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egfkhm 작성일 13.11.19 20: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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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레즈때부터 가입해서 눈팅만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쓰네요(살면서 온라인상에 글을 쓸일이 생길까했는데...)

본인 얘기부터 하겠습니다.

올해 34살된 총각입니다.

시장에서 노점상하시면서 저를 키워주신 부모님 덕분에 대학도 나오고 유학도 갔습니다.

유학을 와서 저보다 5살 어린 지금 여자친구를 제가 유학이 끝나기 5개월전에 만나 연애 시작하고(여자친구는 당시 대학1학년) 27살 나이에 저는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취업을하고 정신없이 몇 년을 지내다보니(없는 집 자식이라 성공하고 싶어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1시에 잠을 잤거든요)

그 친구도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와 취업을 했습니다. 그 친구가 오고나서 저는 2년 뒤에 해외지사 발령이나서 현재 해외에서 근무중입니다.

여자친구 부모님은 해외에서 작은 사업을 하셔서 한번도 제대로 인사한번 못 드렸구요, 사귄다고 알려드린것도 4년정도 지난 후에 알려드렸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몇년 흐르다 보니 결혼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여자친구집이 독실한 크리스찬이셔서 불교인 저희집을 반대할게 뻔해보였지만 사귄 시간도 있고 저 스스로도 제가 번듯하니 당연히 인정해주실거라 믿었지만, 여자친구 집에서는 저희집 종교와 가진게 너무 없다는 거에 실망을 많이 하셨습니다. (저는 딸 가진 부모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 하기에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불교 믿는다고해서 절에 자주 가는것도 아니고 저희부모님은 기독교도 괜찮다고하셔서 여자친구 부모님께 종교에 대한 부분은 이런 저런말로 대충 설득했고, 집안이 넉넉하지 않지만 지금 제 연봉이 9000이 넘으니까 몇년만 고생하면 서울에 집도 구해서 살수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결혼을 3년전부터 할 마음이 있었지만 갑작스런 해외파견과 떨어져 있다보니  여자친구가 차일피일 미루던 결혼이  재작년과 작년에 시기를 놓쳤습니다. 그래서 하늘이 두쪽나도 올해는 결혼하자고 둘이 약속을 하고 양가 부모님께도 어느정도 말씀드린 상황입니다.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일이 바쁘다보니 저 역시 결혼을 하겠다는 처음의 열정이 어느새 사그라 들었고, 그것보단 지금 있는 현지에서 자리를 잡고 40살이 될때까지 한국에 들어갈 계획이 없습니다.

여자친구에게는 그냥 지금 니가 다니는 직장이 너의 꿈인걸 알지만 포기하고 결혼해서 저와 같이 해외에서 살자고 했습니다. 저 혼자 벌어도 여자친구와 살기에는 충분한걸 알기에 몇번을 설득했습니다.

그때마다 번번히 여자친구는 자기의 꿈을 포기하기도 싫고, 죽어도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말을 하네요.

그 친구의 꿈은 한국에서 저와 결혼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거라고 하네요.

저는 꼭 여기서 자리잡고 성공하고 싶고 그 세부계획도 세워놨기에 절대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입장입니다.

그 친구에게 오늘은 정확하게 말을 했습니다. 저의 꿈과 본인의 꿈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전에는 같이 있던 떨어져 있던 한시간마다 다투고 화해하고 웃고 그렇게 지냈는데.... 지금은 흔히 말하는 사랑이 온도가 식어서 그런지 최근 몇개월은 카톡도 아침저녁 안부정만 묻는 형식적인 인사만 하고 지내고 있는것 같네요.

벌써 7년이 넘게 사겼는데.... 이제 저도 모든걸 불싸지르는 열정이 식었고, 그냥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요새 하루종일 담배와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며 지내네요.

주위에 괜찮은 여자 소개팅도 많이 들어오고 그러지만, 막상 이 친구가 생각이나서 다른여자들은 솔직히 마음깊이 다가오지 않네요. 

 

저는 참 현실적인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던 사람인데 이친구에 대해서만은 그게 참 힘드네요.

머리로는 그냥 지금 접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슴은 그게 아닌것 같고.....

주위사람들은 다들 제가 이친구와 곧 결혼할거라 믿기에 늘 축하해주는 상황이라 그 사람들에게 상담받는기도 싫고

( 제가 경상도 놈이라 그런지 이런말 주위사람에게 죽어도 하기 싫네요)

오늘은 진심으로 그냥 한국가서 그 친구와 결혼할까 싶기도 하네요

 

그 친구 웃는 미소가 너무 이뻐서 사귀었는데... 그 미소를 마지막으로 본 지가 2년은 넘은것 같네요....

 

답답한 마음에 담배필려다가 그래도 오랫동안 저한테 즐거움을 준 여기에라도 몇자 적으면 좀 나을까 싶어 글을 올립니다.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이따위 사랑타령이나 하는 제가 배불러 하는 소리로 비춰질수도 있겠지만, 그냥 넋두리한다고 생각하고 너무 심한 테클은 자제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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