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고백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직접 만나서 그런 게 아니고 채팅으로 말이죠...
저는 20대 후반 직장인, 얘는 저보다 4살 어리며 자취를 하는 대학생입니다. 모 게임에서 이것저것 알려주고 같이 게임도 하고, 네이트온으로도 대화를 자주합니다. 잠깐 잠을 자고 공부해야 한다면서 깨워달라기도 하고, 배고픈데 무엇을 먹을까 하고 말하기도 하고 그런 애랍니다.
사건의 발단은 며칠 전에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채팅으로 저를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갑자기 웬 무드도 없이 채팅으로 고백을 해서 어이가 없었는데 난데없이 또 바로 만나지 말자고 하더군요. 여기서부터는 제 상태는 뭐랄까,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얘가 연애 경험도 거의 없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아픔이 많은 아이입니다. 예를 들어
1. 지하철을 장시간 타면 멀미를 하여 30분 타고, 내려서 몇 분 쉬어야 함
2. 속이 안 좋아 식사를 하루에 한 끼 정도만 함
3. 다른 여자애들처럼 화장을 전혀 안 하고, 옷도 잘 안 사 입음
4. 개인에 대한 피해 의식이 많음("나는 잘 안 될 거야" 라는)
5.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스킨십 같은 거를 절대 못 하겠다고 함(손 잡는 것도 포함)
연애를 하면 피곤한 스타일이기는 합니다.
저를 좋아한다는 느낌은 이미 알고 있었고, 착한 얘이기는 합니다만 그만큼 세상의 더러움에는 잘 모릅니다.
아직도 많이 혼란스럽기는 합니다만 제가 마음이 없으면 빨리 정리를 하는 게 저 애한테 도움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