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50제대

드릅나물 작성일 08.09.23 19: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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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하는 디씨 밀갤 내무반 미스터김 님의 글 발췌.

 

 

80년 말에서 90년대 초로 기억하오.
본햏은 신촌과 가까운 마포 공덕동에 살아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각종 시위를 참 많이
목격했다오. 특히 아침에 통학할 때면 6호차{페퍼포그로 불리는 개스차, 6호차의 뜻은
당시까지(본햏 의경 복무하던 93-95년) 개스차가 6번 개량됐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오.
지금 개스차는 파란색이니 7호차라 부르오?}가 항상 카센터에 입고돼 정비받고 있는 상태였소.
친구들과 그 안을 들여다보며 코를 움켜 잡았던 기억이 나는구려. 검정색에 독수리마크 붙어있는
경찰마크와 219숫자 그리고 화염에 그을린 자국의 압박이 멋있어 보였소. 또한 당시 의경 전경들은
국방색 기동복과 진압복을 입고 있어서 그들의 포스 또한 대단했소. 또 하나 그들은 하나같이
록가수처럼 장발이었소. 그래서 그들은 군인처럼 보이지 않았고 이상한 세계에서 온 사람들 같았소.
 

 

본햏이 시위를 목격했던 곳은 신촌일대, 종로일대, 시청일대, 왕십리일대 등으로 기억하오.
통학과 LP판 수집을 위해 이곳저곳 혼자서 참 많이 쑤시고 다녔소. 본햏 중3때 키가 170이었고
고딩때는 180이었소. 그래서 의경, 전경들에게 검문을 참 마니 당했소. 특별한 기억이라고는
가방에서 발견되는 국어, 국사 교과서 때문에 그들이 안심하던 모습뿐이오.


 

언젠가 한번은 시청근처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현재 태평로빌딩앞) 급작스런 시위를 목격하게됐소.
버스는 오지않고 본햏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멀찌감치 물러나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았소. 거리를
점거하고 연좌시위를 버리는 사람들. 그들은 모두가 마스크를 하고 있었소. 교통의경들이 차량흐름을
다른 곳으로 유도했던 것도 기억나는구려~ 한 몇십분있었을까... 멀리서 콤비차 몇대가 다가왔소.
그러더니 오토바이 하이바와 청자켓, 청바지, 운동화를 착용한 소규모의 젊은이들을 내려놓더이다.
 

 

본햏 주위에 있던 사람들 입에서 <백골단이 왔구나~>라고 하더이다. 그들은 국방색의 기동복은 커녕
진압복도 입지 않았고 워커가 아닌 흰색계통에서 운동화를 신었소. 그들의 동작은 매우 자유로웠소.
수백명이 연좌시위를 버리는 앞에 서 있는 30명도 안되는 그들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명령을
기다리는 거 같더이다. 연좌시위를 버리는 곳에서도 경찰이 오니까 잠시 술렁이더이다. 특히
국방색 진압복이 아닌 청자켓의 하이바부대가 나타나니까 당혹해하던 모습도 보였던 거 같소.

 

시위대 중간 뒷부분에서는 준비한 시위용품을 앞으로 전달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용품을 든 남자들이
앞으로 이동하는 거 같더이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30명도 안되는 청자켓 경찰들이 시위대 군중속으로
백미터 달리기를 하듯 매우 빠른 속도로 돌진하더이다. 그들의 달리기는 매우 빨랐소. 안에 간이진압복을
입었기 때문인지 체격도 매우 건장했고 신장 또한 큰 편이었소. 따라서 그들의 달리는 모습을 보면
겁을 먹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오. 태양빛에 반사되는 오토바이 하이바... 시위대가 잠시 술렁이는
동안에 도움닫기를 한 소수의 경찰들. 그들 가운데 스피드가 빠른 십여명은 시위대 맨앞을 그냥 지나치며
점프를 하더니 시위대 한가운데로 들어가더이다. 시위대 가운데로 뛰어들어간 그들은 수백명의 군중을
이리저리 파헤치고 다니기 시작했소. 그 동작이 얼마나 일사분란하던지 구경하는 사람은 물론
시위당사자들도 엄청난 충격을 받은 거 같더이다.

30명도 안되는 경찰들이 수백명의 시위대 안으로 뛰어 들어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을 본 본햏은
매우 큰 쇼크를 받았소. 지금까지 보았던 진압방식이 아니었기 때문이오. 그들은 시위대가 휘두르는
용품에도 아랑곳 없이 매우 날렵한 동작으로 그들을 방법하더이다. 구경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백골단중에 정예가 왔구나~, 깡다구 좋다>는 탄성이 흘러나왔소.
그들은 수백명의 시위대로 뛰어들어가 시위대를 뒤흔들어놓았소. 경찰 몇십명에게 습격을 당한 시위대는
겁에 질려 이리저리 흩어지기 시작했고 지휘부 또한 돌발상황이라 이렇다한 대책도 못햇던 거 같소.
사복경찰들이 그렇게 몇분을 뒤흔드니까 남대문 쪽에 경찰버스가 속속 도착하더이다. 그제서야
국방색진압복을 입은 경찰들이 대열을 갖추고 발을 맞추고 달려오더이다.


