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보면 더치페이 논쟁부터 시작해서 밑도 끝도 없는 남녀대립구도를 그리는 글들이 많이 보이네요. 특히나 황당한 건, 한국여자들은 어떻다, 한국남자들은 다 그렇구나 하는 식의 성급한 일반화..
저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남자의 입장에서 제 생각을 적어볼까 합니다.
예컨대 더치페이 논쟁에서 여자의 태도를 비난하는 남자들의 의견과 여자들의 답변, 대강 이렇습니다.
-남자라고 무조건 첫 소개팅 때 다 내는건 역성차별이다ㅡㅡ(남)
ㄴ 열폭하긴ㅉㅉ능력없으면 나오지마ㅡㅡ(여)
ㄴ 남자가 봉이냐? 된장녀들ㅉㅉ(남)
ㄴ 전 안그러는데...왜 계속 이런걸로 싸우는건지...(여)
-꼭 짝퉁명품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여자들이 더 그럼ㅋ
ㄴ 꼭 돈 없어서 찌질거리는 남자들이 이런 댓글이나 달지ㅉㅉ(여)
ㄴ 오크 즐(남)
보면 아시겠지만 남자나 여자나...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고 있습니다.
참 가관이다 그죠?
글을 시작하기 전에,
더치페이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매우 찬성하는 쪽입니다.
(여기서 찬성의 의미는 무조건 더치페이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장기적인 더치페이, 즉 오늘은 내가 사고 내일은 상대방이 사고 하면서 대략적인 균형을 맞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계산적으로 생각하면 머리도 아프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금전으로 인한 금이 가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은 지양합니다.)
물론 '더치페이가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금전적으로 손해를 덜 보기 위해서 찬성하는 것이냐?' 라는 지적,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생전 처음 본 사람에게 (배려있는 말과 행동도 아니고)돈으로서 어필하는 것이 과연 인간미인지, 그리고 이 인연이 오늘로 끝날 지, 아니면 지속될 지도 모르는 시점에서, 금전적 손해를 덜 보려 하면 왜 안 되는 것인지 묻고 싶네요.
또, 한 쪽은 퍼주기만 하고 한 쪽은 받기만 하는 관계가 과연 영원히 지속될런지,
그리고 그 관계는 과연 정상적이며 균형잡힌 관계인지 여쭙고 싶어집니다.
여기서 남녀의 각기 다른 의식의 차이를 그 주안점으로 두고 되짚어보겠습니다.
사례)
1.여자a, 남자a의 의식 (더치페이 반대의견)
여자a의 생각: 더치페이하면 내 가치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야 정상인데ㅡㅡ남자가 매너가 꽝이네ㅡㅡ
남자a의 생각: 더치페이하면 내 가치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능력없는 남자로 보일 것 같다ㅡㅡ요즘은 된장녀가 태반이니까 또 속으로 욕할거 아냐ㅡㅡ
2. 여자b, 남자b의 의식 (더치페이 찬성의견)
여자b의 생각: 더치페이를 해야 서로 동등한 입장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얻어먹는 것은 여자라고 무시당하는 느낌이다.
남자b의 생각: 더치페이를 해야 서로 동등한 입장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든다, 사주는 것은 내 매력에 자신이 없어서 그저 물량러시만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1에서의 aa, 2에서의 bb가 만나면 서로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ab, ba조합에서는 서로 갈등이 생깁니다.
더치페이를 반대하는 여자 a와 남자 a를 비판해 보겠습니다.
먼저 남자a는 자신이 밥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자신의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내, 외면적 매력이 자신의 금전적 능력에 상대적으로 뒤쳐진다는 의식의 기저에 그 근거를 둘 수 있겠고,
사회적으로는 남자가 여자를 상품화, 예속화하고 있다는 믿음에서 그 생각의 근거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여자a는 더치페이가 자신의 가치를 손상시킨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a는 왜 그러한 생각을 하는 것일까요?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내, 외면적 매력에 대한 평가를 금전적 이득에서 찾으려고 하는 생각때문이겠고,
사회적으로는 남성중심사회의 가치관을 자신도 모르게 내면화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 수 있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글 쓰고 있는 저도 머리가 지끈해지네요.
아무튼
제 개인적인 결론은 대강 이렇습니다.
a여성 여러분,
저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의 상승은 의식의 변화, 성장과 더불어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남자가 사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직 남성위주의 마초이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왜 남자가 밥을 사는게 당연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든 남자다움이라는 미명하에 남자를 앞세우고 뒤에 숨은 채 수동적인 자세만을 견지하는 겁니까?
이제 양성평등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데, 나쁘고 더럽고 어??3d 상황에서만 남자다움을 찾고, 좋고 깨끗하고 쉬운 상황에서는 레이디 퍼스트를 외치는 이중잣대를 언제까지 들이미실겁니까?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편하고 좋은 것만이 진짜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여성분들의 그 이중잣대 때문에 마초남들은 그것이 당연한 줄 알고 계속해서 퍼주고, 또 그 반대로 여성에 대한 차별을 계속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a남성여러분,
남보원보면서 된장녀들 씹고뜯고맛보고즐기셔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그러면서 자신은 돌아보셨습니까? 요새는 남자도 거울보면서 살아야 문명인 아닙니까?
