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이름 알아보기

수성싸인펜 작성일 08.09.28 15: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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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방일보,  
http://kookbang.dema.mil.kr]

 

 

 

1. 어떤 명칭들이 사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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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손원일’ ‘향로봉’ ‘충남’ 등 해군 함정의 이름은 어떻게 부여되고 어떤 원칙이 있을까. 최근 수년간 새롭게 진수된 첨단 함정에 부여되는 이름에 대해 궁금증이 늘어 가고 있다. 함명의 제정과정과 유래 등 그 의미를 5회에 걸쳐 알아본다.

 

우리 해군 최초의 함정 이름은 1948년 미국으로부터 인수한 상륙정 LCI에 부여된 ‘서울정’이며, 해군이 보유한 최초의 전투함 함명(艦名)은 ‘백두산함’이었다. 또 2007년에 우리가 건조한 해군 최고의 함정으로 불리는 이지스구축함의 이름은 ‘세종대왕함’이다.

 

함으로 분류되는 모든 해군 함정에는 고유의 이름을 갖고 있으며, 역사적 인물이나 장수 등 인물명, 도(道)·도시명, 산봉우리명, 새이름 등 함형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함명으로 사용하고 있고 일부는 과거에 사용했던 함명을 현재의 함정에 승계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외국의 군함도 그 나라의 기준에 따라 함명을 부여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함형별로 주·도시명, 해군제독, 대통령, 전쟁영웅 등 인물명·물고기 이름·유명한 전투 등을 함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영국은 영감을 주는 상징적인 단어·도시·만·역사적 인물 등을 사용하고 있고, 일본은 동물·산·강·나무·기상현상·조류·도시명 등을 사용한다.

 

러시아는 태풍·동물·해군제독·역사적 인물·지명·강 등을 함명으로 사용하며, 중국은 고대국가 이름·도시·상징적인 용어 등을 사용한다. 특히 영국의 경우 함정에 생명이 있다고 여겨 한번 부여된 함명은 함정 수명이 다할 때까지 바꾸지 않고 사용한다.

 

함명은 군함뿐만 아니라 일반 상선에도 부여된다. 회사에 따라 다른 의미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쉘사는 조개 껍데기 이름을 사용한다. 선종(船種)마다 머리글자의 종류를 다르게 하면서 퇴역하는 선박의 이름을 새로 건조되는 선박이 물려받고 있다.

 

스웨덴의 왈레니우스사는 오페라의 이름으로 선명을 지으며, APL사는 미국의 대통령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 아르고나이트사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수호신의 이름을 붙이고 있고, 스웨덴의 ICB사는 태평양의 섬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또 국내 선박회사의 경우 SK사는 보석의 이름을 사용하고, 한진해운은 기항지의 이름을 붙여 사용하는 등 각 선사(船社)마다 다양한 의미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2. 명명식 · 취역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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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식때 고유이름 · 선체번호 부여

 

사람처럼 선박의 경우도 육상에서 건조한 선박을 물 위에 최초로 띄우는 진수식(進水式) 때 선박마다 고유의 이름과 선체 번호를 부여하는 명명식(命名式)을 성대하게 거행한다.

 

군함은 함정의 이름과 별도로 각 함정마다 고유번호인 선체 번호를 부여, 함수(艦首)·함미(艦尾)에 표기해 식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선박에 대한 명명식의 기원은 유럽 북부 노르웨이를 중심으로 한 바이킹족이 활동하던 중세 초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바이킹족들은 선박을 새로 건조하면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에게 배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식의 일환으로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로 넘어오면서 이러한 풍습은 사라지고 천주교 세례 의식이 접목돼 선주의 딸 또는 부인이 대모(代母)가 되어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면서 샴페인과 볼을 터뜨려 축복을 기원하는 행사로 변했다.

