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여자 지인에게서 연락왔다는 글의 후기입니다.

그럴수가야 작성일 21.07.22 0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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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분이 후기를 남겨 달라기에 이렇게 적습니다. ^^;

 

여자 지인께서 2주 뒤에 보자하셨는데 전날 일이 너무 많아져 요세 새벽에 취침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정말 죄송한데 한주만 더 약속을 미룰 수 있겠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한주 더 기다렸다가 이번주에 만났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드라마틱한 핑크빛 결론은 없었다”입니다.

그것도 그럴것이 2년만에 만나는 것이고 지인통해 듣기로는 저에게 연락했던 시점이 1년 만난 남자 친구와 헤어진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이라 누군가에게 마음을 표현할 상황이 전혀 아니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여자가 먼저 연락을 했지만 먼저 마음을 표현을 잘 안하잖아요?

 

입장을 바꿔서 저라도 그 자리에서 선뜻 마음을 내비치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입장에서도 2년만에 아무 연락 없다가 갑자기 만났는데 조심스럽더라도 호감을 표시한다는 건 뭔가 단계를 너무 많이 건너뛴 느낌이지요.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 한단계씩 밟아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화 과정과 상황별 단계에서 이제 첫걸음을 땐 사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단 이 이야기를 먼저 해야할 것 같습니다. 조금 희한한 상황인데 만나기 전날 그 여자분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여러분들 입장에서 “오잉? 이건 무슨 전개지? 갑자기 여자 엄마가 왜 나와?”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 여자분은 외동딸이고 아버지는 타지에서 일하십니다. 

 

평소에는 어머니와 둘이서 지냅니다. 그리고 자택과 직장이 대중교통으로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서 어머니께서 개인차로 출퇴근을 시켜 주시고는 했습니다. 그러다가 몇 번 마주친적이 있었는데 어쩌다가 그 어머니와 같이 식사를 몇 번했습니다. 그리고 어쩌다가 전화번호도 주고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직했을 때도 더 크고 좋은 회사에 갔다면서 축하한다고 전화도 해주셨고 작년에 코로나가 심해졌을 때는 안부 전화를 여자분 어머니께서 해주셨습니다.

 

여자분 어머니께서 저에게 호의를 많이 베푸셨고 저를 따뜻하게 대해주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어머니께서 여자분을 만나기 전날에 전화를 하신 것입니다. 만나는걸 아셨는지는 지금까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어머니가 조금 딸에게 집착이 심하신 편입니다. 평소에 인자하시다가 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눈빛이 달라지고 어쩔 때는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런 분이 만남 전날에 전화를 주신 것이 무슨 의도일까 생각하면서 부담되지만 전화를 받았습니다.

일단 저에게 전화한 것은 조금 무거운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딸이 직장에서 관계 때문에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몰상식한 동료 몇 명 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어서 이직을 시켜야 할지 고민이라며 저에게 하소연을 하시더군요. 그러시면서 딸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좀 나눠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안그래도 내일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잘됐다며 이야기를 잘 들어주라고 하시더군요.

 

다음날이 되었고 만나기 직전 저는 백화점에 가서 그 어머니에게 드릴 선물을 골랐습니다. 홍삼앰플을 사서 차 뒷자석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차를 타고 여자분이 일하는 곳에 퇴근시간에 맞춰 기다렸습니다. 그 동안 차를 큰걸로 바꿔서 제 차가 무엇인지 모를 테니 차번호를 카톡으로 가르쳐 주었습니다.

 

백미러로 그녀가 보였습니다. 2년만에 만났지만 너무 친근하고 편한 그 인상, 그 느낌 그대로였습니다. 조수석 유리창을 내려서 제 얼굴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앞자리에 앉아도 될까요?”하면서 조수석에 탔습니다. 만나지 않은지가 2년이나 흘렀더군요.

 

식사도 하고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타부서와의 마찰로 인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랑 같이 일할때도 그 부서가 그다지 좋은 인상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일이 커지고 말았더군요.

 

그 여자분이 부서에서 핵심 인물이고 거의 책임자급이어서 본인이 잘못한 것은 없지만 조금은 대화를 해보고자 찾아갔지만 상대 부서의 한 여자직원이 삿대질을 하면서 소리 지르며 뭐라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부서의 말단 직원 하나도 본인의 신경을 긁는 언행들을 하고 다닌다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여자분 어머니에게서 전날 통화로 들었던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와도 친했던 한 남자 직원도 그 쪽 편 비슷하게(?) 되어서 자기와도 관계가 애매해 졌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지금 회사에 자기편도 없고 이렇게 하소연할 사람은 저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여자분 어머니가 저에게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연장자이기도 하고 상사이기도 했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해주었습니다. 대체로 여자분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이었고 편하게 대화하고 차로 여자분 집앞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준비해 간 어머니 선물도 전해 주었습니다.

 

잘가라는 카톡을 몇 개를 주고 받았습니다. 그리고 여자분이 카톡으로 “힘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 달라”고 하더군요. 힘을 그쪽이 필요할 것 같은데 말이지요. 제가 “언제 한번 더 보겠어요?”라고 하니 “그러게요 시간되면 또 뵈요”라고 하며 차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그 어머니에게서 카톡이 왔습니다.

 

선물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언제 한번 얼굴 보자고 하시더군요. 언제 시간되면 집에 와서 차도 한잔 하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첫날은 그냥 아는 지인으로 만나 평범하게 헤어졌습니다.

 

여자분은 요세도 밤까지 집에서도 잔업을 한다고 하더군요. 새벽 1시나 2시 쯤에 자서 6시에 일어나고 있다면서 야근도 많이하고 피곤하다고 합니다. 헤어졌을 때가 거의 10시 다 되었을 때 인데 지금도 집에가서 일 좀 하다 자야한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이렇게 시간 내 준게 고맙더군요. 

 

서두에서도 말씀드렸듯이 2년 동안 거의 연락없다가 오랜만에 만난 것이기에 뭔가 마음을 전하고 그럴 단계는 아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갑자기 교제하자는 식으로 밀어 붙이면 마음을 열어놓았다가도 놀래서 뒤로 도망치는게 여자더라구요.

 

그래도 상황과 분위기를 보았을 때 계속 연락을 시도해도 될만한 상황이라 판단되고 가능성이 열려있는 분위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제가 나이도 있고 신중한 성격이다 보니 너무 급하게 하면 그 쪽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상황을 보았을 때 그렇게 부정적이지도 않은데 괜히 예민해 지고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천천히 연락하면서 가끔 만나지면 만나고 하다 보면 그 분도 마음을 조금씩 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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