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폭력 입니다. 전쟁이라는 폭력이죠. 폭력은 인간 본성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폭력은 일종의 유희거리로 전락했습니다. 과거에도 폭력은 일종의 유희였지만, 지금은 그것이 더 심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는 폭력의 정당성으로까지 이어지는 현대사회의 불합리는 어찌보면 우리가 스스로 자초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폭력을 알아보기 위해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전쟁 영화는 철십자 훈장(Cross if Iron) 입니다. 이 영화는 폭력 미학의 거장 샘 페킨파 감독의 유일한 전쟁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얘기하려면 샘 페킨파 감독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샘 페킨파 (David Samuel Peckinpah = Sam Peckinpah) 감독의 영화는 폭력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상당한 수작들입니다. 이 감독의 영화들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사람이 피를 흘리며 죽는 과정 등에서 슬로우 모션 등을 취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어떤 메세지를 그리고 생각할 시간을 줍니다.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폭력 쾌감일 뿐이다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걸 저도 느끼기에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폭력이라며 본질에 대해 깨닫길 권하죠. 저 역시 이 의견에 동의 합니다. 그러고 보니 네말도 맞고 네말도 맞다 가 되어버렸네요. 어쨌든 "폭력"의 의미를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했다는 점이 샘 페킨파의 공로일 겁니다. 이런 감독의 작품 덕택에 헐리웃은 지금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의외로 헐리웃은 이 감독을 싫어했습니다. 그의 대표작을 잠시 살펴보면
와일드 번치(Wild Bunch, 1969)
94년에 알렉 볼드윈, 킴 베이싱어 주연으로 다시 만들어졌죠.
스트로 독스(Straw Dogs, 1975)
철십자 훈장(Cross of Iron, 1977)
등이 있습니다. 샘 페킨파는 이 작품들로 쿠엔틴 타란티노나 오우삼 감독에게 아주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나 샘 페킨파의 작품을 보신 후에 오우삼 감독의 첩혈쌍웅, 영웅본색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철십자 훈장 속으로 빠져볼까요~ 전쟁에서의 폭력과 인간군상을 살펴보죠~
영화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요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로 시작합니다. 오프닝 음악은 전시 프로파간다 영상이 붉게 변화는 과정을 되풀이하며 함께 나오는데, 이 동요는 원래 독일의 민요 꼬마 한스(Hänschen klein) 입니다. 전주는 이렇게 시작하죠. 그리고 노래가 중간에 끊기며 군가들이 섞여 나옴을 반복합니다.
Hänschen klein ging allein In die weite Welt hinein.
핸~셴 클라~인 깅 알라~인 인 디 바이테 벨트 하이넨~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오너라~
원래 뜻은 집을 떠난 어린 한스가 어른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기 까지의 과정을 부른 노래입니다. 왜 이 노래를 오프닝으로 썼을까요? 잘 생각해보세요~ 전 모릅니다...-.-;;
때는 1943년 러시아 동부전선. 여기 아주 노련한 하사관이 주변을 살펴본다. 그의 이름은 슈타이너(Rolf Steiner역 James Coburn), 현재 계급은 중사(Feldwebel). 그리고 화면은 컬러
로 서서히 바뀐다...
연대장 브란트 대령
연대부관인 키젤 대위
연대장 브란트 대령(Oberst Brandt 역, James Mason)은 유개호 안에서 소련군의 박격포 공격에 먼지를 뒤집어 쓰고, 연대부관인 키젤 대위(Hauptmann Kiesel 역, David Warner)는 슈타이너에게 무전 연락을 취하지만, 소련군의 박격포 지점을 파악한 슈타이너는 무전을 무시하고 소련군을 공격한다.
공격을 마친 뒤 분대원들에게 잘 했다고 칭찬하는 슈타이너. 그리고는 부하가 챙긴 파퍄샤(PPSh-41)를 뺏고는 탄약도 챙겨오라고 한다. (독일군이 장탄수가 많은 파퍄샤를 노획해서 잘 써먹었다는 얘기는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그 때 포로로 잡힌 소련군 소년병사... 슈타이너는 소년병이 하모니카를 부는 것을 보고는 어린 소념임을 알고 죽이지 않고 그냥 데려가기로 한다.
