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안녕하세요. 거두절미하고 질문드리겠습니다.
여자에게 찌질하게 굴지 말라는 말 공감이 가면서도 항상 애매한 느낌이 있어서 생각을 여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러 여자에게 접근해 본 적이 없습니다. 낯선 여자에게 말 걸어 본 적도 없구요. 빈곤한 상태에서는 '풍요로운 마인드'가 의식적으로는 되뇌어도 좀 인위적이더군요..;
평범한 사람들이 그러하듯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은 어느정도 찌질해진다는 말과 비슷한 것 같은데 본좌토스님은 이러한 감정 자체가 좋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가요?
후달리지 않기 위해서는 여러 '연애 후보'를 두는 것이 가장 실제적 방법인 것으로 느껴지는데(마인드 셋만으로는 한계가..) 본좌토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횡설수설한 우문에 현답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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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swer
보통 여자가 궁한 남자의 경우 찌질한 남자가 되는 악순환을 타게 됩니다. 가령 이런 식이죠.
1. 남중-남고를 나와 여자사람 친구도 없고, 여자 경험도 별로 없다.
2. 경험이 없다보니, 여자에 대한 환상이 크고 여자가 굉장히 귀하게 여겨진다.
3. 여자가 귀하다보니 간혹 연락하는 여자가 생겨도 급한 마음에 여자한테 부담을 주는 행동을 한다.
4. 여자랑 보통 잘 안되거나, 운좋게 연애를 해도 여자를 상전 모시듯 하는 약자의 입장에 처한다.
5. 여자에게 딴남자가 생기거나, 아님 몸종 생활이 피곤해져서 남자도 은근히 헤어졌음 하는 마음에
관계가 끝나게 된다.
6. 여자는 없는데 성욕은 꾸준하다.
7. 또다시 여자가 굉장히 귀하게 여겨진다.
위의 사이클을 반복하는 한 남자에게 만족스러운 여자관계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저 고리를 끊으려면 2번부터 교정이 되어야죠. "여자에 대한 환상도 없고, 여자가 별로 귀하지 않은 상황"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생각할 때 크게 세가지의 길이 있습니다.
그 세가지의 길이란...
A. 거세를 함으로써 성욕 자체를 원천봉쇄한다. (=여자를 써먹을데가 없어짐)
B. 만날 여자를 많이 둔다. (=많은 여자를 두어 아쉽지 않음)
C. 여자를 보는 시각 자체를 교정한다. (= 여성에 대한 시각을 바꿈)
전 한때 왕성한 혈기가 대학입시에 너무 방해가 되어서 A 선택지를 진지하게 고려했었습니다.
농담으로만 써놓은 건 아닌 셈이죠. 허나 현실적으로는 B,C를 생각해보는 편이 나을 거 같으니
그쪽 얘길 해봅시다.
우선 B가 가능하려면, 많은 여성의 유입이 있어야 합니다. 내 인생에 많은 여자가 들어올 수 있어야죠. 그럴려면 내가 평소에 여자를 많이 만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해놔야 합니다. 가령 여초 직장에서 일한다던지, 여초 동아리에서 활동한다던지, 이런 게 없다면 직접 많은 여성의 전화번호를 수거하고 다녀야겠죠.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래서 직접 많이 번호를 받고 다닙니다. 근데 이렇게 부지런히 돌아다녀서 핸폰에 여성의 번호를 잔뜩 가지고 있어도 그들과의 만남을 엮어낼 매력/능력이 없으면 한명 한명이 아쉬운 상황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마치 밑빠진 독에 물붓듯이, 여자번호를 엄청 받고 다녀도 늘 가난한 상황은 벗어날 수 없는거죠.
결국 B가 가능하려면 C부터 뭔가 변화가 있어야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연락하는 여자가 많아도, 여자를 "내가 얻어내야 할 무언가를 가진 대상"으로 보는 시각 자체가 변하지 않는 이상 연락하는 모든 여자에게 "아쉬운 건 나야"라는 느낌을 전달하게 될 꺼고, 결과적으로 그 많은 여성들 중 실제로 만나서 잘 될 여자는 거의 없게 될 테니까요. 그럼 반대의 의문이 들 수도 있겠죠.
"왜 여자는 아쉬워 하지 않는가?"
