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구 살고 있는 25 남입니다.
대학교를 다니다가 지금은 휴학하고 경찰공무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꽤나 짱공에서 모니터링도 하고 .. 이곳에서 연예 이야기를 보면서 담배 한대 피우면서 시간 보내는게
낙이였을 정도였는데 .. 제 사정이 사정인지라 이곳도 참 몇달만에 방문하는 것 같습니다.
이곳만큼 성의있고 깊이있는 답변을 해주는 곳이 없기에 참으로 오랜만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올해 4월정도에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약 900일 가량 사귀었던 여자친구구요 ..
그 여자친구와 CC이다보니 .. 여자친구의 친구들이 제 친구들이기도 하고 .. 뭐 그런 관계입니다.
그 여자친구와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잘 헤어졌고 지금도 연락하지 않고 깔끔히 지내고 있습니다만.
그 여자친구의 친한 친구와 제가 문제가 생겨버렸네요.
어쩌다보니 2004년도부터 계속 여자친구를 사귀어 왔습니다. 중간에 헤어지고 다른 여자친구도 사귀고 했지만
그 텀이 한달을 넘지 않았고 .. 약 6년 가량을 커플로 지내다보니까 커플로서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눈에 많이
들어오게 되더라구요. 아무래도 자유가 없다는 점이나 .. 구속받게 된다는 점이나 ..
무엇보다 제 시간을 완벽하게 가질 수 없다는 점이나 ..
커플의 장점도 분명히 있지만 저렇게 오래 여자들과 사귀다보니 장점보단 단점만 느껴지는 그런 상황이요.
그래서 올해 4월에 헤어지고 한편으론 참 후련했습니다. 거진 6년만의 솔로 생활인지라 이제 내 생활도 좀
가져볼때도 된 것 같고 .. 때마침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경찰공무원을 하려고 마음먹었던 시기이기에 .
수험생활을 하는데 여자친구가 있었다면 아무래도 곤란했을 요소가 많을 것 같아서 .. 차라리 잘되었다고까지
생각했었습니다. 뭐 그렇게 몇달간은 참 좋았습니다.
주변의 커플이 생겨도 전혀 부럽지 않았고, 제 친구들도 이런 사정을 알기에 딱히 저에게 누구를 소개시켜준다거나
하려고 하진 않았었죠.
하지만 이제 슬슬 솔로생활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저녁에 자기전에 여자친구와 했던 통화가 그립고 .. 특히나 수험생활을 하면서 사람을 잘 안만나기때문에
사람자체가 너무나 그립습니다. 가끔 만나서 위로해주었던 여자친구의 배려도 그립고 .. 그냥 어떤 사람이라도 좋으니
누군가 옆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참 듭니다.
하지만 정말 이기적인 것은 .. 썸싱을 만들어나가면서 사귀고. 사귀어가며 서로에게 익숙해져가는 그런 과정이
너무나도 귀찮습니다.
아무래도 꼬시려면, 몇번을 만나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 .. 이 아이가 나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해
연락도 자주 해야하고 .. 아무래도 저란 존재를 그 애의 머리에 각인을 시켜야 하고 ..
사귄다 하더라도 저의 이런 사정을 이해시켜야 하고 .. 뭐 누구나 그렇지 않겠습니까.
당장 사귄다고 해도 서로에 대해 알아가려면 어느 일정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냥 저는 지금 알콩달콩한 노선을 펼치며 연예전선을 이어나가는건 너무나도 귀찮고,
그냥 적당히 1년 정도 사귄 여자친구가 갑자기 뚝 하고 떨어지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제 사정을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고 .. 어느 정도 서로의 스케쥴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그런 편안한 사람이요.
초반 과정, 중간 과정 .. 즉 나름대로 성의를 들이고 노력해야 하는 단계는 건너뛰고 그 후의 편안한 상태만을
바란다고 생각하니 제가 참 이기적인 것 같기도 하구요.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제가 저러한 상황이였는데 얼마전 한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그냥 말그대로 여자인 친구요.
올해 4월에 헤어진 여자친구의 친한 절친이기도 하고 .. 원래 저랑 어느정도 친했던 아이이기도 합니다.
제가 수험생이라 그 친구와도 꽤나 오랜만에 만났는데 .. 만나서 술을 한잔 하게 되었습니다.
여자치고는 주량이 좀 되는 편이라 빼지도 않고 같이 어느 정도 마시다보니 둘이서 5병 정도를 마시게 되었고 ..
뒤에 2차를 가려고 자리를 이동하는데 .. 팔짱을 끼거나 달라붙거나 하는 행동을 합니다.
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남녀사이에 조금 친분이 있는 관계면 저럴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
아무래도 제가 사정이 사정인만큼 외로워서인지 그런 별거 아닌거에도 의미를 두나 봅니다.
뭔가 솔로가 된지 반년만에 여자란 존재와 팔짱을 기고 걸으니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친구이지만 말이죠 . ^^;
결국 2차까지 가서 술을 더 마시고 . 그 아이가 집에 갈 첫차를 기다려야 하는데 시간은 남고 .. 하기에
DVD방을 갔습니다. 애초에 제가 그 애를 어떻게 하려고 했던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방을 잡거나 하는 생각은
전혀 하질 않았고 .. 어느정도 몇년된 친구이다보니 그냥 그려려니하고 갔습니다.