슈트란스키 대위
트리빅 중위
이 때 연대본부에선 슈트란스키 대위(Hauptmann Stransky 역, Maximilian Schell)가 새 중대장으로 보임하고 연대장과 연대부관 그리고 슈트란스키 중대의 새 부관 트리빅 중위(Leutnant Triebig 역, Roger Fritz)와 인사를 나눈다.
하지만 전쟁에 지친 키젤의 발언에 그것이 이상하다며 연대장에게 전쟁터에서는 신경 쓸 필요 없는 머리를 빗으며 따진다. 연대장은 화제를 돌리기 위해 슈트란스키에게 묻는다.
"왜 프랑스에서 지원했는가? "
"철십자훈장을 따려고요. "
하지만 본부 안의 누구도 동의하는 표정을 짓지 못합니다. 지루한 슈트란스키와 연대장의 대화 속에 마이어 중위(Leutnant Meyer 역, Igor Galo)로부터 슈타이너가 귀환한다는 보고를 받은 연대 본부는 순간 밝아지고, 슈트란스키에게 슈타이너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좋은 병사다... 하지만 자네에겐 골칫덩어리일지도 모른다네..."
그에 덧붙여 키젤 대위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신화이며 마지막 희망이다... 하지만 위험한 인물이다."
마이어 중위
마이어 중위에게 중대 소개를 받던 중 슈타이너가 돌아오고 둘은 첫 대면을 하게 됩니다. 슈트란스키는 소련 소년병사를 보고는 소련 포로는 살려두지 않는다며 죽이라고 명령하지만, 슈타이너는 직접 죽이라며 명령을 거부하고, 슈트란스키는 직접 권총을 꺼내지만, 슈타이너 분대의 눈치 빠른 슈너바트 병장(Gefreiter Schnurrbart 역, Vadim Glowna)은 자기가 처리하겠다면 위기를 모면한다.
쉬고 있던 분대에 신병 이등병 디츠(Schütze Dietz 역, Michael Nowka)가 온다.
중대본부에서 슈타이너는 보고를 하고, 슈트란스키는 슈타이너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슈타이너를 상사로 진급시키지만 슈타이너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슈타이너의 편인 마이어 중위는 슈트란스키 대위는 전형적인 프러시아 귀족 출신 장교라며 그에게 너무 대들지 말라고 충고하지만 슈타이너는 슈트란스키 대위는 내 세상에 들어왔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한다. 슈타이너의 "내 세상"은 과연 무엇일까요? 잘 기억하세요...
슈타이너는 마이어 중위를 이끌고 유개호로 들어가고, 분대원들은 마이어 중위의 생일을 축하해준다.
한편 중대본부에서 트리빅 중위가 그의 당번병과 동성관계인 것을 안 슈트란스키 대위는 비열한 웃음을 짓고.... 결국엔 둘의 약점을 잡아낸다.
한편 슈타이너는 슈버바트와 전쟁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소년병을 데리고가 전쟁에서의 이성이 무너지는 것은 더 이상 없어야한다며 몰래 달아나라며 풀어주고, 소년병은 답례로 하모니카를 주고 떠난다.
하지만 소년은 멀리 가지 못하고 새벽에 급습을 위해 이동하던 소련군의 총에 죽고만다. 이를 본 슈타이너는 울분을 토하지만 소련군의 공격에 어쩔수 없이 참호로 되돌아가고...
반격을 지휘하던 마이어 중위는 참호에 돌입한 적에 의해 죽고 만다. 한편 부하를 구하기 위해 참호 밖으로 나간 슈타이너는 부상을 당하고 후방 병원에 이송된다.
병원에서 슈타이너는 간호사 마르가(Marga 역, Véronique Vendell)의 간호 속에 부상을 회복하지만 분대원들의 환영을 보게 되고, 마르가와 잠시 사랑에 빠지지만, 그는 전우들을 선택한다. 마르가의 슬픈 눈을 뒤로 하고...
