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행님들.
굉장히 슬프고 어려운 상황이라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참고로 좀 깁니다 ㅠ_ㅠ 설명해드릴 상황이 많아서요..
끝까지 읽어주시고 이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_ㅠ..
상대 여자애는 저랑 동갑이구요, 13년전 중학교 동창이었다가 그 뒤로 연락 쭈욱 끊겼다가
작년 10월 말 쯤에 다시 만나게된 '친구'입니다.
학창시절때도 많이 친했는데 너무 오랜만에 만나게 되니
서로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급속도로 다시 친하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11월 한달 간 30일 중 25일을 이 친구와 매일매일 보고 지냈네요.
물론 단 둘이 만나는 날 보다 친구 여럿이서 만나거나 혹은 한명정도 껴서 같이 만난적이 더 많았지만요.
사실 여럿이서 만나거나 한명정도 껴서 만나는것도 이 여자애랑 제가 주체가 되어서 번개 모임을 주도 했습니다.
처음엔 저도 친한 친구라 여기고 같이 보는 매일 매일이 즐거워서 마냥 재미있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12월이 되서는 이 친구가 회사일이 많이 바빠서 자주 못만나고 1주일에 1~2번 정도 만나게 되다보니
간절한 마음이 커지게 되더군요. 쉽게 말해서 좋아하는 마음이 생긴겁니다.
하루종일 이 친구 생각만 나게 되고, 밤에도 이 친구 생각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이루었습니다.
연락은 전화통화는 자주하는건 아니지만 매일매일 모닝콜? 정도 했었고
카카오톡은 진짜 옛날 문자시절로 치면 하루에 서로 1000통 이상은 주고 받는거 같습니다.
24시간 중 자는시간 빼고는 계속 카카오톡 하고 있는 상황이었지요.
이쯤되면 저도 이 여자애도 저한테 관심이 있으니 이렇게 연락도 하고 만나는거겠지 싶어서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고백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카카오톡 하던 중 그 여자애의 옛날 남자친구가 자신에게 고백할때 써주었던 자필 편지를 사진으로 보여주더군요.
그러면서 "너도 이렇게 연애편지 써줘" 라고 했었는데
이게 '앞으로 여자를 만나면 그 여자에게 이렇게 편지를 써줘' 인지
아니면 '나한테 이렇게 연애편지를 써줘' 인지 많이 헷갈렸는데
친구사이가 어색해질까봐 저는 이것을 전자로 생각하고 답변하고 넘겼습니다.
그리고 둘이서 같이 영화러 보러 가는 도중 차 안에서 이 친구가 핸드폰으로 드라이 플라워를 검색해서 보고 있다가
"만약 내년 내 생일때 내가 남자친구가 없으면 니가 꽃다발 선물 해줘" 라는 말도 있었구요.
그래서 자필 고백편지, 스타티스 드라이 플라워 꽃다발, 여성가죽장갑
이렇게 선물을 준비하고 친구들과의 크리스마스 파티 이후 집으로 데려다 주면서 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친구가 과거 연애사가 처음엔 뜨겁다가 나중에는 결국 변하게 되는 사랑의 깊이에 많이 상처를 받은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변하지 않는 영원한 사랑 이라는 꽃말을 가진 스타티스 꽃다발과 함께
변하지 않고 영원히 좋아하겠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근데 ㅎㅎ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럽다고 하더군요... 친구의 고백이 처음은 아니었을텐데 말입니다 ㅠㅠ..
그래서 생각을 좀 해본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차였습니다.
제가 자기를 좋아하는 줄은 정말 몰랐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저를 이성으로 느껴본적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주변에 얽힌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도 신경쓰인다고 했었구요.
저와 어설프게 연애해서 사이 멀어지는것도 싫고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많이 들어서.. 좋게 좋게 말하며 거절을 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제 가슴이 너무 아픈데요.
그래서 제가 "그럼 내가 다시 쿨내 풀풀나게 편하게 의지할 수 있는 친구로 잘 해줄게"라고 하자
그 친구가 마음이 이상하답니다. 머리가 복잡해지고 기분이 계속 이상하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이제까지 해왔던거와 그렇게 많이 차이 없을거다. 친구로 편하게 의지하고 기댈 수 있게 잘 대해줄것이다"
라고 했는데 계속 마음이 이상하다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저는 지금은 내가 너를 편하게 볼 수 없어서 미안하다 라는 말을 남긴채
연락을 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솔직히 신경이 많이 쓰여서 이 여자애의 카카오톡 상태를 매일 확인했는데
연락이 끊기고 이틀 뒤 카카오스토리 배경화면과 프로필 사진과 상태메시지를 다 없애는
마치 '남자친구와 싸웠을때 하는 여자의 행동'을 하는것이었습니다.
지금생각해도 이건 분명히 저 때문인게 맞는거 같네요.
그래도 저는 제 마음이 편하지 않았기 때문에,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1월 1일이되고 이 친구도 해피뉴이어 프로필사진과함께
새롭게! 라는 상태메시지를 걸고 친구들과의 단체 카카오톡방에 말도 하고 그러고 지내더군요.
그리고 3일 정도 흐른 뒤,
이친구가 먼저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쪼다같은 저는 여전히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카카오톡 온 내용을 확인도 안하고 연락을 기피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또 프로필사진 없애고 상태메시지 없애고
심지어는 친구들과의 단체 카카오톡 방까지 나가버리더군요.
이건 분명히 나 때문이다 라고 판단이되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술을 좀 마신 상태였더군요.
단톡방을 왜 나갔냐 물으니
카카오톡 안할거랍니다.
왜 안하냐고 물으니
앞으로 걱정해주는 사람도 없고 연락할 사람도 없으니까 안할거야 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대화가 오간 뒤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너무 허전했다고, 보고싶었다고, 제가 밉다고, 이럴거면 왜 잘해주었냐고, 왜 내 맘 아프게 하냐고
하면서 저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제가 차인 상황인건데 말이죠....
마음이 약해진 저는
미안하다고.. 앞으로 허전함 느껴지지 않게 잘 대해주겠다고
나도 너 많이 보고싶었고 연락 하고 싶었다고 하면서
관계를 회복했습니다.
이게... 말하고나니 되게 웃긴데
지금 1월 19일까지 계속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친구에게 저는 그저 잘 챙겨주는 힘들때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 인건가요 ㅠㅠ?
(예상되는 질의사항으로 '금전'적인 문제를 제기하시는 분이 있을까봐 말씀드리자면
이 친구가 저보다 돈을 잘 법니다 ㅠㅠ... 거이 모든것이 더치페이이고...제가 영화를 쏘면 이 친구가 밥을 쏘는식으로...
특별히 선물한거라곤 고백할때 줬던 5만원짜리 가죽장갑?? 정도가 제일 비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