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대 배치받고...

비류 작성일 07.04.18 16: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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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대 배치받고 바로 그 다음 날입니다.

 

짬먹고 내무실에 돌아와서 각잡고 있는데...

 

고참이 부르더군요.

 

그래서 다용도실(?)이든가, 거길로 갔습니다.

 

참고로 저희 중대가 상당히 높은 고지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헬기장이 연병장에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밖을 보면... 구름이 밑에 깔려 있습니다. -_-;;

 

아무튼...

 

그런 환경이다보니 경치는 끝내줍니다.

 

 

 

 고참이 부른 곳에 가보니...

 

서 너명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컵을 들고 있더군요.

 

그 중 한 고참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 합니다.

 

문 턱에 기대어 섰는데...

 

그 문 밖으로 구름이 쫘악 깔린데다...

 

하늘은 약간 우중충...

 

정말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한 손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컵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담배를... 적당히 균형 잡힌

 

몸에 들어난 근육이 너무 멋진 겁니다.

 

정말 분위기 있다... 멋있다. ㅜ.ㅜ;;

 

그 고참이 문득 저를 보며...

 

미소를 짓습니다. 그 미소가 또 얼마나 남자답고

 

멋지던지... 같은 남자인 제가 봐도 정말 멋있더군요.

 

 " 자, 마시렴. "

 

 그 분위기 간지나는 고참이 제게 들고있던 컵을

 

내밉니다... 저는 감동에 감동... 이렇게 분위기있게

 

커피도 마실 수 있구나!

 

군생활 힘들다더니... 괜찮다!

 

이렇게 간지나는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저는 황송해서 마시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고참이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마시라고

 

권합니다. 저는 황송해서 고개를 숙인 체...

 

컵을 들어 마셨습니다.

 

 ' 음... '

 

 정말 몇 달 만에 마신 커피라서 그런가...

 

조금 짭니다. 물론... 아무리 간만에 마신다고 해도

 

커피가 짤리가 없겠지만요. -_-;;

 

어라, 그러고보니...

 

색이... 좀 붉습니다. 냄새를 살짝 맡아보니...

 

짠네와 매운 냄새가 납니다.

 

어.... 어....?

 

그 한 폭의 그림 같은 장소에서, 그 분위기 간지나는

 

고참이... 폼나게 기대서서 마시고 있던 것은...

 

뽀그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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