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여자를 멀리하고 거의 은거에 가깝게 지냈는데,
요샌 좀 돌아다녀봤습니다. 여자라는 게 참 그렇습니다.
요물이예요. 막상 만나면 현자타임 금방 오는데, 멀찌감치서 조명 밑에서
섹시한 옷입고 춤추고 있는 걸 보자면 그자체로 욕망의 대상이 되고,
다른 보빨러들과의 경쟁구도 때문인지 더 동경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여자가 요물이 아니라, 인간 자체가 요물인건가
싶네요.
카페를 보니까 장기적 관계를 둘러싸고 몇가지 질문이 올라왔던데, 다들 비슷한
벽을 마주하는 거 같아 그에 대한 제 시각을 말해볼까 합니다.
1.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다
-> 동일한 숫자의 계란을 가지고 계란말이를 만든다치면, 두껍게 만들면 넓이가
좁을 수 밖에 없고, 반대로 넓게 만들려면 두께는 얇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두꺼우면서 넓게 푸짐한 계란말이를 만들려면 애초에 더 많은 계란을 가지고
만드는 수 밖에 없어요. 두께냐, 넓이냐. 둘 중 기호에 따라 취사선택해야 합니다.
계란을 본인의 감정/시간/노력이라고 생각하시고, 계란말이를 여자라고 생각해보세요.
한 여자와의 깊은 관계를 만들려면 그에 따르는 진지한 결심이 따라야 합니다.
반대로 여러 여자를 만나고 싶다면 한사람과의 깊고 진지한 관계는 포기해야 합니다.
나쁜남자가 되어서 여러 여자를 만나고 싶은데, 동시에 진짜 맘에 드는 여자와는
진지한 관계까지 유지한다? 이건 불가능한 얘깁니다.
그렇기에 자기가 뭘 원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더 행복할지를 잘 고민해보고,
거기에 맞춰서 Love Life를 설계해야죠. 그냥 꼴리는대로만 하면 다 뒤죽박죽됩니다.
제 카톡엔 지금 진지한 관계를 원하는 어떤 여자의 메세지가 있습니다.
확실한 걸 원한다는 그녀한테 "맘에는 드는데 지키지 못할 약속할 순 없다"라고
해놨는데 저도 씁쓸합니다.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다는게 평범한 세상의 진리인듯
싶습니다.
2. 장기적 관계를 가능케 하는 것
-> 있어보이게 영어로 쓸까요. attraction, value, compatibility.
1) attraction : 관계의 초반에 보빨굽신모드가 아닌, 무게균형이 남녀간에 맞는, 그러면서
흥미가 넘치는 그런 성격으로 관계를 만들어놔야 관계가 스무드하게 장기적인 연애
모드로 흘러가기 좋다고 봅니다.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기적 관계로
넘어가려면 여자가 예상했던 것 이상의 value가 남자에 의해 증명되어야죠.
가령 남자가 번호를 물어봤는데 여자가 "내 타입 아니세요" 하고 거절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남자가 유명 축구선수였다, 그래서 그 사실을 여자가 알게 되어서
남자가 다시 번호를 물어봤을 땐 데이트에 응했다, 뭐 이런 식이겠죠.
보통의 경우엔 남자로서의 매력어필이 초반에 되지 않으면 사실 장기관계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예상질문 : 그럼 매력있는 남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예상답변 : 닥눈삼
2) value : 장기적 관계(연애모드)로 진입한다는 건, 관계초반에 인식한 서로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고, 그런 매력있는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에 만남을 지속한다는 얘기죠.
근데 초반의 attraction은 "이사람은 이럴 것이다" 라는 긍정적 추측에 다소 근거하는
법인데, 실제로 만남이 반복되면서 "엥?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네?" 라고 깨닫게
되면 원래 느끼고 있던 attraction조차 식어버리면서 관계가 죽어버리게 됩니다.
"내가 생각했던 괜찮은 이성"으로서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 이게
바로 value의 문제가 되겠죠.
예를 들어, 어떤 남자가 여자에게 완전 꽂혀서 매달리다시피 해서 데이트하고 물량/애정
공세를 한 나머지 섹1스를 하게 됐다칩시다. 근데 여자랑 막상 자보니 생각했던 거
만큼 몸매가 좋지도 않고, 뭔가 환상이 깨져버렸다 라고 치면? (슴뽕, 엉뽕에 낚인 경우)
이 남자의 마음은 식을 확률이 높죠. 여자한테 기대했던 만큼의 value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인겁니다. 반대로 여자도 남자한테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기대가 있고,
그것때문에 사귀게 되었는데, 막상 만나다보니 남자가 운전대만 잡으면 폭군이
되어서 옆좌석의 그녀를 엄청 불안하게 한다거나, 음식예절이 개병맛이라거나,
입만 열면 여자를 구속하고 의심하는 식의 언사만 늘어놓는다면? 여자는 자기가 착각
했다는 생각을 하고 느꼈던 매력이 재빨리 식어버리게 되겠죠.
