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이 아니고 제 첫사랑 때문인데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같이 나오고 초등학교때 2년 같은반에 중학교 2, 3학년 같은 반을 지냈던 친구입니다
오래된 친구사인데 어느순간 보니까 제가 걜 좋아하고 있더라구요
얘길 할까말까 고민하는 와중에 고등학교를 전 남고 걘 여고 가게 되면서 떨어지게 되어서
어영부영 고등학교 3년 내내 고백도 못하고 친구로 지냈었습니다
정말 친한 불알친구들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다시피 제 맘을 숨겼었는데요
대학 가서도 그냥 친하게 지내다 제가 20살 여름에 군입대를 앞두고 주변친구들이 자꾸 꼬드기더라구요
미.친놈아 그러다 군대가고 다른놈이 걔 낚아채버리면 얼마나 억울하겠냐 죽이되건 밥이되건 고백이나 해봐라
이런식으로 꼬드기는데 군입대가 당장 담달이었던 제 생각엔 또 그것도 맞는 소리 같더라구요
군대 2년 길다면 긴 시간인데 그사이에 분명히 눈독들이고 접근하는 놈들이 있을거 같더라구요
그렇게 술김에 전화로 미.친놈같이 고백을 해버렸습니다
그게 군입대 딱 2주전이었네요 지금 생각해도 미.친놈이었네요 진짜ㅡㅡ;
그때 그친구가 무슨 얘길 했었냐면 제가 좋다고 얘길 하니까 한참을 웃더니
예전부터 그렇게 눈치를 줬는데도 말도 안하고 있더니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런얘길 하냐고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조금만 생각 좀 하게 시간을 달라고 하더라구요
솔직히 그때 당장 카운트다운 들어간 제 입장에서는 그 생각할 시간을 하루이틀 주는게 너무 초조했습니다
어린마음에 이틀인가 지나서 또 친구들이랑 술 먹다가 술김에 전화해서
니가 이틀이나 대답을 미루는게 닌 싫은데 괜히 오래된 친구사이도 서먹서먹 해질까봐 말을 못하는거 같다
그냥 거절한걸로 알겠다, 근데 낸 마음을 못추스리겠으니까 연락 안하고 사는게 낫겠다
하고 제말만 하고 끊어버렸습니다
그러고 계속 술마시다 홧김에 휴대폰 박살내버려서 군대갈때까지 휴대폰 없이 지내다 갔구요
근데 이친구가 문제가 지금부터입니다
훈련소 나와서 자대배치 받고 뺑이치고 있는데 편지가 한통왔더라구요
제 친구한테 부대 주소 물어서 편지를 보냈더라구요
그거보고 또 마음이 설레기 시작하대요ㅡㅡ;
편지 몇번 주고 받고 하다가 백일휴가 물어보더니 첫날에 지랑 만나자고 먼저 얘길 꺼내더라구요
그때부터 제가 다시 뭐에 씌였던거 같습니다
제가 군입대 서너달전부터 미.친놈같이 술만 퍼먹고 다녀서 체중이 20키로 넘게 불어버려서
입대 당시 체중이 키 175에 몸무게 95에 육박했었습니다
하루종일 눈치보고 살아야 되는 이등병이 백일휴가 앞두고 진짜 미.친듯이 감량에 들어갔습니다
짬이 안되서 체력단련장 이용은 꿈도 못꿀 일이었고 연병장을 뛴다거나 줄넘기를 하는것도 불가능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게 다른 고참들 근무를 자진해서 제가 나갔습니다
모 탄약창 경비중대에서 자대생활을 했는데 산꼭대기 초소에서 근무를 서는 경계병이었습니다
초소간 이동거리도 꽤 길고 산 높이도 어느정도 되는 고지에서 근무를 섰던지라
8월 대낮에 근무 한타임만 뛰고 와도 전투복이 전부 땀에 쩔어서 소금기가 보일정도로 힘들었거든요
그걸 한번 나가면 2시간 정도 산을 타야 되는데 그걸 진짜 1시간 간격으로 나갔습니다
