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가을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이미 양가허락 다 받았고 열심히 준비중이죠..
근데.. 요즘들어 문제 아닌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돈을 빌려가서 갚지 않는..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돈 빌려간걸 아예 기억못하는 여자친구 때문입니다...ㅎㅎ
일단 여자친구에 대해서 오해방지 차원에서 말씀드리자면
저한테 돈 쓰는걸 결코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 친구입니다.
밥도 자주 사고, 제가 영화 보고싶다 그러면 냉큼 인터넷으로 표 예매해서 바로 보러 가자고도 하고..
차타고 멀리 놀러라도 가는 날이면 평소엔 주유비 못주니깐 이런날이라도 내줄게 하면서 주유비 내주고...
저희 부모님 생일, 결혼기념일에 선물 챙겨드리고,
지난달에 중국에 둘이 여행도 갔었는데 거기서 쓴 여행비를 혼자 다 내주고는 나한테 계좌이체하면 죽을줄알아... 라고 협박까지 하는...
뭐 대충은 이런 친구입니다..ㅎㅎ
그렇다고해서 또 돈 씀씀이 해픈 친구냐... 그것도 아니에요. 옷을 사도 인터넷에서 저렴한 옷만 사입고, 명품은 단 하나도 없으며, 가끔 친구랑 명동가서 10~15만원 정도 하는 옷을 사곤 너무너무 좋아서 그것만 입는 그런친구입니다. 허튼곳에 돈 절대 안쓰구요.
근데 이 친구가.. 돈을 빌려간걸 기억을 못하는 거 같습니다..ㅎㅎㅎ
글을 쓰면서 점점 제 자신이 찌질해지는거 같은건 단지 기분탓인건가요..ㅋㅋ...
외출을 해서 잠깐 지갑을 안 가져오면 오빠 나 10만원만 빌려줘~ 하면 그래~ 하고 빌려주죠.
그리곤 다음날 기억을 못하고 넘어갑니다.ㅎㅎ
그리고 밖에서 오빠 나 오늘 돈들어있는 체크카드(신용카드를 안 만듭니다.. 돈 많이쓴다고..)를 안가져왔당 다른 카드로 20만원만 이체해줘~~ 하면서 응 그래~ 하고 이체해주면 그날부터 잊어먹는거 같습니다.ㅎㅎㅎ
그리고 정작 저는 그 날 급하게 이체가 돼야할(예를 들면 핸드폰 요금, 차 할부금, 신용카드요금 등등) 돈이 빠져나가지 못해 연체를 문 기억도 여러번입니다...
돈을 빌려주고 못 받아서 기분이 나쁜게 아니라.. 돈을 빌려준 사실을 아예 까맣게 잊어버리는게 문제라는 거죠..
만약에 "아 맞다 오빠 오늘 나한테 돈 빌려줬었지? 지금 바로 이체해줄게~" 하면 아 됐어 ㅋ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넘어갈수 있는데.
아예 돈을 빌려간 사실을 모르니... 그냥 길바닥에 돈을 버린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게 기분이 좀 안좋다고 해아하나... 암튼 그렇습니다
게다가 제 성격은 돈문제는 가족이라도 칼같이 지켜야한다는 원칙이라, 제가 빌린 돈은 무조건 그 날 혹은 다음날 갚고, 만약 이틀내에도 못 갚는다 싶으면 진지하게 양해를 구하고 다시 갚을때 이자까지 쳐서 주는 그런 성격이라.. 좀 힘드네요..ㅎㅎㅎ
그리고 이 친구가 자신이 돈을 빌려간것만 기억못하는게 아니고, 돈을 빌려준것도 기억을 못한다는게 더 큰 문제입니다..
일전에 어떤 아는 언니가 급하게 30만원을 빌렸는데 제 여자친구는 그걸 기억을 못하고 2주일동안 돈을 안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후에 너 그 언니한테 빌려준 돈 받았어? 라고 물어보니 그제서야 기억을 하곤 돈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식으로 제가 상기시켜줘서 빌려준 돈을 받아낸게 세 번 정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후에 제가 물어보니까 자기는 돈을 빌려준걸 잘 기억을 못한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아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제가 빌려준 돈까지 아예 전부 기억을 못하는걸 보니.. 진짜구나 싶더라구요
평소엔 정말 딱 부러지고 똑똑한 친구고 개인사업도 계획중일만큼 돈에 대한 개념이 확실한 친군데 유독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것에 대해 기억을 못한다는 게 모순같고.. 또 걱정입니다.....
이런 경우 남자친구로서 어떻게 말해야 하나요.. 그냥 일반 부랄친구면 "이 새끼야 니가 내돈 빌려갔잖어 왜 안갚어" 라고 하겠는데...
여자친구라서 옹졸해보일까봐 말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돈을 길바닥에 버린거 같은 이 느낌도 싫고...
이런 상황에서는 제가 그냥 남친의 입장에서 아무말 안하고 넘어가는게 맞는건가요...
여러분이라면 여자친구에게 어떻게 말을 하시겠습니까..
도움 좀 부탁드립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