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vietvet.co.kr
(퍼온이 : 3편에 동영상 링크는 꼭 보시길 대전차지뢰 밟은 아군 트럭 견인하던 차가 또 전차지뢰 밟는 가슴아픈 영상...)
따불빽 메고 오음리에
1969년 겨울이 시작되는 12월...
임진강 북쪽 DMZ 철책선 부대교체가 되면서
파월차출 명령을 받았다.
대남방송이 왕왕 들리던 GP근무 쫄병시절을 마감하고
춘천 '오음리'로 향했다. 월남 전장으로 가기 위한
4주간의 실전훈련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차출병력이 훈련소에 집결되었고
짋어지고 온 따불빽의 낡은 소지품들은
월남전선에서 쓸 쌔삥옷과 정글화로 교체되었다.
그날 저녁식사에는 통닭 한마리씩이 나왔다.
과분한 특별대우에 한줄기 불안감이 스쳐갔다.
훈련이라면 지긋지긋 하지만
월남전의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요령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받았다.
잘 있거라 부산항
춘천역에서 환송식이 시작되었다.
태극기를 손에 든 환송인파는 끝없이 이어졌다.
떠나는 열차에 이별이 시작되고
전우의 연인들은 눈시울을 적셨다.
음료수와 간식이 꾸역꾸역 열차에 올라왔다.
마지막 환송식이 부산 부두에서 있었다.
"아느냐 그 이름~ 무적의 사나이~" ♬♩♪∼
군악대는 쿵짜쿵짜 울려대고
커다란 미군의 수송함에 백마와 청룡이 탔다.
배위의 전우들이 오색 색종이를 길게 늘어뜨렸다.
아래에서는 가족과 연인들이
그 오색종이의 끝을 잡았다.
"부우우웅~" 뱃고동 울리면서 수송함은 떠난다.
오색 색종이가 끊어진다...
절규하는 여인이 보인다...
"잘 있거라 부산항아!... 꼭 돌아 올테니..."
전쟁터로 가는배...보내는 님... 이 심정 누가알까?
엘리베이터 있는 수송함
베트남까지 일주일간 항해를 한다.
수송함은 건물10층 높이는 될것 같았다.
난생처음 선실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 보았다.
미군위주의 선실식당에서 양식으로 식사를 했다.
첫날은 고기, 소세지, 과일들이 너무 맛이 있었다.
그러나 둘째날부터 된장과 김치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배멀미가 심한 전우들은 꼬박 일주일을
아무것도 먹질 못하고 목구멍에서 노란물까지
쪼올쫄 올리던 고생스런 항해였다
참으로 신기한건 배멀미로 그렇게 고생하던 전우들이
땅을 밟는 순간... 멀쩡하니 팔팔해진다는 사실이다.
취침점호 3층침대, 함상에서 조난교육, 넓직한 선실식당
청룡은 다낭에서 내리고
겨울 야전잠바를 입고 출발했는데, 점차 열대의 날씨를 느끼게 한다.
긴 항해 끝에 '다낭' 항구에 도착했다.
갑판에서 처음 느낀 베트남 하늘은 너무도 이국적이다.
헬리콥터가 번갈아 날고 가끔 전투기 굉음은 전쟁터 근방에 온 느낌을 준다.
'다낭'항구에서 청룡 파월병력이 내리고
귀국하는 해병, 청룡 귀국병력이 승선한다.
새카만 얼굴에 눈빛만 반짝반짝 빛나는
전쟁터의 생존자들을 만났다.
'나트랑'까지 같이 타고갔다
살아서 돌아가는 그들이 개선장군처럼 보였다.
선실 이쪽저쪽에서 환전거래가 시작되었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어쩌면 필요없을지 모르는
한국돈과 월남돈의 교환이 이루어졌다.
나트랑에서 투이호아로 가다
'나트랑' 항구는 접안할 부두가 없어
상륙정을 타고 모래밭에 내렸다.
'투이호아' 지역이 "백마의 최전방"이라고
파월동기들이 나를 위로하고 떠나갔다.
백마부대의 최전방
"투이호아"를 향해서
트럭의 행열은 꼬리를 물고
정글을 헤치고 고개를 넘는다.
투이호아까지는 북쪽으로
120km를 더 올라가야 된다.
파월 초짜들이 탄 20여대의 작전트럭이
꼬리를 물고 북으로 북으로 올라간다.
갑자기 앞서가던 APC 장갑차가
드르륵!!! 요란한 굉음을 토하며
연기를 품어낸다.
조마조마 쫄아붙은 가슴이 벌렁거렸다.
마을에서 교전이 벌어졌단다.민간인 차량과 버스들이 길게 늘어섰다.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 있는지
그들의 표정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이다.
단지 더위를 피할 그늘이
더 필요한 모양이다.
APC 장갑차
월남전쟁은 산발적인 게릴라전이다.
정면으로 맞딱드려 서로를 겨누는 그런 전쟁이 아니다.
작전을 할 때에도 탱크는 없었고,
헬리콥터 기동력과 전투기의 폭격,
포병부대의 대포가 주력 화기였다.
전후방이 따로 없고, 수림으로 뒤덮힌 정글 어디선가
나를 노리는것 같은 긴장감...
그나마 위안이 되는것은 APC장갑차 였다.
베트콩이 출몰하는
혼바산 고갯길 정글지대를 통과 할때면
고개를 들 수 없도록 무차별 위협사격을 가해놓고
우리의 수송차량들을 인솔해 간다.
주월백마부대 30포병대대
미군의 Air-base 활주로가 있고 해변쪽에 '도깨비'부대가 주둔하고,
혼바산쪽으로 겹겹이 50m 정도 철조망이 둘러쳐진 요새같은 곳,
일명 '독수리'부대 '백마 9사단 30포병대대'가 있었다.
혼바산을 넘어오던 긴장감을 풀기도 전에
포대의 요란한 대포 소리는 우리를 그렇게 환영하고 있었다.
따뜻한 전우애가 있는 나의 보금자리...
"상병 '최진현'외 7명은 1970년 1월 26일부로 월남파병을 명-받고 이에 신고합니다!..."
다시만난 훈련소 동기
어떤 놈들이 왔나?
월남고참(?)님들이 궁금했던지
이것저것 물어온다...
목이 탔지만 열심히 대답했다
누가 어깨를 툭치면서
"니도 월남에 왔나? 반갑데이"
머나먼 이역땅에서 훈련소 동기를 만났다.
생소하던 분위기가 환해지는것 같았다.
같은 내무반에서 빳다 맞아가며 정이 든
훈련병 시절 동기를 만났으니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우와...감동대! 여기서 만나다니..."
말문이 터지면서 궁금한걸 쏟아부었다 .
그런데 이넘이 고참행세를 하려 드는구나.
몇달 먼저왔다고 '월남고참'이라나?...
2편에 계속됩니다.
중복이면 얼른 귀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