근무 나갔다 복귀해서 샤워만 간단하게 하고 전투복 빨래해서 널고 다른걸로 갈아입고 하면 1시간 지납니다
그럼 또 투입합니다
고참들은 좋아라하더군요 여름에 지네들 대신 나가준다는데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그렇게 미.친듯이 산 타서 백일휴가 나갈때 딱 70키로 만들어서 나갔습니다
휴가 나가서 바로 친구랑 같이 쇼핑부터 하러 갔네요
옷이며 신발이며 싹 다 사고 약속시간만 기다리는데, 연락이 없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 6시 약속이었는데 9시까지 기다려도 연락이 없네요ㅋㅋㅋㅋ
한 밤 11시 좀 넘으니까 전화가 옵니다
사정이 있었다고
근데 전 백일휴가 나온 이등병이었습니다
오며가며 시간 제외하면 끽해봐야 3일 남짓하 시간 하루를 그냥 날려먹었던터라 눈에 뵈는게 없었습니다
씨x부터 시작해서 사람가지고 장난치지 말라고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을 내고 걔한텐 말할틈도 안주고 끊어버렸습니다
그러고 연락이 끊겼네요
그러다 제가 전역 100일도 채 안남은 상황에서 그냥 뭐 2살 많은 남자친구가 생겼다더라 이런 얘길 들었습니다
2년넘게 쫓아다녔다고 하더라구요 걔 좋다고
대충 보아하니 제가 고백했던 그 시점에 그 2살많은 그놈도 좋다고 대쉬 중이었나 보더라구요
전 다 정리됐다고 생각했는데 그거 듣고 나니까 또 얼마간 싱숭생숭 하더라구요
제가 여자를 이성으로 좋아한게 걔가 처음이라 그런가 그 여운이 좀 길게 가더군요ㅋㅋㅋ
요근래에 들려오는 소리론 유아교육과 나와서 무슨 국가고시 준비하다 잘 안되서 여군으로 입대했답니다
제가 지금 26살이니 어언 5년가까이 지난지라 이제 무덤덤하더라구요
근데 진짜 골치아픈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다섯살 터울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육군 땅개로 지원해서 이제 자대배치 받고 자대생활 시작한지
2주차 접어드는 병아린데요
걔네 소대 부소대장이 그 친구랍니다ㅡㅡ
제가 이름이 좀 흔치않은 이름인데 동생도 그렇습니다
가운데 이름 돌림이라 제 동생이름만 들어도 누구 동생 아닌가 싶을정도로 이름이 흔치 않은데요
배치되고 소대장 면담하는데 옆에 있다가 대뜸 묻더랍니다 형님 있냐고
근데 얘가 제동생한테 굉장히 잘해준다네요
이제 여름이라고 선크림도 지 쓰는거도 빌려주고 하면서 제 근황을 자꾸 묻는다네요
휴학중이냐 얼마전에 미국갔다던데 한국에 오긴 온거냐 여자친구는 있냐 이런걸 묻는다네요
이거 어찌해야 하나요ㅡㅡ
전 재작년 9월에 사귀던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난뒤로 여지껏 솔플중인데요
이거들으니 또 싱숭생숭 합니다
첫사랑은 평생 못잊는다더만 그말이 맞는거 같네요ㅡㅡ
그냥 미련없이 제가 쌩까는게 옳은일일까요ㅡㅡ
워낙 철없던 시절에 대책없이 연락을 끊어버리고 시간이 오래 지나버려서 이거 뭐 어찌해야할지 대책도 안서네요
사과를 하긴 싫구요 제가 말이 심했던건 맞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약속시간 안지키고 잠수 탔던건
그 2살 많은 오빠랑 저랑 저울질하다 지도 아리송해서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잠수를 탔던거라고
그 친구랑 친한 친구를 통해서 얼마전에 술자리에서 얘길 들었었습니다
괘씸해서 사과는 하기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