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심리와 제 불찰

제케제케에 작성일 16.07.14 05: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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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대 후반 남성이고 여성분은 저보다 5살 어렸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서로 카톡 연락처만 갖고 톡으로 며칠정도 별 내용없이 연락을 하다가 갑자기 불꽃이 튀게되어 당일 밤에 통화를 하게되면서 다음날 저녁 커피 약속을 잡고 처음 만나게 됬어요. 첫 만난날 분위기가 좋았고 그 날 바로 다음날로 애프터 신청을 하니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점심으로 바꾸겠다며 흔쾌히 승락하더군요.

그렇게 다음날 이른저녁 만나 밥을먹고 인사동에서 데이트를 한 후 여성분이 원해서 노래방을 갔습니다. 아무래도 노래방에서 단둘이 붙어앉아 노래를 하다보니 손을 잡게됬고 여자분도 싫은 내색없이 연신 노래 잘한다며 칭찬해줬구요. 여하튼 그렇게 2시간정도 놀고 나와서 차를 타고 이동을 하는데 여자분이 손은 사귀는 사람끼리 잡는게 아니냐고 하더군요. 그런 말이 나올줄 몰랐던 전 살짝 멍을 때리게 됬어요 물론 티 안나게. 그 상황에서 손을 떼버리며 아 우린 사귀는게 아니지 하기엔 너무 경솔히 행동하는 사람처럼 보이고 저도 어차피 이 여성분에게 호감이 컸고 앞으로 좀 더 만나다가 사겨야겠단 생각을 했기에 오해도 주기 싫은겸해서 능글맞게 우리 사귀는거 아니였냐며 웃었습니다.
여성분은 그렇게 얼렁뚱땅 사귀는게 어딨냐며 우린 아직 만난지 얼마 안됬는데 괜찮을까?라는 말을하더군요. 저도 빠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게 좀더 적극적으로 해달란건지 긴가민가해서. 난 솔직히 너가 정말 맘에 든다 하지만 빠르다는거 어느정도 인정하기에 좀 더 알아가도 괜찮다 라는식으로 얘길 했더니 자기랑 사귀어야하는 이유 5가지를 대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얘기를 했더니 듣고보니 맞는거 같다며 사귀자고하여 살면서 처음으로 이렇게 초고속으로 사귀게됬습니다;

그 날 그렇게 한강에가서 자정까지 데이트 후 집에 보냈고 도착한 후에도 자기전 전화하며 여자분은 제게 목소리가 정말 좋다고 좋은 분위기속에 잠을 잤습니다. 문제는 다음날 이었어요. 여자분의 정기적인 모임이 끝나는 4시에 연락이 와서는 자기 이제 xx간다 오빠도 푹쉬어라 하길래 아 뭔가를 하거나 밖에 있을땐 연락하는걸 별로 안좋아하는 스타일인가 싶어서 (실제로 저랑 있을때도 핸드폰을 꺼내서 하는걸 본적이 없습니다) 집에가면 연락하겠지 라는 생각과 신경을 끄고 있었습니다. 밤 12시가 거의 다되서 연락이 오더라구요. 뭐하고 있냐고. 집에 도착한거라 생각하고 전화를 했는데 밖이더군요. 그래서 어디냐니까 그냥 얻좀 가고 있다고만 둘러대는 모습에 기분이 별로 안좋아졌습니다. 무슨말 하는지도 잘 안들리길래 그냥 카톡으로 얘기하자며 끊었는데 그 후로 톡도 안오고 연락 없길래 그냥 잤습니다. 일어나서보니 새벽1시쯤 집에 도착했다는 말과 함께 차마시고 노래방 갔다왔다고 하더군요. 오늘 연락이 잘 안되서 미안하단말과 함께.

다음날 소소하게 연락을 주고 받다가 퇴근후 제가 전화를 했습니다. 전날의 일에 고민을 많이했거든요. 제 딴에는 그래도 동선이나 누구와 있는지 정도의 연락은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물론 계속 보고 해야하는건 저도 싫습니다. 그래도 전 귀가했다했고 상대는 밖이라 했기때문에 시간이 늦어지거나 자리를 이동할경우엔 연락주는게 맞지만 사실 안줘도 괜찮았습니다. 제가 기분이 상했던건 연락이 됬을때 어디가는지를 정확히 말 안해준 부분이었구요.. 여하튼 그 일에 대해 얘기를 꺼내며 난 이러이러 생각한다 했더니 자기는 아직 사귀는게 실감이 안난다며 오빠도 연락이 없지 않았냐 연락 없길래 괜찮은건가보다 하고 자기도 연락을 안했다하더군요. 그래서 전 너가 밖에서 볼일볼땐 연락하는걸 안좋아하는거 같아서 배려한거였다 라고 했고 사실 너가 일일히 뭐한다 연락 안해줘도 괜찮았는데 어디가냐 물었을때 얼버부린게 기분이 조금 상했다고 얘기했습니다.

전 지금 너무 급작스럽게 우리 관계가 발전된거 인정하고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으니 그럼 다시 편해질 수 있도록 만나면서 노력해보자 했습니다. 여자분의 반응이 뭔가 심상치 않아서 혹시 너무 빨리 사귀게 된거 후회하냐 물어보니 잘모르겠다고 그러길래 어떤 기분인지 말해달라하니 반반이라더군요. 이 사람을 믿고 만날 수 있을지 아니면 끝내는게 맞을지 하는 고민이요. 이런 일로 이렇게 흔들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전 다음날 저녁 시간되냐 했더니 약속이 있긴한데 점심으로 미룰수도 있을거라고 얘길하더군요. 근데 목소리가 뭔가 불편한 느낌이어서 만약 지금 당장 불편하면 편해질때 만나자고 편해질때 연락 달라고 했고 여자는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어요.

그 날 밤 그냥 내일 만나서 얘기하자는 연락을 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씹더군요. 자냐고 톡을 남겼는데도 안읽씹당했구요. 정말 자겠지라고 생각하며 그 날이 지나고 다음날 오후까지 연락이 없길래 뭔가 이상하다는 기류를 느꼈습니다. 퇴근후 전화를 했고 또 씹히더군요. 톡을 보냈습니다. 할 얘기있다고 만나자고. 그랬더니 그제서야 답장이 와서는 전화로 말할 용기가 안나서 톡으로 말한다고 여기서 끝내는게 맞는거 같다고 얘기를 하더군요. 그걸 보고 통화 잠깐 하자며 제가 전화를 했는데 씹히고 톡도 씹혔습니다. 아마 연락처 다지웠겠죠 상대는. 너무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일어난 일이고 사귀고 이별했다고 하기엔 말도 안되는 기간이었기에 아무렇지 않을거 같았는데 왜 자고 일어나니 가슴이 쓰라리죠 마치 정말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진마냥..

이 글을 쓰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글 곳곳에 있는 제 행동의 문제점과 여자분의 심리가 뭐였는지 파악하고 싶고.. (이땐 이렇게 대처 했었어야했다 혹은 이 부분이 잘못했다) 또 이런일을 겪고 싶지 않아서요. 또 하나는 과연 이 여자분은 좋은 여자분이었을까 괜히 지금도 그 여자분을 놓친게 아깝다고 생각하는게 정상인지.

폰으로 쓰니 힘드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조언해주시는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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