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벽녘 흐느끼는 전화..

드니드니 작성일 14.12.30 14: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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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동아리에 절친한 후배와 2년 넘게 사귄 동기 여자가 있었는데, 

걔가 평소에 옷을 좀 야하게 입고 다녔어요.

항상 초미니나 핫팬츠만 입고 다녔는데 

완전 육덕인데다 얼굴부터 허벅지 발끝까지 워낙 새하얘서 

그 흐벅진 허벅지에 항상 눈이 좀 마니 갔... ㅋ

 

그리고 원래 욕할 줄 모른다던 애였는데, 

남친과 온라인 게임을 시작하면서 온갖 욕설을 배워왔던..

약간 생각 없는 스타일?

 

 

 

근데 그 여자와 남친이 헤어지고 나서 몇 주쯤 지났나?

새벽 4시쯤 집에서 자고 있는데 그 여자한테 전화가 왔데요?

받아보니 "흑흑~ 흑흑~" 십몇분을 울기만 하는데...

 

와~ ㅅㅂ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도 아니고

한밤중 잠결에 깨서 여자 흐느끼는 소리를 

황병기 미궁 듣듯이 

몽롱한 가운데 듣고 있노라니 점점 등어리에 소름이... ㅅㅂ

 

그래서 

왜 그러냐, 

제발 말을 해라 그러니까 

결국 한다는 말이...

자기 집에 와서 술 좀 같이 마셔달라고?

 

근데.. 

그 때가 새벽4시.. 

택시 타고 가면 되긴 하지만.. 

 

순간 머리끝까지 확 정신이 들면서.. 촉이 쫙 섰죠.. 

좀 그렇잖아요. 

이 여자가 지금 뭘 원하는지...

거길 가면 무슨 일이 나에게 벌어질지...

예감이 띠띠띠.. 

 

솔직히 남자로서 

맨날 야한 옷 입고 눈 앞을 휘젓던 여자동기가 

한밤중에 전화해가지곤 흐느끼다가 

자기 집에 술 들고 와서 위로해 달라고 졸라대는데

와.. 심장이 두근두근 쿵쿵.. 

 

근데 그 여자랑 남친이 헤어진지 한달은 됐지만 

걔 생각하면 참 너무 아닌 것 같은 거에요

여자랑 그러고 나면 그 후배한테 너무 미안할 것 같은거죠. 

그게 참 겁나고 꺼려졌음. 

후배가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고 그러면 배신감도 갖게 될거고...

 

눈 딱 감고서 본능을 차단하고

너무 늦은 시간 아니냐.. 

버스도 끊겼는데 아침에 갈게.. 

뭐 이딴 소리를 주절주절 하고 있노라니깐

 

택시비 주겠다.. 제발 와 달라..

근데 딴놈 같으면 눈 딱 감고 가겠는데 

이 후배가 중학교 때부터 절친이라 아무래도.. 

도무지 배신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음..

 

 

 

근데 그렇게 자꾸 거절을 하다보니 

갸녀리게 울기만 하던 이년이..

순간.. 갑자기 목소리 홱 바꾸더니

 

"야...

너 한 번 하자고 하면 당장 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여자가 오래 매달리는데도 안넘어 오냐?

개.새끼야.."

하더니 확 끊어버리데요?

 

와 순간 열이 얼굴에 쫙~오르면서.

ㅅㅂ 이년을 어칼까..  

 

헤어지고 나서 울며불며 술독에 빠져 사는 후배한테 

이 사건을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다.. 그래도 그냥 묻어버리고 말았죠. 

 

 

 

 

지금도 생각하면 남자로서 솔직히 아쉽긴 하지만.. ㅋ

그래도 잘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ㅋ

 

하지만 결국 그 커플은 헤어졌음. ㅋㅋ

 

 

 

 

 

근데.. 이거 위로받을 얘기인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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