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30대 남자의 넋두리입니다..

좋은아침 작성일 21.02.22 20:31:28 수정일 21.02.22 20: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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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 형님들 안녕하세요

여자친구와의 장래에 관한 걱정으로 혼자 끙끙 앓다가 답답한 마음에 넋두리라도 하고자 글 남깁니다.

 

저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라 부끄럽습니다.

제 성격상 어디가서 직접 말은 하지 못하겠고, 그렇다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혼자 끙끙앓다가는 병이 날것 같아 익명의 힘을 빌려 글을 씁니다.

 

앞으로의 선택은 제가 하는거지만 형님들의 여러 생각들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제 문제점이 있다면 신랄하게 지적해주세요.

겸허히, 그리고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인생경험이나 조언 한마디씩이라도 남겨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중간 중간 사설이 깁니다. 양해해 주심 감사하겠습니다.)

 

-소개 및 상황

 

결혼을 전제로 올해 6년째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제 나이는 30대 초중반이고 여자친구는 저보다 몇 살 연상입니다.

 

지난 수년간 저희 부모님께서 여자친구를 보고 싶어하셨는데

제가 계속 미루다가 작년에 큰 맘 먹고 여자친구와 함께 부모님을 뵈었습니다.

 

그동안 계속 미뤄왔던 이유는 혹시나 제 여자친구에게 기분 상할만한 말을 할까 걱정되서였습니다.

여자친구는 어려서부터 이혼가정에서 어머니 밑에 자랐는데, 제 아버지께서 이혼가정에 대한 편견이 많으십니다.

 

아버지 본인도 그렇게 자라오셨고

외삼촌 부부의 결혼생활을 보면서 더욱 생각이 굳건해지신듯 합니다.

(실제로 외숙모가 이혼 가정에서 자랐고, 외숙모의 이기적인 성격, 이간질 등으로 인해 외가 식구들 서로간의 관계가 깨졌습니다) 

 

그건 그쪽 문제고 이혼 가정에서 자랐다 해서 모두가 그러한건 아니라니라는게 제 생각이라

아버지께서 여자친구와의 장래에 대해 반대하시는 말씀과 안좋은 말씀을 제게 하실 때마다

개인적으로 몹시 괴롭습니다.

 

제 여자친구가 많이 이기적이고, 공감 능력도 떨어지는 독불장군 스타일인건 맞습니다만

저한테 있어서만큼은 정말 헌신적이며, 똑똑하고 생활력 강한 멋진 여자친구입니다.

 

설 연휴에 어머니께서 제게 연락을 하셨습니다.

여자친구는 부모님 뵈러 내려갔는지..

왜 물으시냐고 여쭤보니 하시는 말씀이

 

-(어머니)

...(중략)

 작년에 정식으로 얼굴 마주 앉아 식사하는 자리를 가졌고,

 둘이 결혼 전제로 만나는데 상대 부모님한테 안부 연락을 한번쯤은 할 수 있지 않나 싶어서

 아쉬운 마음에 네 여자친구 안부 물을겸 물어봤다.

 아직 너네가 결혼하지는 않았지만 미리 교감 쌓아서 친해지면 더 좋을거란 생각이 들어.

 

 네 여자친구가 혹시나 부담 갖을까 싶어서 작년 추석에 내가 먼저 문자하기도 했었고..

 xx이(제 남동생) 여자친구도 얼굴도 아직 안봤는데 먼저 안부 연락을 해오더라

 네 동생 여자친구랑 비교하고 싶지 않은데 사람 맘이 비교를 하게 되네..

 이번 설엔 혹시 먼저 연락해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는데 좀 아쉽다 라고 하시며 제 생각을 물으시길래

 

-(본인)

 뭘 바라시는지는 알겠는데 결혼도 아직 하지 않은 상황에 식사 한 번 했다고 해서 연락을 의무적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하는건

 좀 과하지 않나 싶다. 저 역시도 여자친구 어머님한테 안부 연락드려본적이 없는데 웃기는 상황아닌가. 

 여자친구한테 벌써부터 부담주고 싶지도 않고,

 물론 여자친구가 스스로 부모님께 연락드리고 하면 저도 기분 좋고 하겠지만..

 여자친구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해야지. 연락 드리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보는 것 자체가 강요하는 것 같아 꺼려진다.

 

 무겁고 불편한 얘기를 나누다 전화를 끊었습니다.

 

 (사설2)

 저희 부모님은 이미 경제적으로 나름 풍족하신터라 자식들에게 바라시는건 없으신데

 자식들과 안부 연락만큼은 자주 주고 받는걸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제 동생은 어려서부터 시키지 않아도 부모님 뿐만 아니라 집안 어른들께도 자주 안부 연락드리는 반면,

 저는 자주 연락드려봐야 딱히 할 말도 없고, 가끔 한 달에 2번 정도 연락드리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라

 20대때 까지는 누군가 시켜서 의무적으로 연락을 드리는 느낌이었다면

 30대에 들어선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잘난것 하나 없는 제가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것 같아 자발적으로 연락을 잘 드립니다.

