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동아리에 절친한 후배와 2년 넘게 사귄 동기 여자가 있었는데,
걔가 평소에 옷을 좀 야하게 입고 다녔어요.
항상 초미니나 핫팬츠만 입고 다녔는데
완전 육덕인데다 얼굴부터 허벅지 발끝까지 워낙 새하얘서
그 흐벅진 허벅지에 항상 눈이 좀 마니 갔... ㅋ
그리고 원래 욕할 줄 모른다던 애였는데,
남친과 온라인 게임을 시작하면서 온갖 욕설을 배워왔던..
약간 생각 없는 스타일?
근데 그 여자와 남친이 헤어지고 나서 몇 주쯤 지났나?
새벽 4시쯤 집에서 자고 있는데 그 여자한테 전화가 왔데요?
받아보니 "흑흑~ 흑흑~" 십몇분을 울기만 하는데...
와~ ㅅㅂ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도 아니고
한밤중 잠결에 깨서 여자 흐느끼는 소리를
황병기 미궁 듣듯이
몽롱한 가운데 듣고 있노라니 점점 등어리에 소름이... ㅅㅂ
그래서
왜 그러냐,
제발 말을 해라 그러니까
결국 한다는 말이...
자기 집에 와서 술 좀 같이 마셔달라고?
근데..
그 때가 새벽4시..
택시 타고 가면 되긴 하지만..
순간 머리끝까지 확 정신이 들면서.. 촉이 쫙 섰죠..
좀 그렇잖아요.
이 여자가 지금 뭘 원하는지...
거길 가면 무슨 일이 나에게 벌어질지...
예감이 띠띠띠..
솔직히 남자로서
맨날 야한 옷 입고 눈 앞을 휘젓던 여자동기가
한밤중에 전화해가지곤 흐느끼다가
자기 집에 술 들고 와서 위로해 달라고 졸라대는데
와.. 심장이 두근두근 쿵쿵..
근데 그 여자랑 남친이 헤어진지 한달은 됐지만
걔 생각하면 참 너무 아닌 것 같은 거에요
여자랑 그러고 나면 그 후배한테 너무 미안할 것 같은거죠.
그게 참 겁나고 꺼려졌음.
후배가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고 그러면 배신감도 갖게 될거고...
눈 딱 감고서 본능을 차단하고
너무 늦은 시간 아니냐..
버스도 끊겼는데 아침에 갈게..
뭐 이딴 소리를 주절주절 하고 있노라니깐
택시비 주겠다.. 제발 와 달라..
근데 딴놈 같으면 눈 딱 감고 가겠는데
이 후배가 중학교 때부터 절친이라 아무래도..
도무지 배신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음..
근데 그렇게 자꾸 거절을 하다보니
갸녀리게 울기만 하던 이년이..
순간.. 갑자기 목소리 홱 바꾸더니
"야...
너 한 번 하자고 하면 당장 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여자가 오래 매달리는데도 안넘어 오냐?
개.새끼야.."
하더니 확 끊어버리데요?
와 순간 열이 얼굴에 쫙~오르면서.
ㅅㅂ 이년을 어칼까..
헤어지고 나서 울며불며 술독에 빠져 사는 후배한테
이 사건을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다.. 그래도 그냥 묻어버리고 말았죠.
지금도 생각하면 남자로서 솔직히 아쉽긴 하지만.. ㅋ
그래도 잘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ㅋ
하지만 결국 그 커플은 헤어졌음. ㅋㅋ
근데.. 이거 위로받을 얘기인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