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 이야기 2편

sirdnly 작성일 08.07.10 19: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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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이션과 K-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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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남전의 작전지역에서 밥대신 먹던 씨-레이션 내용물 -

미군 보급품의 커다란 깡통의 고기들로 독수리 식당 박병장님은

볶아도 주고 무쳐도 주고 정성을 다 하지만... 더위먹은 입맛 때문에 살로가지 않는다.

불면 날아가는 '안남미' 쌀밥이라 젓가락으론 못 잡수시는 정도이니 식사시간은 고역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만들어 보내주는 김치깡통이 들어있는 K-레이션이

전우들에게 최고의 인기였다. 비록 오는 도중에 쉬어 꼬부라졌지만...

C-레이션은 작전용으로 나오는 미군의 비상식량으로

비스켓,코코아,담배, 껌.커피,버터 같은게 들었는데 한국군 체질에는 간식밖에 안된다.

plife09_1.jpg 백마 도깨비부대 수색중대 용사들이

헬기로 공수된 그들의 식량인

C-레이션 박스를 보급받고있다.

 

 

뚫릴뻔한 철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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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3월 30일

달도 없는 깜깜한 밤.. 취침중에 비상이 걸렸다.

모두 놀라서 일어나 어둠속을 더듬어서

실탄과 M16소총을 챙겨서 관망대 경계호로 투입되었다.


철조망 위로 조명탄이 올라가고 관망대 k50중화기가 불을 뿜었다.

보이진 않지만 뭔가 있는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철조망 너머로 M16을 밤새도록 쏘아댔다...

새벽녘에 동이 트면서 10m앞 전방 철조망 밑에 시체들이 보이는데...


이튿날 새벽에 확인하니

빤스만 입은 다섯명의 베트콩...

폭약을 가지고 50m도 넘는 겹겹이 쳐진 철조망...

부비트랩 인계철선이 거미줄처럼 쳐진 철조망밑을

거의 통과하구서 빈 맥주캔을 달그락 짚은 것이다.

아수라장이 될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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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파를 발견한 전우는 훈장받고 고국휴가를 갔다.

예하부대에서 견학을 많이와서 한동안 북적거렸다.

"정규한" 사단장님도 노획한 전리품들을 돌아보며

부대원들의 철두철미한 전투태세를 높이 치하하셨다.

 

독수리극장의 영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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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하루일과를 정리하면 독수리 강당으로 모인다.

고국에서 일주일에 한두편씩 한국영화 16mm필름을 보내준다.

비디오는 꿈도 안꾸던 시절이다.

한국영화가 없는날은 미군 Air-base에서 빌려온

자막없는 미국영화을 돌린다.


통신대 고참이 귀국을 앞두고 영사병 임무를 나에게 맡겼다.

털털거리는 고물 영사기 였지만, 딱고,조이고,기름쳐서

전우들을 즐겁게 해야하는 특명이었다.

미군부대 영화필름창고에 가서

중공제 영웅 만년필 뇌물로 주고 손짓발짓해서 빌린 영화...

"패튼 대전차군단"이 기억에 남는다.

 

박격포 날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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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바산 밑에서 우리 진지로

가끔 포탄이 기습적으로 날아온다.

10발에서 20발정도 날아오는데

첫발이 떨어진곳에 한꺼번에 떨어진다.

낮에 조준해서 설치해 놓았다가 초저녁에 와서

한꺼번에 까넣고 줄행낭을 치는것으로 생각된다.


벙커 저편에서 첫발이 폭발하면 모두들 벙커에서 튀어나와 불꽃구경을 한다.

처음엔 겁이 많이 났었지만 포탄이 날아와도 겁들이 없어졌다.

장교님들의 고함소리가 들린다.

"야 이넘들아! 벙커로 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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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서 온 위문단 

 

고국의 위문단이 30포에 오던날

모래밭인 연병장에 확성기 장치를 했다.

성능이 보잘것 없어 크게 나오지 않았다.

야간엔 박격포도 우려되고 조명도 때릴수 없어

벌건 대낮에 위문쑈가 진행되었다.

아무래도 여자가수와 무희들이 전우들을 설레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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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남진'도 오고 '진송남'도 왔다.

앵콜! 앵콜...소리가 우렁차게 들렸다.

나를 답답하게 만드는건

볼륨을 끝까지 올렸는데도 무대에 나가는 가수마다

"볼륨 쬐끔만 더 올려 주세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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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란 샤스입은 말없는

그사람이 어쩐지 나는 좋아..."

한명숙 여사가 젊었을적에

그나마 시설이 괜찮은 백마 도깨비 극장에서

앵콜세례를 무지하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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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보들한 언니들 말고 머시마들 지금 어디서 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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