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고등학생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어떤분이 댓글로 쓰셨더라구요. 괜히 어린애 건드릴만큼 건드렸는데 못헤어지겠다는 식으로 들린다고.
사실 그런마음이 없진 않았습니다.
너무 콕찝어주셔서 당황했었네요.
사소하다면 그럴수도 있겠지만 저한테는 큰 문제였습니다.
맨처음 사귈때부터 있던 남성편력.
물론 저한테는 아무사이도 아니라고, 오해하지말라고
한두번 터치하다가 '그래 너 고등학교때 애들 많이 사귀어놔야지'이러면서 내비뒀습니다.
아예 막 내비둔건 아니고, 적정한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남자와 연락은 싸이월드나 네이트온으로만 한다.
부득이하게 친구들과의만남에서 남자가 끼어있게 되면 바로 연락하고, 자신이 남자친구있음을 밝힌다.
대충이정도로 타협점을 봤습니다.
한동안은 많이 조용했었죠. 그친구도 많이 자제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저또한 그런모습 보면서 좋았었습니다.
그러다가 화이트데이 며칠전쯤,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하면서 약속장소에 가는길에 저와 전화를 했습니다.
남자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물어봤죠.
야너누구랑있냐
아그냥 아무사이도아니야 품절남이야 품절남 나 이따가 전화할게
야마가확돌데요..ㅎㅎ
그래서 따졌습니다.
-너 나랑 약속한게 있지 않느냐
왜약속안지키냐
=미안 까먹었어 아몰라 이따전화한다니까?
5시간동안 문자도 씹고 전화도 안합니다.
전혼자 담배만 뻑뻑 태우면서 속썩이고있죠.....
전화가 왔습니다.
=나집에가고있어
-너아까누구만났어
=말했잖아 품절남 아무사이도 아니라니깐
-닥치고 품절남은 남자 아니야?
=여자친구있다고
-걔가 너 남자친구있는건 아냐?
말을못하더군요
-니가 품절남이건 어떤새끼 만나건 상관없는데 중요한건 니가 약속을 깬거잖아
=미안하다구
-그게 미안한거냐 전혀 미안하게 안들리는데 이상황이 귀찮냐?
=아니
-그리고 아까 남자만나고 왜 바로전화끊었어 왜 내전화 받으면 안될 그럴새끼냐?
=아니 친구랑 얘기해야되잖아 친구옆에세워놓고 전화만해?
-걔랑 나랑 누가 더 중요하냐고
=너
-근데왜그래
=아몰라 내일얘기하자
-뭘내일얘기해
=아피곤해 나잘거야
-X발 넌 맨날 니불리한얘기만나오면 쳐잔대
=아진짜피곤하다고!끊어
저도 화가나서 전화를 끊었죠.
혼자 멍~하니 있다보니까 약간 욕한게 미안해지고 소리지른것도 미안해지고 그래서
전화를할까 말까 생각을하다가 그냥 안했습니다. 따지고보면 제가 잘못한게 없는데 미안해할필요는 없었죠.
뭐 지가 내일 얘기하자고 했으니까 내일 문자를 하던 어쩌던 알아서 하겠지
이생각하고 잤습니다.
다음날 아침이 됐고, 주말인지라 집에서 할일도 없고,
학교로 가서 애들이랑 과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연락이 안옵니다.
어?이기집애가..
근데 남자 쫀심이 있어서 먼저 전화나 문자하기 그렇습디다.
누가이기나해보자.
기다렸습니다.
졌습니다.
먼저 전화를 했습니다.
뚜루루루 딸칵 뚝
이게 내 전화료를 1초만 내게 하려는 수작인가
문자가 옵니다.
=나 선배랑 있어ㅠ 이따전화할게
-선배누구
썡~~
ㅏㅣㅁ넝;리ㅏㅈㄷ머;ㄹ;ㄻ낭;ㅏㅣㄱ녀;ㅣㅏㅁㄴ이ㅏ겨;ㄴㅁ이ㅏㄱ!!!!
이따전화한다는 말은 개뿔 잘때까지 전화는 커녕 문자도 안옵디다
그리고 화이트데이가 왔네요.
그래도 화이트데이인데.. 하루정도는 굽혀줘도 괜찮겠다 싶어서(이게 다 투자라고 생각했었죠)
전화를 했습니다.
뚜루루루 딸칵 뚝
야이 ㅏ멍리마넝리;ㅏ머;ㅇ라ㅣㅓ
=나 친구랑 있어ㅠ 이따전화할게
-어제도 전화한다고해놓고 안했잖아 또구라치냐?
=까먹었어
-X팔 그딴거 까먹으려면 내이름도 까먹지 그러냐 너 내이름이 뭔지는 아냐?
=OO
-잘기억하네 X나 어려운건데 근데 전화하는걸까먹어?장난하냐?전화하는게 이름외우는것보다 어렵냐?
=아몰라이따얘기해
-뭘이따얘기해 또 썡까고 잠수탈거아니야
=아 안그런다고
-뭘안그래 너 말이랑 행동이랑 다른거 아냐?
=몰라
-뭘 몰라 나도 몰라 X팔 친구랑 밤새 쳐 놀든지 술쳐먹고 모텔을 가든 니맘대로해
=여자라니까
-니가 여자랑 있는지 남자랑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어 남자랑 둘이 있으면서 여자랑있다고 하는게 너잖아
=....
-왜말못하냐 왜 오늘 볕도 따시고 날도 화이트데이라서 데이트하냐? X팔 나한테는 집에 일있다고 해놓구?
너 나한테잘못한게 한두가지냐 지금?