관계의 극초반에 남자로서의 value를 어필하는 것이 attraction을 만들어내는 원인이
되듯이, 여자가 기대하는 value를 더이상 어필하지 못해서 "내가 생각했던 남자가 아니네"
라고 판단하게 만드는 것은 attraction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그러니 우리가 계속 "멋있는 남자인척을 하기 보다 궁극적으론 멋있는 남자가 되는걸
목표로 하고 발전해야 한다"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이죠. 영원히 훼이크 칠 순 없는겁니다.
3) compatibility : 양립가능성, 서로 같이 조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하는 겁니다.
성격이나 취향, 가치관의 영역을 말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내가 정말 싫어하는
어떤 성격적인 특징을 어느 순간 호감을 갖던 이성에게서 발견하게 되면,
그 사람이 바뀌지 않는 이상 그 관계가 그 점 때문에 망할 수 있다는 위험요소를
찾게 되었다는 얘깁니다. 나는 영화매니아라서 주말마다 신작 영화를 꼭 좀 극장에서
챙겨보고 싶은데, 여자는 영화관 데이트를 정말 싫어한다 라고 하면, 이런 부분이
처음에는 서로 이해하고 어쩌고 하면서 넘어갈 수 있지만, 둘 사이에 약간 안좋은
기류가 흐르기라도 한다면 언제고 터질 수 있는 뇌관이 되는거죠.
"근데 혜교야, 넌 네가 이해받고 양보받고 싶어하면서 반대로 내가 좋아하는 영화관
데이트에 대해서는 왜 한번도 양보를 안해? 내가 어디까지 맞춰줘야돼?"
이런 식의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게 됩니다.
전 남친(혹은 여친)의 사진을 폰에 저장해놓은 것, 전 남/여친과 아직도 연락하고
친구로 지내는 것, 주말에 술먹고 노는 것, 정치적으로 새민련/새누리를 지지하는것,
일 혹은 사랑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 등등 딱히 옳다 그르다를 논할 수 없지만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는, 그래서 갈등의 불씨가 될만한 요소는 엄청 많습니다.
이런게 비슷하면 "걔랑 난 잘맞아"가 되는거고, 상극이면 "성격이 안맞아"식이
되는 거겠죠. 보통 이혼도 "극복할 수 없는 성격차이"를 사유로 내세우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결국은 compatibility의 문제라고 봐야 합니다.
어떤 분은 '변화'와 '이해'를 말씀하시는데, 사실 전 여기에 대해서 회의적입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반대의 입장에 있는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해요.
그래서 누군가와 사귀면서 혹은 살면서 맞춰가겠다, 변화시켜/변화해 보겠다 식의
생각은 전 비추하고 싶습니다. 애초에 내가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다름을 머리로는 이해하는 데 마음으론 계속 상처가 되는 부분이 있고, 다름이
머리로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어요. 다름이 쉽게 인정되는 정도라면 그건
맞춰나갈 수 있는데, 마음에 상처가 계속 생기게 되는 성격의 것이거나 머리로도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수준이면 그건 compatibility 측면에서 낙제인겁니다.
엉뚱한 사람 잡고서 연애해서 혹은 결혼해서 맞춰나가자, 서로 변화하자 이러면서
애초에 불가능할 것을 가지고 개고생하지 마시고, 원래부터 내가 원하는 모습을
갖춘 이성을 만나고 결혼하는게 인생의 현명함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3. 전남친을 대하는 태도
-> 이부분을 카페에서 꽤나 자주 보게 되네요.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여친하고 얘기를 하다가 우연히 전남친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키도
컸고, 잘생겼었고, 학교도 좋은데 다니는 남자였더군요. 1년 반을 사귀었다고
하는데....그럼 아마 잠자리도 했겠죠? ㅠㅠ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괜히 화가
나고 짜증이 나서 여친한테 이런 얘길했더니 저만 이상하고 찌질한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여친 마음이 상한거 같아서 제가 미안하다고 했는데,
지금 연락이 잘 안되네요... 하.... 여친한테 어떻게 했으면 좋았을까요.
