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중반 아져씨구요. 작년 말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열심히 놀고 있는 중입니다.
이 친구를 어떻게 알게 됐나면, 일때문이었어요. 저는 행사같은 걸 하는 사람이었고 이 친구는 그림을 그리는 감독같은 걸로
알게됐고 3년 정도 됐네요. 안지는 꽤 됐어도 자주 보는 사이는 아니었어요. 1년에 많으면 2~3번이죠. 행사같은 걸 하면
뒷풀이를 하는데 그 친구가 술을 좋아해서 새벽 마지막 자리까지 남았던 적이 있어서 그런 경유를 통해 알게 된 사람치고는
기억에 남았어요. 처음봤을 땐 만나는 사람이 있었구요. 아무튼 이렇게 일적으로 알게 됐고, 그냥 재밌고 귀엽다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저는 ㅎㅎ... 한번은 그런 적이 있네요. 어떤 프로그램같은걸 하는데 그 친구도 같이 하게 됐어서 회의를 하고
나중에 뒷풀이를 갔는데 그 친구는 일찍 갔어요. 그 친구 말고 같이 프로그램하던 사람들(저보다 나이 많은 인생 선배)이
먼저 간 젊은 2명의 여자애 중에 누가 더 맘에 드냐라고 물어봐서 둘 중이라면 그 친구가 더 낫다고 답했죠. 제가 좀 진지하고
재미없는 사람이라서 ㅎㅎ 여기까진 이 친구와 어케 알게 됐는지와 그 친구에 대한 제 인상정도,,,
인스타그램을 하는데, 일하고 있을 때 친구추가가 떠서 팔로했었어요. 얼마 안있다가 재밌는 것들을 많이 올리더라구요.
그림 자체가 귀여워서 재밌게 봤죠 ㅋㅋ 그리고는 작년 말에 제가 일을 그만뒀어요. 그 후로는 실제로 볼 일이 없는지라
인스타로만 소식을 접했는데, 어느 순간 제 인스타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도 달면서 언제 한번 술먹자고 하는거에요.
처음엔 내가 일 그만둔지 모르고 하는 소린 줄 알았어요. 행사를 자주하는 건 아닌데, 의지만 있다면 놀러와서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개방적인 성격의 것들을 많이 했던지라 그런 줄로만 알았죠. 저는 별스럽지 않게 놀고 있어서 시간 많다고
했고요. 그러다가 지난 7월인가, 코엑스에서 일러스트페어를 크게 해요. 안그래도 가려고 했는데, 그 친구가 부스도 연다니
겸사겸사 가서 오랜만에 인사라도 하면 좋겠다 싶어서 인스타에 댓글도 남기고 간다고 했더니 시작 당일은 상태가 별로라고
그 다음날 오는게 더 좋을거라고 하는거에요. 언제가든 상관없어서 원하는 날에 갔죠. 되게 오랜만에 뭔가 사석에서 만나는
느낌이라 더 어색해서 ㅋㅋㅋ 뻘쭘하게 인사나누고 그림 몇개 사고 했드랬죠. 아 갈땐 하리보 젤리 사갔어요. 거기 부스가
사람들 엄청 많고 말하고 하면 되게 기빨리거든요. 기력보충은 아니지만 그래도 ㅋㅋ 암튼 그때 만났을 때도 술먹자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나야 뭐 시간 많고 친구 없는 놈이라 뭐든 오케이라 그래요 했는데, 연락처를 알려달라는거에요 ㅋㅋ
일할 때 연락 많이 했으니 있을거라고 했더니 자기는 막 직원1 직원2 이렇게 저장해놨을거라면서 찾더라고요 ㅋ
사람들 와서 팔고 얘기하고 하다가 좀 있다 보더니 있다면서 나중에 연락준다고 하고는 짧게 만나고 전 집으로 왔어요.
가보신 분 알겠지만 사람 겁나 많아요 ㅎ... 오래 잡고 얘기하기 좀 그런 상황이고 어차피 뭐 길게 할 이야기도 없고...
그렇게 헤어지고 한달 정도 더 지나서 연락이 오더라구요. 제 생일이 8.25인데, 그날에 생일 축하한다면서 지금 해외라
기프티콘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며 ㅎㅎ 며칠 후에 보자고 하더라구요. 저야 뭐 물론 ㅇㅋ했죠. 그리고 약속한 날
만났어요. 단 둘이 보는 건 아니고 여3 남1 이런 요상스런 조합이었는데, 세명 다 일하면서 알게된 사람들이고 그쪽은
학교 동문들이라 뭐 저만 빼면 크게 어색하지 않았죠 ㅋㅋ 1차로 저녁 먹고 2차로 맥주 먹었는데, 조합 참신하다
잘 지냈냐 모 이러면서 놀다가 헤어졌어요. 근데 2차 자리에서 손바닥만한 케익 꺼내서 축하해주더라구요.