 

(사설2-1)

여자친구와 연애를 한지 6년차인 지금까지

(연애 초기에 여자친구 집 앞에서 지나는 길에 잠깐 뵌것을 제외하곤)

정식으로 여자친구 어머니 얼굴을 한 번도 뵙지 못했습니다

연애 초기부터 지금까지 느껴왔지만 여자친구

어머니께선 저의 존재에 대해서 관심이 전혀 없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ㅎㅎ

오래 사겼는데 한번쯤은 궁금해서라도 보자고 했을텐데.. 제 착각이려나요..ㅎㅎ

 

여튼 여자친구 어머니는 매우 부자이십니다. (상대적인 박탈감이 들 정도로..)

자수성가를 했으니 자부심도 대단하실것이고,

듣기로는 성격이 매우 세다고 들었습니다.

 

2년전 여자친구는 전문직 시험에 합격까지 한 상황이고,

그 동생들도 모두 각각 전문직 시험에 합격했으니 더욱 자부심이 대단하시겠지요.

 

작년에 여자친구가 제 부모님과 식사한 이후로도

특별한 소식 없는 것보니 저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음에 대한 확신이 듭니다..ㅎㅎ

(작년에 여자친구랑 식사자리 갖은 이후로 저희 부모님께서는 주기적으로 여자친구 어머니는 만나봤는지 계속 물어보시는데..

 부모님이 괜히 속상해 하실까봐 회사 일, 코로나..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거짓말 했는데..부모님께 너무나 죄송스럽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두 달 전 쯤

 

여자친구 어머니께서

서울에 좋은 아파트 물건이 나왔는데

결혼해서도 서울에 계속 살거면 네 남자친구네랑

반반씩 부담해서 미리 사두자라는 제안을 여자친구를 통해 제안 받았습니다 

 

여자친구는 이러한 말을 제게 전하면서

자기 어머니가 저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는줄 알았는데,

우리 둘이 결혼 시킬 생각은 있나봐라며 좋아하는 기색이었지만

 

저는 여자친구와는 다르게 다소 불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까지 얼굴도 정식으로 못봤는데 벌써부터 집을..?

이러한 중차대한 사안을 직접도 아니고 전달해서 받고, 이걸 또 우리 부모님께 전달해야하다니..?

게다가 아파트 계약 시점도 거의 임박해 있는 시점에..?

 

 

 

다시 설 연휴 부모님 연락 시점으로 돌아와서

 

부모님과 전화를 끊고 불편해 보이는 제 표정을 본 여자친구가 무슨일이냐고 묻기에 

작년부터 저 혼자 끙끙 앓아왔던 이 문제를 말했습니다.

 

여자친구가 기분 상하지 않게끔 최대한 배려하면서 통화 내용을 전했지만

 

제가 우려했던대로 여자친구가 많이 부담스러워했습니다.

 

연애 초창기 때 부터 부모님께 주기적으로 자주 연락드리는 제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결혼 했을 때 본인도 의무적으로 연락을 해야할지도 모른다는 부담감과

작년에 정식으로 식사는 했지만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상황에 명절마다 연락해주길 바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

벌써부터 이러신대 결혼하면 시집살이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제게 묻더군요

 

그리고 여자친구 본인도 자기 어머니가 아파트 계약 같이 하자는 제안을 얼굴 한번 보지 않은 남자친구와

남자친구 부모님에게 갑자기 전하라는 말을 들었을때 이 소식을 들은 제 부모님이 얼마나 벙쪄하시고 기분 상해하실지... 

또 이 좋은 계약을 놓쳤다고 자기 부모님께서 제 부모님을 욕할까봐 스트레스 받아서서..

그 후의 전개가 훤히 보여 나름대로 혼자 끙끙 앓고 있었던듯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제게 하는말이

우리 둘만 놓고 보면 행복한데, 양가 부모님 때문에 결혼 못하거나 하더라도 깨지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우리 결혼하지말고 지금까지 그래왔던대로 살래? 라고 하더군요.(네, 양가 부모님 모르게 동거한지 몇년 되었습니다.)

 

평소처럼 즉흥적으로 하는 말이 아닌, 진심으로 하는 말임을 느껴서...

당장 명쾌한 해결방안도 없어서 그저 듣기만 할 뿐 대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 부모님께선 여자친구와 여자친구 친정으로 인해 제가 상처받을까봐 애초부터 만남과 장래를 반대하시는 상황이고,

여자친구 부모님께선 저에 대한 무관심

여자친구가 느끼는 저희 부모님과 결혼 생활에 대한 부담감..

이러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좋은게 좋다고.. 모두가 둥글게.. 무난하고 사이좋게 지내고 싶습니다.

제가 너무 이상만을 바라고 있는걸까요..?

 

너무나 사랑하는 여자친구인데..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결혼하지말고 지금처럼 지내자라는 말을 했을 때..

 

왠지 열린 결말을 보는것 같아 많이 마음이 씁쓸합니다.

 

그 이후로도 여자친구는 여전히 저를 사랑하는 것을 느끼지만

왠지 모를 슬픈 느낌이 여자친구를 볼 때마다 느껴져 저 역시도 내색은 않하고 있지만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쓰고보니 두서가 없습니다.

 

제 글을 읽고 답답함을 느끼신 분이 있으시다면 대단히 죄송합니다..

 

제 긴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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