사실 여자도 아쉬워 합니다. 다만 두가지 차이가 있어요. 첫번째, 생리학적으로 여자는 "다수의 남자"보다 "괜찮은 소수의 남자"를 보통 원하게 되어 있습니다. 남자의 정자가 끊임없이 생산되어서 "날 좀 내보내줘"라고 뇌에 신호를 보내는 것과 달리, 여성의 난자는 한달에 한번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보세요. 이성과의 접촉에 대한 남녀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야구에 비유하자면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여자가 "9회말까지 난 딱 홈런 하나만 노린다"의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서는 슬러거 타입이라면, 남자는 "매 타석마다 출루를 하고야 말겠다"라는 이치로 같은 마음인 셈이죠. 똑같이 삼진을 당해도 (=만나는 이성과 잘 안되어도) 거기서 느끼는 초조함은 다릅니다. 여자는 길게 보는거죠. 이런저런 남자를 자주 만나는 것보다, 정말 괜찮은 남자를 만나서 그와 장기적인 관계를 꾸릴 수 있느냐가 중요하거든요.
두번째로, 여자는 실제로는 아쉬워도 이걸 감추는데에 놀라운 재주가 있습니다. 사실 여자가 제아무리 슬러거 타입이라도 현재 7회 말인데 타석마다 헛스윙을 했다면 초조하기는 마찬가질겁니다. 남친이 없은지가 1년이 넘었다면 사람인 이상 어떻게 남자가 아쉽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여자는 남의 시선을 엄청 신경쓰기 때문에 그런 아쉬움을 보통은 굉장히 잘 자제하고 인내합니다. 여자들이 입는 엄청 불편한 옷, 하이힐, 뽕브라, 성형 이런 거 모두 사실 남자한테 팔았다면 망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여자들은 남에게 더 잘 보이고 싶고, 괜찮아 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에 기꺼이 자신의 고통을 감내하죠. 이건 성적인 측면도 마찬가집니다. 여자도 굶었으면 아쉬워요. 근데 티는 정말 안내고, 끝까지 절대 아쉽지 않은 척을 하죠. 그래놓고 인터넷에 와서 익명으로 "도서관에 훈남이 하나 있는데, 셔츠 소매를 걷었더니 힘줄이 뙇!! ㅠㅠ 설레여서 죽는줄..." 이런 글 씁니다.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죠.
아까 하던 얘기로 돌아와서, 여자에 대한 시각을 바꾸려면 이런 여성심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여자들도 똑같이 아쉽지만, 아쉬움을 다스리는 방식이 다르고, 티를 잘 내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내가 아쉬워 하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때 그여자가 찾던 남자로 비춰질 확률은 더더욱 낮아질 거라는 점. 여자도 똑같이 인간인 이상, 내가 괜찮은 남자로 비춰지기만 한다면 성적인 관계를 허락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측에서도 원하거나 혹은 여자가 압도적으로 더 원할 수도 있다는 점. 이런 점들을 이해하면 여자의 가치를 필요 이상으로 과대평가하지 않게 되죠.
근데 이런 시각이 앉아서 제 칼럼만 본다고 쉽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여성을 만나보면서 "어? 이상하네? 내가 막 찌질거리거나 엄청 떠받들어 주는 것도 아닌데, 오히려 연락이 잘되고 반응이 좋네?" 라는 현실적인 경험을 해봐야 합니다. 새끼코끼리가 쇠사슬로 묶인 채로 "난 여길 벗어날 수 없어"라는 착각을 하면서 컸다면, 그 코끼리가 다 컸을 때 제정신을 차리게 해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실제로 쇠사슬을 끊어보게 하는거겠죠. 한두번 쇠사슬을 우연히 끊어냈을 땐 "이게 플라스틱 사슬이 아닐까?"와 같은 현실부정을 하겠지만, 자주 경험하다 보면 "이거 뭐 별거 없구만 ㅋㅋㅋ" 이라고 마침내는 기존과는 180도 다른 확신을 갖게 되겠죠. 여성을 보는 시각도 아마 이런 식으로 교정이 될 겁니다. 제가 일반남성에게 전하는 메세지는 결국 "그 쇠사슬이 생각만큼 단단한 게 아니라니까?" 라는 현실적인 각성의 촉구에 불과합니다.
여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현실적인 경험이 쌓이면 시각이 교정될 겁니다. 그러면 찌질한 남자처럼 굴지 않게 되죠. 자기가 언제라도 여성을 만날 수 있고, 여성들이 나를 좋아할 거라는 믿음이 단단해지면 사실 굳이 여자를 많이 만나고 싶은 생각도 많이 없어질 겁니다. 그런 발전의 도상에 있다는 점을 다행으로 여기시고 스스로를 격려해주세요. 랩퍼 에미넴의 얘기를 인용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내가 랩으로 성공하기 전에 어린 시절에는 여자에 대한 관심이 아주 컸었지. 그러다 내 랩이 인정을 받고, 앨범이 대박이 나면서 난 성공을 하게 됐어. 어느 날 깨달았지. 거의 모든 여자가 유명해진 나와 자고 싶어한다는 것을... 그때부터 난 여자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렸어"
P.S. 해피추석~
출처 : 훈애정음 블로그 http://blog.naver.com/terryt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