돌아온 슈타이너를 기다리는 것은 훈장에 눈이 먼 슈트란스키 대위, 그는 슈타이너를 만나자마자 자신이 지난 번 적의 공격을 물리친 것에 대해 철십자 훈장을 받으려면 두 명 목격자의 사인이 필요하다면서 트리빅 중위의 사인은 받았으니, 슈타이너의 사인이 필요하다고 사인을 요구한다. 하지만 슈타이너는 계급과 지성, 사회 계급을 들먹이며, 또 집안의 수치가 되지 않기 위해 훈장이 필요하다는 슈트란스키에게 당신은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연대장과의 면담에서 반격을 지휘한 것은 슈트란스키 대위가 아니라 마이어 중위였다고 말한다. 트리빅 중위는 동성애 문제로 인해 슈트란스키에게 협박을 당하여 위증을 하지만, 연대장과 부관 키젤 대위는 부대원들의 면담 결과를 바탕으로 거짓임을 밝혀내고, 슈트란스키와 트리빅을 군법재판에 회부하기로 한다.
하지만 슈타이너는 그를 재판에 회부하는 것을 망설이고, 연대장이 슈트란스키를 쫓아낼 기회인데 왜 망설이냐고 묻자 그와의 불편한 관계는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연대는 철수 명령을 받고 철수하지만 슈트란스키 대위는 일부러 전화선을 끊어 슈타이너가 속한 소대에게만 철수를 알리지 않는다.
그리고 대규모의 소련군의 공격에 슈타이너의 정찰 소대는 분투하지만 괴멸하고, 슈타이너의 분대만 살아남아 쫓겨나게 된다. 하지만 소련군 전선에 갇히게 된다.
후퇴한 연대에서는 연대장과 부관이 슈타이너의 증언 거부로 슈트란스키 대위가 철십자 훈장을 받고 파리로 가게 되었다며 불만을 표시한다. 그러나 연대장은 여전히 슈타이너를 걱정한다.
한편 탈출을 감행하던 슈타이너의 분대는 다리를 경비하던 다수의 소련 여군들을 포로로 잡게 되고, 이 과정에서 미인계에 넘어간 졸 과 디츠 가 죽게 된다.
연대가 소련군에 의해 다시 포위되어 전멸될 위기가 닥치자 연대장 브란트 대령은 평소 아끼던 부관 키젤 대위의 전속을 사단장에게 부탁하고, 키젤에게 사단으로 떠날 것을 명령한다. 키젤은 거부하지만 연대장은 자네 같은 사람이 전후에 필요하다며 설득한다.
슈타이너의 분대는 여군들에게서 뺏은 군복으로 포로를 이송 중인 척하며 소련군의 전선을 넘지만 곧 양군 전선 사이에 갖히게 되고, 음성송신이 고장난 무전기를 모르스 부호를 통해 자신들이 간다는 것을 아군에게 알리지만, 무전을 수신한 슈트란스키는 트리빅에게 이들이 넘어오면 알아서 처리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를 모르는 슈타이너 분대는 독일군 진지 가까이에 도착해 손을 들고 다가가지만...
아군 진지에 도착한 슈타이너와 남은 분대원들은 슈트란스키의 명령이라고 강변하는 트리빅을 죽인다. 그리고 슈타이너는 분대원들에게 자신은 빚을 갚으러 갈 것이니 자신을 떠나라고 말하고 도망치려는 슈트란스키를 찾아간다.
슈트란스키를 찾은 슈타이너... 오히려 슈트란스키는 당당하게 슈타이너에게 분대원들이 어딨냐고 묻고, 슈타이너는 슈트란스키에게 네가 나의 분대원이라고 말하며, 그에게 총을 쥐어준다.
그러자 슈트란스키는 프러시아 귀족이 뭔지 보여주겠다며 말하고, 슈타이너는 철십자 훈장이 뭔지 보여주겠다고 한다.
한편 연대는 무너지고 연대장은 남은 병사들과 사투를... 그리고 Hänschen klein 이 흘러나오며, 슈타이너가 슈트란스키에게 전투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슈트란스키는 막상 전투에서 당황하며, 총을 재장전 할 줄도 모르고.... 이 모습을 본 슈타이너는 크게 웃는다...
결국 슈타이너의 세상에 들어온 슈트란스키는 철십자 훈장의 전장 속으로 뛰어든다...
ps. 연휴가 지났군요... 그럼 새 주일 힘차게 시작하시길~
ps2. 이 영화를 보시면 실제 기동하면서 전투를 벌이는 T-34/85 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 장면을 보려고 봤다가 감독하고 배우들보고 놀랐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