기대도 안했는데 ㅜㅜ 암튼 고마웠고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그 친구가 연애하고 있냐고 묻더라구요. 원래 이런거
잘 물어보나...긴가민가 하면서 머뭇거리니까 아 지금 연애하고 있는거 아니냐고 다시 묻길래 아니라고 했죠.
올 겨울에 짧게 만나고 헤어졌다니까... 나쁜 남자 스타일인가???하고 농담따먹기 하면서 자기는 헤어졌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기억력이 나쁘지 않아서 그때 그분이요?하니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언제 한번 행사할 때 저한테 소개한 적이 있거든요.
그리고는 뭐 소개팅했던 얘기 등등 하다가 자기는 오빠가 좋다(본인보다 나이 많은)라고 툭 던지기도 했고요.
암튼 전 민감하고 오해도 잘 하는 사람이라 음... 남 연애사가 재밌긴 하지만 왜 물어보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날 만남은 이런 묘한 느낌을 남긴 채로 끝났구요. 그때 했던 얘기 중에, 전 직장에서 가장 큰 행사를 9월에 하는데
거기 갈거냐고 묻더라구요. 폐막식은 가고 싶다고 했더니 스케쥴을 보더니 괜찮다고 했나 암튼 기억은 안나지만
그때 보자고 하면서 헤어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9월 중순, 열흘 정도 전이죠. 시간이 많아서 주말 토, 일 행사에 다녀왔고 마지막 폐막식에도 갔어요.
식 다 끝나고 뒷풀이도 했는데 친한 사람들이랑 같이 자리 꿰차고 놀고 있었죠. 한참 먹고 얘기하다가 1차가 끝날 무렵
그 친구가 오더니 인사를 하는거에요. 자리를 옮겨 다니다가 마지막에 앉은 자리가 거의 젤 안쪽 입구를 등진터라
누가 오고 가는지 안보였어요. 얘기하느라 정신도 없었구요 ㅋㅋ 그 친구가 다른 자리에 있다가 온건지 아니면 바로
내 자리 찾아서 온건지는 모르겠는데 바로 들어온 것 같은 모습으로(가방을 손에 쥐고 있어서) 오더니 00씨 오셨어요하고
옆 자리에 앉더라구요. 하지만 얘기할 겨를도 없이 이 친구도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랑 인사하고 연락처 교환하느라 ㅋㅋ
정신이 없었죠. 요즘 그 친구 인스타가 흥하고 있어서 아무래도 전보다 더 알아주는 듯 했어요. 암튼 상봉은 했는데
다른 사람이랑 얘기하느라 뭔가 1차에선 인사만 하고 말았어요. 그리고 2차를 갔죠. 감자탕집이었는데, 한 30명 정도
우르르 가서 3파티로 나누어 앉게 됐죠. 10/10/10 테이블이었는데 저는 입구에서 얘기하다 다른 분들보다 조금 늦게
들어갔어요. 그 친구는 먼저 들어가서 자리를 잡은 상태였고요. 저는 화장실도 급해서 나중에 자리 찾아서 의자에 가방을
걸고 화장실로 가려고 하는데, 그 친구가 아 나 00씨랑 얘기해야돼 하면서 자리를 옮기는 거에요. 그 행동을 뭔가 정면으로
보고 들은건 아닌데, 가방을 걸고 화장실로 가려고 몸을 움직이면서 자연스레 보고 듣게 됐죠... 그리고 화장실 다녀오니
제 앞-옆자리에 앉았더라구요. 암튼 사람이 너무 많아서 서로 얘기하고 그런건 별로 없었어요 ㅋㅋ 아시겠지만,
이사람 얘기하는데 거들고 저사람 얘기 거들고 섞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하다가 2차도 쫗났죠. 새벽 4시인가 5시인가
애매한 시간에 쫑났고, 일행 중 한명이 진짜 뻗어버려서 그분 호텔에 넣고 수습하느라 진땀빼고 ㅋㅋㅋ 뻗는 분이 여자분이라
호텔에 넣어도 걱정이 됐는지 그 친구를 포함해 한명이 더 좀 봐야겠다고 호텔에 남았어요. 정신없는데도 막 토하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ㅋㅋㅋ 남자들은 가보라고해서 나왔고 메세지로 고생이 많다고 또 보자고 하고 헤어졌죠.
이게 끝이에요~
그 후로 연락이나 뭐 이런건 없는데요. 구냥 궁금해서요 ㅎ...
나름 상세하게 적었는데,
요약하자면
1. 더 이상 볼일이 없는데 생일케익에 술자리-연애사 궁금
2. 나중 술자리에선 내 근처로 자리 옮김
이렇네요. ㅋㅋㅋ 일도 없고 사람도 안만나다보니 작은 거에도 이리 신경 쓰게 되네요.
조만간 아는 사람이 파티같은 걸 하자고 하던데, 그때 같이 가보자고 물어는 보려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