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아하는 여자와 부모님 문제로 헤어진 푸념글 입니다

말년에유격 작성일 17.03.13 01: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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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형님들

어제 이별하고 글을 끄적이면 좀 나아질까하고 적어봅니다

저는 30대 초반으로 이 여자분과는 만난지 한달정도밖에 되진 않았습니다

연애는 20대에 두세번정도 했었고요

소개팅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취향도 관심사도 정말로 잘 맞아 급속도로 빠져들었습니다

제가 여자나 여자친구와 있을때 말을 적게 하는 편입니다

여자친구와도 통화를 잘 하지않는 편이었고요

하지만 이 여자분과는 대화를 해도 상대방 저 둘다 많이 말했고 통화도 한두시간씩 매일 했습니다
카톡은 하루 종일 했구요

너무 잘 맞아 일주일에 두번씩 만났습니다

어쩌다보니 잠자리까지 갖게되었는데 속궁합도 이렇게 잘맞는건 처음이었습니다 여자분도 그말을 했고요
(잠자리를 먼저 가지면 제가 가볍게 생각한다고 느낄까봐 조심스레 안하려했는데 여자분도 제가 정말 괜찮아서 하자고 했던것입니다)

원래는 저상황쯤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살짝 어필했습니다만
여자분께서는 헤어진지 오래되지않아 연애할 마음도 없는 상황에 어쩌다보니 소개팅에 나오게 된거라 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좋은 사람같아서 더 만나보고는 싶다 했고요

그렇게 말로만 사귀는 사이가 아닐뿐 여성분이나 저나 사귀는것과 다름없이 행동했습니다


어느날 밤 통화를 하고 잠에 들려고하는데

통화하고 있던걸 여성분의 어머니께서 들으셨고 엄청 다퉜다고 하더군요

실은 전 남자친구들도 어머니때문에 헤어졌다고

남자친구 자체를 맘에들어하시지 않아하시고

무조건 선을 봐서 부모님 맘에 드는 사람을 만나라고 그러신답니다

연애에 관해서는 정말 여자분이 봐도 어머니께서 너무 이상해지신답니다


그렇게 며칠 우울해하는 듯 해서 이래저래 좋아하는것 좋아하는곳 데려가주고 먹여주며 달랬습니다

괜찮아 진줄 알았는데

한 5일 전쯤 영상통화 하다가 눈물을 흘리더군요

왜그러냐니까 토요일에 만날때 얘기해준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랑 문제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구나 정도로 생각했지요


그리고 3일 전 목요일에 만났었습니다

대화하면서 약간 이별의 뉘앙스를 풍기는 말을 살짝씩 하더군요

바보가 아닌이상 어느정도는 감이 오더군요

그때 왜울었냐니까 토요일에 알려준다더군요

밥먹고 카페를 갔었는데 얘기하다가 제가 좋아한다고 말하니 또 눈물을 흘리더군요
(좋아한다고 말한게 처음이 아니라 자주했었습니다)

저는 달래주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착찹한 마음으로 토요일을 기다렸죠

토요일에 딱 봐도 마지막데이트인 양 빠듯한 스케쥴로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술을 마시고 졸려하길래 어깨를 빌려줬습니다

자는듯이 기대있다가 눈물을 또 흘리더군요

너무 분위기가 시끄러워 근처 공원에서 조용히 얘기하는게 나을거같아 나갔습니다


전 남자친구는 오래사겼는데 결국 헤어지게되어 상처도 많이받았고 스트레스도 심하여 정말 너무 힘들었답니다

어머니와 다툴때 혈압올라 쓰러져서 응급실 실려가신적도 있다고

설득하는건 불가능하다고 자기는 그 고통을 또 겪기가 정말로 무섭다고 그냥 선 보는 사람중에 좋아하는사람 생기면 결혼하는게 나을거 같다고 하더군요

처음엔 제가 좋은사람같아 호기심에 만났는데

만나면 만날수록 너무 빠져들고 좋아하게되어 너무나도 무서웠답니다

이미 너무 좋아하게되버렸고 여기서 그만하지않으면 또 견딜수없이 힘들것같다 하더군요

정말 미안하다고 이정도로 좋아하게 될줄알았다면 처음부터 안만났을거라고

오늘도 '그만만나자는 말 하루만 더 만나고 할까?' 라는 생각을 백번도 더 하였다고 합니다

저는 이래저래 설득을 시도해보았으나 그 여자분이 상처받는게 안타깝기도 했고

무작정 설득하면 되지않느냐 하기도 이미 그녀가 겪은 경험도 있고

얼마전 제 친한친구도 여자친구와 비슷한 문제로 헤어졌기에 조금이나마 더 이해가 갔습니다

나는 괜찮다고 말하며 그녀를 달랬습니다

그리고 그날이 마지막이 될것같아 선물로 제가 추천한 책 한권과(책을 좋아합니다) 영화 어린왕자에 별 나온는 장면을 보고 야광별을 사야겠다고 했기에

야광별과 편지 한통을 써서 (포장해서 당시엔 뭔지 모르게) 선물로 줬습니다

그렇게 서로 이렇게 잘맞는 사람 처음이었다고 고마웠다고 짧지만 행복했다고 이별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이런 여자를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더 붙잡았어야 했나 하는 후회와

편지와 야광별을 볼때 엄청 흐느끼며 우는 모습이 상상되어 괜히 줬나 하는 걱정이 교차하네요


겨우 한달 만났는데 몇년 사귄 여자친구 헤어진것같은 후유증이 오네요

야밤에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적다보니 굉장히 길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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