 

진수식은 여자 주빈이 선박과 진수식장 간에 연결된 밧줄을 손도끼로 절단함으로써 절정에 도달하는데, 밧줄을 절단하는 것은 선박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기가 태어날 때 어머니와 아기 사이에 연결된 탯줄을 끊는 것과 같은 의미라 할 수 있다. 즉, 선박을 건조한 선대(船臺)라는 모태에서 바다라는 세상으로 나올 때 마지막으로 모태인 선대와 연결된 탯줄을 끊는 것을 의미하며, 이때 선박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부여한다.

 

군함이 건조돼 함대세력으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조선소에서 거행하는 진수식, 해군으로의 인수·취역식을 하게 된다. 진수식이란 선체 블록을 조립하고 엔진·발전기·스크루·키·레이더·함포·미사일 등 필요한 장비와 무기체계를 탑재하고 나면 도크에 물을 채워 바다에 띄우는 의식을 말한다.

 

취역이라 하면 군함의 인수가 끝나면 함대세력표(Fleet List)에 등재되고 정식 해군함정으로 임무를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모든 군함은 취역기를 항상 달고 있으며, 그것은 군함이 건조되어 시험 항해와 훈련을 마치고 함대의 전투세력으로 편입·취역했다는 것을 상징한다. 취역기가 한번 게양되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 내려지지 않다가 함정이 퇴역할 때 비로소 내려진다.

 

 

 

3. 부대명칭 · 함명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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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참모총장이 함정명 선포

 

부대를 나타내는 명칭은 부대고유명칭, 사용고유명칭, 약칭과 통상명칭으로 구분된다. 부대의 기능으로 볼 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을 때는 특별명칭을 제정하기도 한다. 부대 명칭은 일반적으로 창설될 때 제정되는데, 함정의 경우 건조 또는 도입 시 제정된다.

 

 

함명은 통상명칭 사용

 

부대고유명칭은 편제서상의 모든 부대에 대해 부대 번호와 성격·규모를 포함해 제정한다. 사용고유명칭이란 국민의 알 권리를 전향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제정하는 것으로 부대 임무와 특성을 위장할 수 있도록 제정한다. 제정할 때 부대 임무와 특성이 노출될 우려가 있으면 제정하지 않으며, 통상명칭을 사용한다.

 

4자리 숫자로 된 통상명칭은 부대고유명칭을 그대로 사용시 군사보안상 유해로울 경우 제정하며, 통상 건제편성 부대로서 전대급·대대급 이상 부대에 부여한다. 기타 격오지 부대(중대급 이상 행정기능 보유부대 및 전탐감시대/반) 등 군사보안상 필요한 부대를 대상으로 제정한다.

 

전시 창설부대나 임시 기동편성부대에도 필요시 부여하며 학교기관·행정지원부대·복지근무지원부대·의무부대 등은 통상명칭을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약칭은 고유명칭을 줄여서 제정하되 일관성·통일성이 있어야 하고 중복되지 않아야 한다. 또 타 부대와 중복될 시 차상급 부대의 약칭을 추가한다.

 

‘시설대’와 같이 타 부대에도 존재하는 부대의 경우 ‘1함대 시설대’라고 하는 것이다.해군 함정의 명칭은 함명과 선체번호로 구분해 제정하며 함정의 함명은 통상명칭으로 사용한다. 다만 소형 전투근무지원정은 선체번호만을 부여하며, 특별한 목적이나 임무를 띤 함정(전투근무지원정 포함)은 특별한 함명을 부여할 수 있다.

 

 

NATO 기준에 우리 특성 맞게

 

한국 해군은 유형함별로 각자의 기준을 설정해 함명·선체번호를 부여한다. 선체번호·약호는 NATO(나토) 기준을 준용, 우리의 특성에 맞게 제정한다. 함명은 해군 규정 제6권 ‘부대명칭 제정 규정’에 따라 고속정급 이상의 함정은 해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이, 전투근무지원정은 군수참모부장이 함명·선체번호 제정(안)을 작성하고 참모총장의 승인을 받아 확정한다.