제가 너무 찌질한건가요, 여친마음 돌리고 싶은데 의견좀 주세요 ㅠㅠ"
우선 솔직히 말해서 이런 상황은 저한테는 단한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저같은 경우 기본 프레임은 이런 식으로 진행이 돼요.
여자 : 내 전남친이 지금 이름만 대면 알만한 탤런트였는데, (남자 자랑)
본토 : (한참을 듣고) 근데 왜 헤어졌어?
여자 : 나한테 집착을 했고, 이런 일이 있었고...
본토 : (가슴 아픈 얘기면 공감을 하고, 찌질한 얘기면 이렇게 말함) 보통 남자들이 다그렇지
여자 : (추가적인 남자의 찌질한 에피소드 공개) 게다가 이런 일이 있었고...
본토 : (떠보자는 마음에서) 근데 너 매력쩌네. 전남친들이 다 엄청 잘나갔네 ㅋㅋ
여자 : (남친의 재력/외모/직업 등을 자랑하며 자신을 치켜세움) 어쩌구 저쩌구
본토 : 걔네들은 네가 왜 좋았대?
여자 : (자기의 매력포인트 어필)
본토 : 하하 동감. 남자들 보는 눈은 죄다 비슷한거 같다. 근데 걔네들 말고 지금은
내가 네 손 잡고 있으니까, 결국은 내가 위너네 ㅋㅋㅋ 난 어디가 괜찮은데?
여자 : (나의 장점을 언급)
저는 이런 비슷한 상황에 숱하게 놓여봤는데, 거의 뭐 저런 식입니다. 사실 저런 대화는
보통 침대에서 섹1스후에 이뤄지는 경우가 저한테는 흔한거 같습니다.
(전남친의 성적 무능을 언급하는 차원에서 많이 나오는 화제) 웬만하면 처음 친해지는
단계에서는 전남친 얘기는 안하거나 가볍게 넘어가고, 우리 둘사이의 얘기 위주로
가고, 그러다가 같이 자게 되면 여자들이 내숭이 한꺼풀 벗겨진 상태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늘어놓죠. 제가 저럴 수 있는 건 "나보다 잘나가고 키크고 잘생기고 어쩌고간에
넌 지금 내가 좋아서 나랑 있는거 아니냐?" 라는 현실인식 때문이 첫째고,
둘째는 누구를/어떤 인종을 만났던 전혀 상관하지 않는 제 가치관 때문이고 (여자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질투가 안나는게 아니고, 진짜 질투가 없습니다)
셋째는 누구를 만났던 나랑 자는 순간 모든 과거가 리셋되는 경험을 할거라는
터무니 없는 자신감 때문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이상한 병1신허세글 같이 되어 가는데, "누구를 만났던 나에게서 더 큰
만족을 얻게 될 것이다" 라는 자신감은 진짜로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줍니다.
레즈비언이 더 오르가즘을 잘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이 얘기는 실제로 대물이건
아니건 그런 피지컬이 중요한게 아니라, 여자를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느끼게 해주느냐
이런것이 훨씬 크다는 의미거든요. 저는 그런 점에서 여자에게 최고의 남자가 된다는
자신이 있고, 제게 여자의 전남친은 나로 인해 삭제되는 불쌍한 과거의 쩌리들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남이 먹다가 버린 음식을 주워먹는다는 일베식 마인드가
아니라, "그동안 하찮은 섹1스가 전부인줄 알고 있었던 네가 나를 만났구나, 운좋다 너"
식의 생각이 좀 깊이 깔려있어요. 그러니 제게는 전남친이 얼마나 잘나갔던지,
잘생겼는지, 대물이던지 이런건 사실 별의미도 없고 그냥 저에 의해 삭제될 레지스트리
같은 느낌이랄까 좀 그렇습니다. 이런 얘길 제가 쓰고 있자니 병1신같긴 한데 실제로
그런 생각인거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전남친 얘기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주제고, 그들의 무능함이나 찌질함을
엿듣고 같이 웃어넘기는 흥미로운 소재고, 궁금하지만 또 애써 캐묻지는 않는
그런 에피소드 중에 하나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이런 시각을 가진 사람이 전남친문제로
어떤 여자랑 싸우거나 문제가 생길 일은 없죠. 글이 재수없어도 양해바랍니다.
예상질문 : 방중술 강의 계획있으신가요
예상답변 : 전희 잘 가져갈 것, 시오후키를 익힐 것, 삽입자체는 너무 오래끌지 말것,
여자의 몸을 도자기처럼 소중히 다룰 것 정도면 기본적으론 충분합니다.
끝.
저자, 본좌토스 (훈애정음)
출처 http://cafe.naver.com/power2men
블로그 : http://blog.naver.com/terryt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