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한지 10년이 넘은것 같은데 가끔 댓글이나 달며 눈팅이 거의 대부분이었는데...
마음이 답답하여 그냥 주저리 떠들어 봅니다. 조언이나 위로 혹은 쓴소리도 환영이오니 작은 관심 베풀어
주시면 힘이 될것 같습니다.
올해 37나이먹은 이혼남 입니다. 아이는 없구요...
어려서 철이 없었던 관계로 고등학교 졸업후 반도체 공장에 취직했는데... 그때서야 제가 갈길은 이곳이
아니었구나 싶어 군 전역후 직장다니면서 학교 마치고 현재는 반도체 연구소에 과장급 연구원으로 있습니다.
전역하고 20대 였을때에는 그냥 뻘짓 안하고 열심히 살면 때되면 장가가고 또 때되면 가정꾸리고 잘먹고
잘살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30대 초반이 됬는데도 결혼은 커녕 제대로 된 연예도 못해보고 있더군요
어찌저찌 33살에 급하게 선보며 다니다가 한 사람이 마음에 들어 처음만난지 두달만에 결혼날짜 잡고
결혼하고 살았더랬죠... 결혼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1억짜리 전세 마련하고 시작했지만 숟가락 하나들고 와서 일도안하고 집에선 힘들다 힘들다하고
애기도 안가지려하고....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상전을 모시고 살았죠
가난은 죄가 아니라고 했고 또한 저역시 같이 평생을 같이 할 사람이기에 최대한 가려주고 마음에 상처 주지
않으려고 살았습니다.
그치만... 결혼한지 두달도 안됬는데 처가집 새차 샀다고 돈달라 부터 해서 부부싸움이라도 하는날에는
처가집 식구의 막말부터 우 몰려와 쳐들어 오기도 했습니다 자기네 딸이 잘못해도 그딴거 필요 없었어요...
저희 집에서는 제가 이렇게 사는줄 모르시고 행복하게 사는줄 알았구요 그러다 일이 터진게 한번은 부부싸움
후 어김없이 오는 전활 안받았더니 주저없이 저희집에 전화하여 하는말이
"당신네 아들이 여자가 생겼..어쩌구 저쩌구 얼마나 잘사는지 보겠다 " 뭐 저도 저희 어머니께 들은 말이니
진위여부를 물으신다면... 여튼 그리그리 하여 이혼하게 되었죠.. 이혼할때도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일들이... 숟가락 하나들고 와서 2년동안 돈줄거 다주고 상전 모시고 살았는데... 제가 보는 앞에서
중고상들 불러다 집에 있는 물건들 남김없이 처분하고 하다못해 제 결혼반지까지 껍데기는 바닥에 내동뎅이
치고 알맹이만 쏙.. 뭐 위자료 안주면 뭐 어쩌구 소송하면 최하 3000만원 저쩌구 기껏 법원에 합의서류 접수
하고 돈더 안준다하니 깽판부리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패거리로 몰려다니면서 사람 힘들게 하고는 갔습니다
중간중간 있었던 일을 얘기하자만 책을 써도 될 지경입니다.
요약하자면 난 잘했는데 그쪽 패거리들이 나쁜 인간들이었다... 뭐 이렇게 요약이 되네요..ㅋㅋ
이제부터가 본론인데....
이혼하구 반년정도 후에 회사 협력업체중에 한 여자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업사원인데 저희 회사 담당은
아니었구요 해외 담당이었어요 저의 윗분께서는 젋은 처자에게는 아주아주 아량이 넓으신 분이라 우리회사
라인좀 구경시켜주고 설명해주라고... 뭐 이것저것 알려주면서 1시간 정도 떠들었나... 근데 그날부터
문자가 자주 오더군요.. 밥먹었냐 주말잘보내라 한번은 보고싶다 이런식으로.... 무조건 쌩까 줬죠... 아주아주
다 씹은건 아니지만 10% 정도만 답장해준것 같습니다 밥먹었냐 그러면 잘먹었다 너도많이 먹어라 이정도...
그러다 올초에 갑자기 중국공장에 6개월 지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해외로 나가면서 담당자가 이친구로 바뀌었고
그때부턴 메일이나 통화가 잦아지다 보니... 좀 친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래봤자 저의 문자 답장의 빈도가
70~80% 로 증가한게 전부 이지만.... 7개월 좀 못있다 한국에 다시 들어왔구 그러다 한번은 저에게 이런문자를
"과장님 감히 말씀드리는데 과장님과 친해지고 싶어요..." 결혼실패의 경험도 있고 다신 누굴 만나지 않을꺼라
생각했는데... 더구나 나이도 9살이나 어립니다... 쭉빵미인은 아니지만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란 딸 정도의
포스도 있습니다...그래서 그동안 전혀 다른 생각안했구요
그런데 저 문자를 보고 나니 설레이더군요.... 얼마간 있다 토요일 저녁에 만나서 고기도 먹고 조그만 선물도
사주길래 저도 귀걸이 사주고... 담번 만났을때는 그 귀걸이도 하고 나오고... 중간중간 문자 왔다갔다 할때는
분위기도 아주 좋았구 누가봐도 제가 맘에 두고 있다는 것은 알수 있었을 내용 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명절 전에 이것저것 선물하고 편지를 써서 보냈습니다.
요약하자면 당신과 정식으로 만나고 싶다... 승낙하면 나오고 싫타면 나오지 마라... 반신반의 하면서 약속한날
기다리기로 한 장소에 나가니 문자가 띠리링... 많이 생각해 봤는데 지금은 누굴만날때가 아닌것 같다 미안타
어디 편의점에 조그만 선물 맡겨놨으니 찾아가라.... 그문자를 보는데 창피하고 부끄럽고... 나이많은 이혼남
주제에 염치없게 굴어 미안하더군요... 찾아가지 않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한 일주일 연락 안하다가 며칠전에 술에 취해 마음아프다 문자를 보냈는데 전송실패가 떴습니다... 속으로
잘됬다 싶었는네 왠걸... 다음날 미안하다 띠리링.... 그러고 나땜에 너무힘들어 하지마라...
제가 다시 보내길 왜 잘가란 말도 안해주냐... 묵묵무답... 다시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냐.... 역시 쌩이네요...
아마 다 끝난건가요? 다른 방법은 없는지... 마음이 아프네여..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