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초로 몸싸움이라는걸 해본 상황대비가 종로구 정동의 현대본사에서 였었다.
이 당시에는 각 기동대경력들이 현대본사로 상당히 자주 출동을 나왔었다.
이때의 배치방식은 항상 동일하다.
1. 각 중대 기대마는 건물 뒷편의 주차장에 주차.
2. 건물 앞에 각 중대 경력들이 배치.
3. 우리 앞에 회사직원들(구사대?)이 스크럼짜고 배치.
4. 노조들 주차장에서 회사직원들과 몸싸움.(가끔 맞장도 뜸.)
5. 우리? 쌈구경.....^^;
거의 위에 나오는 대략 5가지의 패턴으로 돌아갔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우리 앞에 배치된 현대본사로고가 찍힌 점퍼를 입고 있던 직원들이 겪던 모습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회사생활하기 힘들다.. 라는 생각밖에 안든다.
일단 우리는 구경을 하는 입장이지만, 시위대의 경우는 앞에서 스크럼짜고 막고 있는 회사직원들과 몸싸움을 하게되면 밀고당기다가 멱살잡이하는 건 기본이요, 나중에는 주먹다짐까지 벌어지는게 다반사였다. 하지만 대부분 노조가 먼저 주먹을 휘두르고 현대에서 나온 직원들은 그냥 두들겨 맞고는 했다.(아마 그냥 맞고있는 걸 봐서는 폭력혐의자 고소를 위해서 본사의 지시가 있었던 듯 하다.)
물론 모든 노조원이 주먹을 휘두른건아니고 일부 노조원이 폭력을 휘두르고, 이걸 주변에서 말리는 노조원들도 있었다.
우리? 위에도 썼다 시피 쌈구경 정말 잘했다.
"쌈구경을 도시락싸들고 찾아다닌다는 사람의 심정을 알겠군~~"
하지만,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도 있는 상황이 벌어졌으니...
갑자기 노조원들 사이에서 "예라이~~ 새끼덜아~~ 이거나 먹어라~~" 하는 소리가 나더니, 뭔가 검은 비닐봉지가 스크럼을 짠 현대본사 직원들 머리위로 떨어지고 이어 들리는 현대본사 직원들의 비명소리와 우리코를 찌르는 악취~~~~
어디서인지 몰라도 인분을 담아다가 던진거다!
하긴 2년 2개월동안 상황대비 나가서 시위대덜이 던지는거 보면 참으로 기가막힌다.
(인분/ 소똥/돼지 똥/ 닭대가리 잘라다가 썩힌거/ 농작물 썩은거/계란썩은거/ 새우젖갈 썩은거/소피, 돼지피, 하도 많아서 기억도 안난다...)
암튼간에,
졸지에 날벼락(?)을 맞은 해당 직원들 뒤로 빠져서 우리 사이를 통화해서 본사로 황급히 뒤로 들어가는데,
그 두터운 차단경력들이 서둘러서 무슨 홍해가 갈라지듯 길을 열더라는 거다.(모세현상인가?)
냄새도 정말 독했지만(도대체 전날 뭘 먹은거야? - -;) 그 날벼락을 맞은 사람도 불쌍해 보였다. 정문으로 가지도 못하고 뒤로 돌아가더만....
암튼 인분폭탄의 위력은 현대본사 직원들에게는 거의 절대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들이 뒤로 다 빠져서 우리와 임무교대를 하는 형태가 되버렸으니까....)
그러더니.. 우리와는 몸싸움이 붙었다.
한동안은 우리앞에서 마이크로 한참을 떠들고 나서는 이어서 나오는 전형적인 멘트.
"동지 여러분~ 우리의 힘을 보여주기위해서 회사로 밀고 들어가겠습니다. 경찰여러분 길을 비켜주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경고 합니다. 이후 벌어지는 불상사는 경찰들의 책임이라는걸 알아주기 바랍니다. 동지 여러분 앞으로 모여주기 바랍니다~!"
이거, 도대체 누가 누구를 협박하는건가?
-디펜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