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남자

한우는1등급 작성일 13.04.11 09: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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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처음 만나서 일종의 권력관계를 맺게 되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닙니다. 굉장히 빈번한 일이죠. 둘중의 누군가는 지배하는 자가 되고 반대쪽은 지배받는 자가 됩니다. 물론 서로가 서로에게 지배력을 미치는 이상적인 경우도 있는데 보통 이상적인 경우는 드물기때문에 아름다운 법입니다. 그래서 한쪽이 지배력을 드러내면 반대쪽은 지배를 받고, 한쪽이 넙죽 엎드리면 반대쪽이 지배력을 발휘하고자 흔들려고 하는 일은 굉장히 빈번합니다. 연애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로 일어납니다.



사실 이러한 지배력은 제안을 누가 먼저하느냐에 의해서도 달라지기도 합니다. 결국 더 목마른 사람이 지는 경우가 많죠. 그렇기에 우리는 그렇게 수월한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선제시 매너욤" 이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누가 먼저 제안하느냐와 직결하지는 않습니다. 똑같은 밥먹자고 하고 밥한끼를 좋은 곳에 가서 비싼걸로 사줘도 내가 무슨 제약회사 영업하러 병원에 온 사원처럼 접대를 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직장상사처럼 밥을 사고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먼저 제안과 연락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속칭 "목마른 사람"의 위치가 아닌 "결정권자"로서의 지배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은 중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지배력을 확인하는 것을 CT(compliance test)라고 합니다. 번역하면 순응도 테스트 입니다. 나의 요구를 상대가 응하느냐 응하지 않느냐의 기싸움을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보다 어려운 요구를 응할수록 높은 순응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자명합니다. 이 CT라는 것은 순응도를 테스트 하는 것이지만 반대로 순응도를 올려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흡사 시험은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치는 것이지만 시험을 자주치다보면 실력이 올라가는 것과 비슷한 현상입니다. 사람은 그 사람에게 복종하고 순응할수록 다음 제안에도 복종하고 순응하기 쉬워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위에 썼던 유게의 링크와 같이 작은 요구를 많이 하면서 상대의 복종을 끌어내면 점차 지배력이 높아집니다. 우리가 학창시절 별것 아닌 머리를 밀며 두발을 규제당하며 패션을 규제당한 것은 그것에 복종을 시킴으로서 다른곳에서 복종을 끌어내기가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지배력을 끼치기 좋은 방법은 무엇이냐. 사실 이성간의 지배력이란게 서로간의 위치, 매력, 상황, 성격에 따른 것이라 쉽게 변화시키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굳이 보완할수 있는 부분이 앞서 말했듯 CT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상대의 CT 즉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의 CT 아래 상대를 두는 겁니다. 쉽게 상대의 요구는 들어주지 않고, 나는 상대에게 요구합니다. 예를 들면 "몇살이세요?" 라는 평범한 질문도 "스물일곱이에요 그쪽은?" 이 아닌 "몇살 같아요?" 라는 역질문을 하는겁니다. 상대의 CT에 응하지 않고 나의 CT를 거는거죠. "오빠 과제좀 도와주세요", "응? 그러면 뭐해줄건데?" 이러한 사소한 요구에도 쉽게 응하지 않고 상대에게 요구를 하며,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상대의 나에 대한 순응의 '보상' 형식으로 들어주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거북하지 않은 사소한 요구들을 하는 겁니다. "물좀 줘", " 이것좀 도와줄래?" "그날 시간맞춰 연락은 니가 해 " 등등이죠. 그리고 상대가 CT에 순응하면 적당히 보상해주고 점차적으로 높은 CT를 걸어가는 것이죠. 사실 어려운 남자의 전형입니다. 좀 얄미운 남자들이기도 하구요. (얄밉다는 말을 여성 면전에서 듣는것은 정말로 대단한 칭찬입니다. 제가 가장 듣고 싶은 말중에 하나입니다. 정말 얄미워서 싫은 남성은 여성은 그 남자를 만나지 않고 그 남성이 없는 자리에서 얄미워서 짜증난다고 뒷담화를 깔겁니다. 여성이 면전에서 얄밉다고 말하는 남성은 매력있으나 자신의 지배력 하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사실 많은 남자분들이 여자분들께 많이 당하고 있기도 합니다.



