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 가치

똥꼬X 작성일 07.05.15 19: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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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모의 가치는 해양력 장악이라는 관점에서 그 본질을 찾을 수 있다.  16세기 콜롬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후 해외식민지를 운영하면서 막대한 富를 획득할 있었던 스페인은 무적함대가 영국에게 패하면서, 해양 장악력을 상실하고 급기야 그 국운마저 영국에게 밀리고 만다.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전함 127척과 9,000명의 해군과 수병 8,000, 육군 1만 9000, 대포 2,000을 가진 대함대를 만들고, 메디나 시도니아 공작을 사령관으로 임명하였다. 1588년 5월 28일 포르투갈의 리스본을 출발한 대함대는 네덜란드 육군 1만 8000과 합류하여 영국 본토에 상륙할 예정이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하워드경(卿)을 사령관으로 하고, 호킨스, 드레이크 등의 명장을 배치하여, 전함 80척, 병력 8,000으로 싸우게 하였다. 영국함대는 수적으로 열세였으나 기동력이 뛰어나고 선원들은 잘 훈련되어 있었다. 무적함대는 플리머스 연해에서 영국함대를 잡으려 했으나 실패하고, 8월 7일 칼레 연해에서 영국군의 화공(火攻)에 의한 야습으로 타격을 입었으며, 그라블리느 해전에서 결정적 타격을 받아 54척만 본국으로 돌아갔다.

   무적함대의 패배는 스페인의 해상무역권을 영국에 넘겨주고 네덜란드가 독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서 기동성이 뛰어난 함정의 중요성과 해양력을 장악하므로써 바다를 지배하는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격언을 실감할 수 있다.

   과거 巨艦巨砲를 근간으로 하던 해양세력의 판도는 비행기가 발명되어 속도와 기동성을 무기로 戰力化하기 시작하면서 그 자리를 항공세력에게 빠르게 빼앗기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진주만 기습과 미드웨이 海戰으로 대표되는 태평양전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태평양전쟁 기간 중, 과거에 위력을 발휘하던 거함거포의 함정들은 전쟁기간 내내 戰果를 올리기는커녕 전쟁기간 내내 적항공기로부터의 공습에 전전긍긍해야했으며,  戰艦 야마토 같은 경우는 항모에서 출격한 미해군기들의 공습에 무력하게 침몰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거함거포 시대는 끝나고 항공기를 탑재한 항모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항모는 함대로 구성되기 때문에 현대 해양무기의 총체적 집합체에 다름아니다. 항모함대는 수중으로는 잠수함, 수상으로는 순양함, 방공구축함, 대잠구축함, 보급함이 모두 한 패를 이루어 움직이는 유기체로서, 각 함정의 무기체계나 방어체계가 서로 synergy 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항모는 바다의 요새이며, 엄청난 공격력을 갖춘 이동 공군기지이며, 현대판 무적함대가 되는 것이다.

   항모는 특정지역에 고정되어 있는 기지와는 달리 이동하는 해양기지로 상황에 걸맞는 작전수립이 쉽다. 자국이나 자국의 파견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무력투사나 정치적 압력등을 행사하고자 할 때, 막강한 항모전력을 해당해역에 파견함으로써 힘의 외교나 힘의 지배에 의한 평화를 유지케 해준다. 이것은 항모가 한 나라의 적극적 실력행사를 전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심리적 정치적 압박용이라는 부가적인 가치를 지닌다는 뜻이다. 실제로 국제분쟁지역이나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항모함대를 급히 파견하는 강대국의 모습을 자주보게 된다.

   우리나라처럼 대부분의 자원과 에너지원을 수입해야하고, 가공된 상품을 수출해야만하는 경우, 안전하고 안정된 해양통로는 더욱 중요하며, 이를 위하여 원거리 해양에서 벌어질지도 모를 불이익이나 안전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항모함대와 같은 해양에서의 무력투사방법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무역항로나 필요한 항로 곳곳에 중간기지를 둔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겠지만, 식민지시대도 아닌 오늘날에 와서는 그런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따라서 그런 해외기지에 상응하는 효과와 위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바로 항모인 것이다.

   그러나 어느국가나 항모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거함거포시대에도 그랬던 것처럼 항모운영을 위한 충분한 경제력과 의지라는 공급적 측면 뿐만 아니라, 지켜야 할 바다(at the see, from the sea, for the sea)라는 수요가 함께 있어야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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