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을 주로 하다가 고민 글을 적어보네요..
결혼 5년차 아이 없는 부부 입니다. 저희는 원래 자녀 계획이 없었습니다.
아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결혼 했으면 낳는다는 마치 공식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경제적으론 대출 있는 아파트가 있고 외벌이로 한 달 한 달 유지하는 정도입니다.
대출 상환 완료 예정은 제 나이 53세 정도..
위에 말한거 처럼 저희는 원래 자녀계획이 없었습니다. 어쩌~~다가 아내가 아쉬운 표현을 했지만
제가 원하지 않는 아이를 굳이 낳겠다는 생각까진 안해서 바로바로 넘어가고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 시간이 흐르다 보니 아내의 친구들도 결혼하고 하나 둘씩 아이를 낳기 시작했고
이제는 아이가 없는 친구보다 아이가 있는 친구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친구들과 사이가 좋아서 워낙 연락을 자주하고 (영상통화 포함), 외출해서 만날 땐 아기들도
함께 만나다 보니 여자로서의 본능인지 문득 우린 앞으로도 아기는 없는 거냐고 진지하게 물어보네요..
저는 아이를 쉽게 생각 할 수 없는 이유를 말했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아기 침대와 유모차, 옷, 장난감 등 아기 용품에 어느정도 선까지 지출 할 수 있을지 논의가 되어야 하고, 문화센터나 어린이 집, 유치원 등 교육은 어느때부터 어느 수준까지 시킬 것이며, 아이가 20살이 되면 나는 60대인데 이후 자녀의 독립을 위한 지원과 우리 부부의 노후는 어떻게 할 것이고 등등 대안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그리고 남들과 비교하며 우울해 하지 않고 우리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겠냐고..
아내의 친구들은 남편을(혹은 시댁을) 잘 만났는지 애초에 맞벌이 없이, 큰 빚도 없이 결혼을 시작해서 비교적 여유로운 경제 생활을 하다보니, 결혼 전 부모 슬하에 있을 땐 비슷했던 생활이 결혼 후 각자의 가정에서는 차이가 나기 시작하는게 저도 느껴지더군요. 일일이 저에게 다 말하진 않았지만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백화점에 들렀고 이것저것 물건을 구매하는 친구들과 그러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에 마음도 상했던 모양입니다.
결혼 후 아내가 너무 우울해 할 까봐 어느정도 소비를 허용해준 제 책임도 있지만, 결혼 당시보다 연봉이 두 배 이상 오른 지금도 한 달 한 달 모이는 돈 없이(물론 아파트 대출이 생긴 탓도 있겠죠) 살다보니 아내가 얼른 재취업을 해서 조금만 도와줬으면 하는 마음에 서운함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 경력이 너무 짧고 신입으로 입사하기에도 많은 나이인 아내가 본인도 속상해 하는걸 보니 재취업을 다그치는게 자칫 다툼이 되어 서로 상처만 남길까봐 그냥 제가 버는 돈에서 아껴서 잘 살자고 다독이기를 몇 번 이지만 쉽게 개선 되지가 않네요.
그런 와중에 아이를 낳자고 하니, 과연 남들과 비교 안하고 스스로 다독이며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그리고 결혼은 우리의 선택이었지만, 우리가 선택하여 낳은 아이가 스스로를 행복하다고, 낳아줘서 고맙다고 할…아니 최소 왜 자기를 이런 환경에서 낳았냐고 원망받는 부모가 되진 않을지 걱정도 되구요… 물론 돈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한 가정이 되는 것도 아니겠지요…
말이 주절주절 길었는데 결국 현재의 경제적 환경과 아내의 생활력, 그리고 주변과 비교하며 서로를 비난 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등등이 아이를 가지는 것에 너무나도 큰 망설임을 줍니다.
자녀가 있거나 혹은 계획이 없는 결혼 선후배님들은 다들 어떤 판단으로 현재의 삶을 살고 계시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