게 줄어들어만 가고, 무료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대학복학도 해야되고, 미래설계에 한창 바쁠 나이에 어느 순간 미친짓이라고도 느끼게 되더군요.

 

그리하여, 그 뒤로 여자도 (조금은) 멀리하고, 독서와 공부등 자기계발에 열중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도 복학해야하니, 가끔씩 학교에도 얼굴도 좀 비추고요. 형들 작업 도와주거나.

 

그러다 보니, 조금 서먹하던 학교도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아는 후배들도 많이 생기구요.

 

그 중 딱 한명. 제 눈에 들어오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키도 완전 작고, 가슴도 없고, 전혀 제 스타일이 아닌데.

 

날 보면 어디선가 쪼르르르 와서 밝게 웃으면서 인사하는데. 자주 마주치다 보니 어느샌가

 

그 미소에 첫사랑마냥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17살 첫사랑 때의 두근거림 이후로 그렇게 두근거렸던 적은 처음이네요.

 

그 뒤로 마음을 가다듬고. 마음을 최대한 진정시키고, 생각했습니다.

 

' 아, 제 3자 입장에서 냉정히 관찰해보자. 쟤는 키도 작고 가슴도 작고, 전혀 내 스타일 아니잖아. 전혀 끌릴 이유가 없잖아? '

 

그랬는데도 걔가 웃으면 저도 모르게 미소짓게 됩니다.

 

' 내가 여자앞에서 이렇게 표정관리 못한 적이 있었던가? '

 

그 뒤로 전 반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작업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전부 쏟아내었습니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만나면 두근두근거리고, 표정관리가 좀처럼 안되는겁니다.

 

센터링이 정말 와르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니 기술을 써도 제대로 먹혀들리가 없지요.

 

그래도 전, 노력했어요. 이쯤 되면 정말 좋다 싫다 명백한 반응이 나올정도로.

 

그런데 걘 아무런 느낌없이 만나는 것 같아요.

 

아, 그래. 어리니까. 남자들은 다 이렇게 해주는줄 알겠다라고 느꼈다고 생각하니,

 

집에가면서 생각해보니까

 

그동안 돈쓴것도 아깝고, 마음졸이면서 반응기대했던 제 자신이 한심해지더라구요.

 

그래서, 타이밍도 아니고, 지르면 뻔히 거절당할 것 같은 날에. 그것도 바래다주고, 집에가는 택시에서

 

문자로 질렀습니다. ' 너 나 어떻게 생각하냐? '

 

좀있으니 문자가 오더군요. ' 머나먼~ 친척?(같은성씨라서 한 말인듯.) '

 

역시 우리 꼬맹이 ㅋㅋㅋ 생각 없습니다.

 

예상한대로 입니다. 백이면 백 안되요. 그래도 전 했습니다. 남자가 시작했음 끝을 봐야겠죠 ㅋㅋㅋ

 

' 그래? 난 너 좋아하는데. '

 

이번엔 한동안 문자 안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지원사격 들어갔죠.

 

' 우리 사귀자. '

 

그랬더니.

 

' 오빠,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ㅠㅠ 미안해요. '

 

' 사귀는 사람 있었냐? '

 

 ' 있었냐고 물어보면 예전엔 있었죠.. '

 

' 말고, 지금. '

 

' 없어요. '

 

  그래도 최후의 일격으로 한달만 만나보자 신공을 썼습니다.

 

  ' 그럼, 우리 한달만 만나보자. 만나보고 아니면 헤어지고. '

 

  ' 엑~ 그런거 싫어요. 오빠 나 좋아하는 사람 있다니까.. 미안해요.'

 

  ' 너 나 싫냐? '

 

  ' 싫은건 아닌데.. 이성적으로 안느껴지는데 그러는건 아니잖아요. '

 

  -_-ㅋㅋㅋㅋㅋ 아나 진짜 여자한테 이런 말 듣는거 처음이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잔인한 말 하더군요.. 이래서 어린애들은 싫었는데 ㅠㅠ

 

  뭐 제가 평상심 유지 못하고 헤벌쭉하니 있었던 것도 나름대로 크다면 컸다고 할 수 있는거겠지만.

 

  그래도 한번 차이고 나니까 정신이 나더라구요.

 

  그 일 있고 나서 몇일 뒤에 걔 생일이었는데,

 

  고민 많이 하다가 근처라길래 생일케잌 사줬어요.

 

  싫다고 하는 애 내가 챙겨주고 싶어서 그런다고 억지로 만나서.

 

  만나서 졸랭 어려워하던데, 전 가까스로 평소모습 유지했네요.

 

  사주기만 하고 바로 바이바이했구요.

 

  그 뒤로 알파메일 유지하고, 걔가 뭘하든 신경껐어요.(뒤늦은 알파메일... ㅎㄷㄷ)

 

  게다가 동아리도 같아서 자주보는데. 가시방석인데 아닌척할려고 무진장 애썼음 -_-.. 

 

  얘가 어느날 갑자기 뜬금없이 싸이에 글을 남기고, 네이트 대화를 신청하는 겁니다.-_-...

 

  뭐지? 뒤늦은 어장관리인가?? 생각해서 일단 첫번째껀 센스있게 받아쳐줬고, 두번째껀 까칠하게 잘랐는데요.

 

  음-_- 여러분 의견도 듣고싶네요.

 

  길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효-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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