전 PC방을 제안했지만 DVD방을 제안한 것도 그 친구구요.
새벽 4시 정도에 들어가서 영화를 틀어놓고 보는데 ..
뭐랄까. 이 친구가 제 이상형이고. 사귀고 싶고. 좋아하고 이런게 아닌데 그냥 여자라는 사실만으로도
뭔가 제 옆에 있는게 위안이 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그냥 손을 잡고 그랬는데 .. 좀 뿌리치면 뻘쭘한 상황이
나왔겠지만 오히려 그 아이도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질 않더군요.
슬슬. 술도 좀 먹었겠다 ..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친구인데 .. 그래선 안되는거고. 냉정하게 생각해봐도 했다가 실패하면 쪽만 먹는거고 ..
친구 하나 잃을 수도 있는 거고 ..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는데 ..
그래도 계속 같이 누워 있고 .. 하도 여자와 관계를 가진게 너무 오래되서인지 -_-; 어쩌다 둘이 서로 눈이
마주치게 되고 .. 뭐 그렇게 되었습니다.
키스하고 가슴을 터치하게 되고 .. 그리고 손이 밑으로 내려가게 되었는데 친구가 손을 잡더군요.
진짜 친구고 뭐고 에라 모르겠다. 라는 심정이였는데 캄캄한 DVD방에서 제 눈을 빤히 바라보면서
자길 좋아하냐고 묻는 친구에 질문에 힘이 저절로 빠지더군요.
글쎄요.. 사실 좋아했었다고 말하고 더 밀여붙였으면 그날의 작은 욕구는 해소할 수 있었을런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그러기가 싫었습니다. 친구를 먹어보겠다고 이빨을 까는 것도 좀 그렇고 .. 이미 뭐 어느정도 선은 넘은
상태에서 ( 밑에 손을 댔으니 .. ) 이제와서 이성적인 생각한다는 것도 우습지만 말입니다.
그냥 거짓말 하기가 싫더군요. 그래서 미안하다고. 너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다고 말하니까
그 친구도 그럼 우리 절대로 선을 넘지 말자고 하는데 ... 뭐 대충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서 관두었습니다.
그렇게 DVD방을 나와서 차 다닐 시간이 되고. 좀 멀리 사는 친구이기에 어느정도 데려다주었습니다.
그런데 뭐랄까. 친구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고 엄연히 저의 실수이기에 참 이 친구 얼굴을 이제 어떻게 보나 ..
걱정했는데 그냥 웃으면서 제 볼을 한번 꼬집고 늘리더니 말더군요.
차라리 저렇게 행동해주니까 실수한 저도 어색한 거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했구요 ..
근데 데려다주는 길에. 또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 기대고 하더군요. 얼굴에 뽀뽀같은 것도 하고 -_-;
잘 모르겠더군요. 제가 실수한거고 전 친구인 여자아이와 선을 넘었기에 그에 대해 미안하다고 했고
다시 친구 관계로 돌아가서 잘 지내야지 . 라고 생각했는데 왜 이러나 싶더군요.
뭐 서로 육체적인 터치는 선을 넘는 것이니까 그런것만 제외하곤 그냥 손잡고 뽀뽀하는 것 정도는 하면서
지내자는건가? .. 좀 말도 안되는데 .. 이런 생각도 들고 ..
저도 뭐 특별히 그 상황에서 ' 야! 친구사이에 이러면 안되지 ' 라고 말할 대인배는 안되기에 그냥 가만히 있었고 ..
아무튼 그냥 멍한 상태에서 데려다주고 왔는데 .. 참 묘합니다.
제 사정만 아니라면 그냥 좀 더 밀어붙여서 사귀어볼까. 란 생각도 했는데
아무래도 시험이 붙은 것도 아닌데 이런 생각은 좀 아닌 것 같고 ..
이 친구의 생각이 뭔지 궁금합니다.
참고로 이 친구는 연예경험이 없습니다. 아는 남자도 거의 없구요 ..
분명히 이런 글을 쓰면 어장관리다 .. 라는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한데, 확실히 그런 부류의 친구는 아닙니다.
그냥 여중 여고 테크로 타서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친구인 여자애들과 맛집 찾아댕기는거나 좋아하는
그런 부류의 여자아인데 .. 약 3년 정도 알고 지낸 경험으로 봐서 어장 목적은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다음주에 한번 더 보기로 했는데 ..
그때도 이 애가 손잡고 입술에 살짝 뽀뽀하거나 하는 . 그냥 당연히 커플만이 -_- 하는 행동을 저에게
하면 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전 싫은건 아니거든요 ..
하지만 제 상황상 사귀는 건 무리라고 생각해서 고백하거나 하진 않을거라 이후 상황은 명백하지만
전 그 아이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아무쪼록 두서없이 글을 써서 쓴 저도 횡설수설한 것 같은데.
굳이 리플을 달지 않으시더라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대단한 것 같지도 않은 일인데 자꾸 신경이 쓰여서 .. 어딘가에라도 한번 털어놓으니 참 마음은 후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