 

본햏이 민간인 때 본 시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되겠소. 이한열 열사 시위로 공덕동로타리가
인산인해를 이뤘던 때보다 더욱 인상적이었소. 본햏 이런 기억을 뒤로 멀리하고 의경으로 93년초부터
복무하게되었소. 당시 우리 중대 버스에는 오토바이 하이바가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오.
죽도 쇠파이프도 버스좌석 맨뒤에 있었소. 고참들은 300대 초반 고참으로 모두가 32-35개월
복무를 했던 고참들이었소. 김포공항경찰대가 전경으로 교체되며 전입 온 고참들도 많았고 각종
기동중대가 헤체되며 전입온 고참들도 많았던 기억이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출동나갔을때
고참들이 갖추는 장비되겠소. 청자켓, 빨간색 파란색 방독면 주머니, 오토바이 하이바, 운동화, 구 간이
진압복 등 그들은 중대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자신의 개성을 살렸던 거 같소. 이 모습에서
본햏은 민간인때 보았던 바로 그들이 떠올랐소. 그리고 고참들로부터 과거 본햏이 보았던
경찰들이 5150제대라는 것을 알게됐소.

 

소수의 의경들로 조직된 5150제대... 그들은 모두가 유단자들이었고 50, 51로 편제가 나뉘오
한개 부대가 30여명이하였고 두 개의 부대가 운영됐으며 동대문경찰서에서 살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거 같소. 5150이란 숫자로 인터넷검색을 하면 알겠지만 록그룹 밴 헤일런의 86년 앨범 <5150>가
일치하오. 50, 51제대가 86년부터 운영됐던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오(현재 경찰이 운영중인
여경기동대는 98제대라고 하오. 98년부터 운영됐기 때문으로 알고 있소) 또한 5150은 미국 LAPD 경찰의
무선암호명으로 긴급상황을 의미하기도 하오. 5150제대 탄생 배경과 관련해서는 진압의 특수부대화,
기동대 전경중대를 의경으로 대체하기 위한 사전조치로 시행됐던 것이라는 설도 들었던 거 같소.(80년대에는
태릉경찰서, 종암경찰서 소속 의경중대가 상당한 명성을 날렸던 것으로 기억하오. 이쪽에서 전입간 사람들
도 있다고 들었소)



5150제대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많은 일화가 있소. 그들은 신병의 깡다구를 키우기 위해 수백명의 시위대에
홀로 떨구어 놓았다고 하오. 그래서 깡다구를 길렀다고 하오. 고참들의 구타는 당연히 엄청났소.
그래야 수백명의 시위대를 혼자서 상대할 수 있으니... 맷집은 엄청 강하다고 하더이다. 88올림픽때는
군 특수부대원와 치고 받아 무패를 기록했다는 이야기도 있소. 아무래도 실전속에서 혼자 수백명을
상대하다보니까 짐작이 절로 가오. 특히 이들의 임무가 수백명의 시위대를 상대하다보니 아무도 그들을
건들지 않았다고 하더이다. 과거 한국은행 앞이던가? 시위대 군중에서 혼자 이단옆차기를 했던 청자켓도
기억나는구려~



참고로
92년 강경대(열사)사건 이전에 시위는 기동대소속에 전경중대와 경찰서 소속에 의경중대들로
이루어졌소. 따라서 의경과 전경간의 경쟁, 알력 또한 엄청났다고 하더이다. 강경대사건과
전경예비역의 헌법소원(전투경찰의 전임과 시위진압과 관련한 행복추구권 다툼, 전경 패소), 그리고
외국인들이 보는 불안(국방색 진압복->군인이란 생각. 때문에 92년부터 회색진압복으로 바뀜) 등으로
기동대는 전경에서 의무경찰로 바뀌기 시작했소. 그래서 김포경찰대등 중요한 곳에 근무했던 의경중대가
깨졌고 기동대소속 전경들로 바뀌게 된 거죠. 특히 이때부터 의경, 전경의 장발에 제한이 가해져 스포츠화됐소.(이때 종암서에 있던 의경들이 중대해체로 미아리 텍사스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기억도 있구려)



오랜만에 일기장을 뒤져보았소. 그리고 여기저기서 동기들로부터 정보를 취합해보았소.
본햏 중대에도 5150이라고 락커칠해졌던 방패가 하나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오.
FRP(플라스틱섬유)방패가운데 유난히 구멍 여러개 뚫린거에 희미하게 적혀있던 것 같소.
요즘 본햏은 5150제대 출신 선배들을 찾고 있소. 이들의 경험을 듣기위해 200대 고참들을 수소문하고 있소.
도움을 주시구려~. 이들 대부분이 지금 형사로 마니 일하고 있다는데...

 

#2

 

당시에는 보기 드물게 순수 의경들로만 조직되었고, 키들이 커서 일반인들보다 머리 하나
씩은 더있었다고 봐도 무방할정도고, 무술 고단자 들로만 구성되었다는데...그건 확인불가.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기 때문에..그리고 짐차는 일반 버스가 이닌 "콤비"...

복장은 상의는 사파리풍, 바지는 폭넓은 나팔바지풍의 청카바를 입었고.. 모든 사복 중대가
백색 하이바를 녹색으로 칠하고 다닐때도 꿋꿋하게 백색 화이바를 고집 하더란 말씀이지.
키가 커서 그런지 모든 액션이 커보여서 시위군중들에게 공포(?)심을 주기에 충분했음...



하기야...성대생들 5150 제대만 나타면 뒤로 꽁무니를 빼던데...아무튼 겁이 없어보인건
확실함..사실 일반 진압부대로서는 신비감을 주기에 충분했던것이 보통 데모가 있으면 미리
출동해서 대기 하다가 막는게 보통인데...그들은 중간에 나타나서 데모만 막고 상황종료
하면 지들 버스로 "휙" 하고 사라지니 그럴수 밖에...

그리고 5120 제대는 말로만 들었지 본적은 없고..우리 중대중님 중에 한분이 그곳에서 근무
했다고 말을 해서 알았지만...
아참..또하나 난 5150 제대원들이 웃는걸 본적이 없어. 고참이건 누구건 간에.. 

 

[출처] 디시 밀갤 내무반 미스터김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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