자 한가지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소개팅을 하기로 했습니다. 절친한 친구의 친구라 친구같이 편하게 카톡으로 말놓으면서 약속을 정합니다. 그리고 서로가 미리 상대의 사진을 보고 싶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남자가 "사진을 보여줘!" 라고 하면 여자분은 뭐라고 할까요? 100에 99는 "너부터 보여줘." 라고 대답합니다. 여성분이 "사진을 보여줘~" 라고 하면요? 그래도 결국 "내가 먼저 말했으니, 혹은 니가 남자니깐 너부터 보여줘" 라고 할겁니다. 이런 것이 전형적인 CT 싸움입니다. 그리고 나서 위치를 정할때는요? 누군가의 집 근처로 위치를 정한다면 어디로 정해지죠? 열의 아홉은 여성의 집 근처 학교, 직장 근처입니다. 이런게 전형적인 CT 싸움입니다. 우리는 상대의 집근처까지가서 우리가 쏘고 오겠죠. 소개팅의 이런 예는 애교인 상황이고 과제를 도와주고 밥도 사주고 돌아오는 선배, 상대의 공연에 꽃돌이가 없다고 불려가서 꽃다발만 주고 돌아와야 하는 선배, 상대가 원할때는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걔네 집근처 까지가서 밥도 쏘고 술도 쏘고 왔는데 내가 밥 한끼 먹고 싶을때 내가 산다고 해도 바쁜척 거절당하는 오빠 가 되는 상황이 오는겁니다. 그런 경우가 다 지배력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고 효과적인 CT를 하지 못해서 일어납니다. 지배력이 전무한 provider는 시쳇말로 호구입니다.



그렇다면 여성이 원하는 것을 전혀 들어주지 않는 남자가 되라는 말이냐. 그것은 절대 아닙니다. 여성이 원하는 것을 전혀 해주지 않는 남성은 만날 이유가 없겠죠. 여성이 원하는것을 이야기 했을때는 앞서 말했듯 내가 오히려 상대에게 요구를 해서 그 요구에 대한 순응의 보상형식을 취해서 들어주거나 여성이 요구하기 전에 미리 해주라는 겁니다. 전자는 상대의 CT에 역CT를 걸기 때문에 지배력을 올려주고 후자는 센스있는 남성으로 점수를 따는 겁니다.



남성도 그렇듯 여성 역시 지배당하고 싶은 욕구와 지배 하고 싶은 욕구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지배력이 미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닐수도 있지 않냐 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습니다. 여성도 지배하고 싶은 욕구 가 있기에 쉬운 남자를 자기 마음대로 흔들어 댑니다. 자기 편할대로 하고 자기 필요할때만 당기죠. 분명 여성도 지배욕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통 대다수의 여성의 '남자친구'에 대한 이상은 "내 마음대로 할수 있는 남성"이 아닌 "내가 마음대로 굴어도 날 제어할수 있는 이끌어 갈수 있는 남성"입니다. 그래서 여성에게도 지배욕은 있으나 그 대상은 보통 남친이 아닙니다. 편하게 다룰수 있어서 편한 오빠이지. 간혹 그런 사람이 남친이 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더라도 자신에게 이상적인 남친이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착하지만 리드해주는 맛이 없는 답답한 남자친구죠. 지배력이 미치지 못하면 함부로 대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CT만으로 지배력을 상승시키는 것이 분명 한계는 있지만 그래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때 역시 많습니다. CT를 열심히 걸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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