=이따얘기해
-이따 얘기하지마 그냥 X팔 연락하지마 짜증나니까
=이따얘기할게
-하지말라고 짜증난다고
=전화받어
그냥쌩깠습니다. 그러고 좀 있다보니까 자꾸 괘씸하기도 하구.. 한편으로는 또 아쉽고..
또 한편으로는 잘한거야. 이러고있고.
그러면서 전화를 기다리고 있습디다..
3월 15일 0시 00분이 될때까지연락이 안오네요
그래 X팔 X까라 나도 너말고 여자 많다
이러고 나름 쿨하게 마음먹으려고 하면서 지내려고 했습니다.
번호도 지우고, 수신제한 해놓고, 문자 스팸으로 쳐박고.
저녁먹고 한 8시쯤이었을겁니다.
핸드폰을 열었는데 이노무 모로로라 휴대폰은 수신제한을 해도 부재중 통화가 뜨네요.
번호는 그번호..
스팸메시지함을 봤습니다.
문자가 몇개 와있더군요.
미안하다 잘못했다 대충 이런내용..
그래 잘됐다 전화했다 이거지 나 아직 쌓인거 엄청많은데 넌 이제 죽었다.
제도실 박차고 나가서 전화를했습니다.
목소리가 착 가라앉았더군요.
=여보세요
-어디냐
=집
-왜 친구들하고 놀지 왠일로 집에 쳐박혀계실까
=...
-친구들도 놀다보니까 질리냐? 나처럼?
=아니야
-친구들하고 노는거 까먹었어?
=아니
-근데 왜그러고있어?
=나술먹었어
-쪼끄만게 벌써 술먹고 ㅈㄹ이야 술어디서났어
=언니가사다놓은거먹었어
-술왜먹었는데
=속상해서
-뭐가
=니
-내가뭐 내가 너한테 잘못한거있냐?
=아니
-근데 왜 나때문에 속상한데
=..
-니가다잘못한거잖아 나몰라 남자만난것부터 전화한다고 사람 기다리게 해놓고 전화도안하고
너 그리고 싸이월드에 이렇게 써놨더라? 나 남자친구 없다고 소개좀 해달라고? 감정의 전환이 빠르다? 시인이냐?
시간도 보니까 14일 저녁이드만 집에와서 싸이월드로 노가리깔정신은 있고 나한테 문자하나 전화한번하는게 그렇게 아까워?
니가 잘못한거잖아. 니가 먼저 전화해서 사과를 하던 변명을 해도 모자랄판에 니가 그렇게 잘났냐?
=아니
-남자소개시켜달라고 한 친구한테 가서 나 혼자됐다고 개간남 소개시켜달라고 졸라 가서
=소개 안받았어
-소개안받은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니 친구한테 니가 남자소개해달라고 한것부터가 잘못이지
=소개 안받는다니까
-안받은게 아니라 아직 못받은거지
=아니야
-뭐가아니야 어제 저녁에 소개해달라고했는데 하루만에 뿅하고 소개시켜주냐? 그게 고딩 문화야?
아직 소개 안받은거아냐
=안받았다니까
-나도안다고 근데 받을생각있으니까 그딴말 싸지른거아냐
=받을생각없다고
-근데 왜 그딴말써
=장난이지
-장난으로 사람도 죽이겠다
=........
-왜 사람죽이고 장난이에요 ^^ 이러지
=나한테 왜그러는데
-몰라서묻냐?
=아니
-오늘 전화는 왜했냐? 내가 짜증난다고 앞으로 연락하지말랬지
=웅
-근데 왜연락했어
=너 화낼까봐
-내가 화내는건 무섭냐?
=웅
-내가 누구때문에 화내는데
=나
-그럼 너 어떻게 해야하는데
=잘못했어진짜미안해
-됏다 지금 니말 나 하나도 진심으로 안들려
=사랑해
-난안사랑해
=.......
-다신연락하지마라
=.......
-내가 예전에 말했지 우리가 헤어지게되면 그건 내탓이 아니라 니 잘못일거라고
=.......
-내가 너한테 줬던거 그냥 너 가져라 니가 나한테 준건.. 없어서 뭘 돌려주려고 해도 못주겠다
=미안해
-뭐가
=아무것도 못해줘서
-됐어 너한테 뭐 바라고서 만났던거 아니야
=.......
-내가더미안하다 더 잘해주지 못해서
=아니야 잘해줬어 지금도
-지금너한테 이딴말하고있는게 잘해주는거냐 헤어지자고 하고있는데
=응
-헤어지고싶었어?
=그런거아니야 그냥 니 마음이 느껴져서
-내마음이어떤데
=나 상처안주고싶어서 그러는거
-알긴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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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생략..화해모드의대화가오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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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아몰라
=ㅎㅎ...
-나 이번에 너한테 굉장히 실망 많이했고.. 여태껏 대하던 태도와는 다를지도 몰라.. 그래도 괜찮아?
=웅 미안해
-뭐가미안한뎈ㅋㅋㅋㅋㅋ
=닼ㅋㅋㅋㅋㅋ
-너그딴말하지마랔ㅋㅋㅋㅋ
=다미안한데어켘ㅋㅋㅋㅋ
-이놈의기집애갘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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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네 위기가 있었지만 제가 많이 접어줘서 풀렸네요. 염장글됐네....
대신 새로운 규칙을 정했습니다.
좀더 타이트오브꽉죄는...
ps.연애겟이 참 좋습니다.저는.
빛의라이트같은 픽업아트님도 계시고 독설을하시는 어두메다크같은 분들도 계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