페미니즘 넘치는 여성부를 비난하기 전에, 여성부가 만들어지게 된 이유인 남성의 사회적 책임은 생각해 보셨습니까?
남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는 저래야 한다, 물론 남녀의 신체적 심리적 차이에 기인한 각기 다름은 인정하고 존중해야겠죠.
하지만 남자와 여자는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잖습니까. 엄마아빠 모두 있었기에 당신이 태어난 것인데 왜 한국여자 싸잡아 비난하는건지... 어머니 들으시면 미역국 토하시겠습니다. 당신이 그렇게도 힐난하는 된장녀도, ㅂㅅㅇㅊ도, 그 1차적 요인엔 마초남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자를 상품화하고 예속화하고 그러니 여자들도 남자라면 당연히 그러는가 보다, 하고
지갑에 외국지폐만 폼으로 넣고 소개팅 나와서 계산할 때 화장실로 내빼거나
'아니에요 저도 낼께요' 하면서 액션영화 찍는거 아닙니까?
릴렉스 하고,,
요즘 개콘에서 두분토론을 즐겨봅니다.
전 개그맨 박영진의 광팬인데, 그는 이번 코너에서도 역시 풍자의 달인다운 면모를 보여주네요. 얼토당토않은 무대포식 논리로 여성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마초맨들에 대한 풍자가 주된 목적이죠. 또 그 코너 전체를 보면, 남녀대립구도가 끊이지 않는 작금의 세태를 풍자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겠네요.
정말 기가막히고 코가막히는, 밑도 끝도 없는 남녀논쟁 고만하고,
이제 좀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논쟁하면 안되나요? 그댈 사랑하면? 조금 내 마음을 알아주면 안되요? 남녀가 만나서 생기는 갈등을 어떻게 하면 해소시킬수 있을까? 또 오해를 풀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관심있는 사람에게 좀 더 다가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사이를 좀 더 가깝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걸로 좀 얘기하면 안되나요? 그댈 사랑하면? 조금 내 마음을 알아주면 안되요?
계속 이런 걸로 에너지 소모하면 소는 누가 키웁니까 소는? 연애는 언제 하냐구요! 또 결혼은 어느 세월에?!
[왜]여자는 이러는가? 남자는 저러는가? 에서
[어떻게]하면 될까로 마인드체인지하면 훨씬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될텐데요.
남자들은 자존심이 자기 먹여살리는거 아니니까, 제발 그 자존심으로 여자들 존중, 배려하는 데 쓰고,
여자들도 " " 남자들 " 쓰면 좋겠습니다. ㅍㄹㅈ
p.s. 제 길고도 졸작인 글 읽으시느라 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
덧붙이자면, 저 또한 더치페이를 전적으로 찬성하는 것 만은 아닙니다.
보통 내기해서 지면 사주기도 하고, 혹은 감사의 의미로 사기도 하죠.
제가 비판하는 대상은 남녀의 잘못된 인식이지, 상대방에게 사주고 얻어먹는 행위를 총칭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더치페이를 하면서도 의식은 사례1인 남녀, 더치페이를 안하면서도 의식은 사례2인 남녀도 있을 수 있겠네요.
&다소 공격적인 글인지라 비판댓글 적지 않을 것 같네요. 하지만 글을 읽으신 모두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위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거니까, 맘에 담아두시지 않길 바랍니다. 저 또한 뛰어난 통찰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은지라, 더 좋은 의견 많을 것 같습니다. 댓글로 달아주시면, 제 부족한 글에 적절한 보충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 이제 앞으로 마초남 된장녀들은 감정적 사막에 살게 될 겁니다.
그게 어떤 사막이냐고요? 대강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 사막이요.
사막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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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클릭했는데 제 글이네요!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핵심만 요약했어야 되는데
헤드라인엔 더치페이를 주제로 해 놓았지만, 더치페이는 그 예시일 뿐입니다...
제 글의 핵심은 대강 이렇습니다!
세줄요약하자면
보통, 남자들의 경제력을 이용하기만 하는 된장녀들을 욕하는 것이 태반이다.
하지만 그녀들이 그렇게 된 이유는, 여자를 소유물로, 그리고 상품화하는 마초남때문이다.
진정한 사랑을 원한다면, 물질적 구애와 이득대신에 정신적 교감과 배려를 견지하자.
남자가 데이트 비용 내는게 매너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으련만
돈이라도 내서 이미지 구축하려는짓은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다는걸 반증하는 꼴에 지나지 않습니다
위 글에서 나오는 마초남에 해당하시는 분들은 스스로를 다지고, 금전관계를 확실히 하도록 하세요
(무조건 더치페이 하라거나 그런건 아니고 뭐, 언제 내가 돈을 내야할지 이런것 쯤은 한번 생각해보시는게 좋겠네요)
어차피 나 좋자고 하는 짓인데 일방적으로 손해 보면 안되잖아요?
신종 된장녀들 중에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너무 계산적인거 아니야?"
"꼭 이렇게 까지 해야돼?"
"있는 사람이 내고 그러면 되잖아?"
이렇게 사랑이란 말로 등처먹으려는, 돈 없고 무능력한 여자들 조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