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본격적인 ‘저격수(狙擊手)’ 양성에 나선다. 저격수는 조준경이 달린 소총으로 수백m~1㎞ 이상 떨어진 적군을 단발에 맞힐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일종의 특수부대원이다.
군 소식통은 13일 “군에서 최근 저격수의 중요성을 재인식해 그동안 소대·중대별로 1명씩 형식적으로만 편성돼 있던 저격수에게 전문 저격용 소총과 조준경 등 특수장비를 단계적으로 지급하고 훈련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특수장비 지급이나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명무실했다. 북한군은 1만명 이상의 저격수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격수는 무인항공기, 로봇무기 등 첨단 디지털 무기가 주종인 현대전에 맞지 않아 보이는 아날로그형 ‘무기’. 이라크전 등을 통해 저격수의 위력이 새삼스럽게 평가되면서 우리 군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04년 11월 10일 반군(叛軍)들의 저항이 격렬했던 이라크 팔루자시(市)의 한 이슬람교 사원을 향해 미 해병대 1개 중대와 전투기, M-1 전차들의 공격이 하루 종일 계속됐다. 사원 점령을 위해 미군이 이날 하루 동안 쏟아 부은 소총탄만 3만여발. 전차포탄도 10발이나 발사됐고, 500파운드(225㎏) 폭탄을 떨어뜨리는 공습도 두 차례나 있었다. 이 정도면 1개 중대 이상의 적군도 격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미군의 공격대상은 서너 명에 불과한 이라크 저격수들이었다.
이라크전에 온갖 최첨단 무기를 투입한 미군을 가장 괴롭히는 것 중의 하나가 이런 저격수다. 한 이라크 저격수는 미군을 143명이나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CNN은 저격수가 미군과 동맹군 28명을 사살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보도해 미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