 

확정된 함명·선체번호는 함정이 진수되기 1개월 전에 해당 부대장에게 송부하며 진수식 때 해군참모총장이 함정명을 선포함으로써 함정 명칭·선체번호를 부여하게 된다.부여된 함명은 선체 함미 쪽에 한글로 함명을 표기하고 선체번호는 함수와 함미에 함 유형별 지정된 크기로 도안해 표기한다.

 

 

 

4. 선체번호와 약호

 

 

수상함 번호엔 ‘4’와 ‘0’이 없다

 

군함의 크기는 만재톤수에 따라 함(艦)과 정(艇)으로 구분된다. 만재톤수가 500톤 이상이고 영관 장교가 지휘하면 함으로, 500톤 이하이고 위관급 장교 등이 지휘하면 정으로 부른다.

 

 

군함에 부여 상선은 없어

 

함에는 개별적으로 함명과 선체번호가 부여되지만, 정에는 그 유형을 통칭하는 함명과 선체번호만 주어진다. 서해교전의 상징인 ‘참수리-357’를 보면 참수리는 해군의 고속정 전체를 의미하는 이름이며 357은 개별적으로 붙여진 번호다. 이 같은 선체번호는 군함에 부여되고 상선에는 없다.

 

우리 해군은 구축함·호위함·초계함·유도탄고속함·상륙함·소해함·고속정 등 유형에 따라 900단위·700단위·600단위·500단위·200~300단위의 선체번호를 자체 기준에 따라 사용하고 있다. 일부 함정은 21, 57 등 10단위의 선체번호를 쓰기도 하고 최근 일부 함정에는 6000단위의 번호를 제정해 운용하기도 한다.

 

선체번호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수상함이든 잠수함이든 모두 ‘4’자를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400단위의 선체번호는 없으며 세 자리 혹은 네 자리 번호에 ‘4’가 들어가지 않는다. 특히 수상함의 경우 ‘0’을 쓰지 않는데 970 또는 708과 같은 선체번호는 없다. 다만 수중함의 경우 세 자리 숫자를 사용하되 함 특성을 고려해 번호 앞에 ‘0’을 붙여 사용하고 있다.

 

 

150톤 기준 잠수함/정 구분

 

한편 함정은 1945년까지만 해도 탑재 무기체계와 톤수를 기준으로 하는 전통적 방법으로 분류했으나 현대적 개념은 전통적 분류와 기능을 함께 고려한 나토 분류기준을 사용한다. 이는 기본임무와 기능문자로 구성된 약호로 나타난다.이에 따르면 잠수함은 SS(submarine)로 150톤을 기준으로 함과 정으로 나뉜다. 항공모함은 CV(Multi-purpose Aircraft Carrier)인데 3만톤 이하면 경항모로 불리며 원자력 추진이면 N을 더해 CVN이 된다.

 

지휘통제 능력을 지닌 8000톤 이상의 함정은 순양함으로 C(Crusier)로 표현되며, 구축함은 3000~7000톤급의 대공·대함·대잠작전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구축함은 DD(Destroyer)이다. 이 밖에 호위함은 FF(Frigate)로 나타내며 기뢰전함에는 M, 지원함에는 A, 상륙함에는 L 등이 쓰이고 있다. 

 

 

 

5. 한국해군의 함정 유형별 함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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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따라 위인·도시·산 등 사용

 

잠수함(SS) -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 말까지 바다에서 큰 공을 남긴 인물이나, 독립운동 공헌 인물과 광복 후 국가 발전에 기여한 인물을 함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운용 중인 함은 1200톤급으로 장보고·이천·최무선·박위·이종무·정운·이순신·나대용·이억기 등이며, 1800톤급으로는 손원일이 있으며 2번함 정지는 인수 준비 중이다.유형별로 선도함의 함명을 따서 장보고급과 손원일급으로 통칭한다.

 

 

호위·초계함은 도시명 사용

 

구축함(DDH·DDG) - 과거에는 도나 도시 이름이었으나 현재는 국민들로부터 영웅으로 추앙받는 역사적 인물과 호국인물이 함명이 되고 있다. 3800톤급으로 광개토대왕·을지문덕·양만춘이, 4500톤급으로 충무공이순신·문무대왕·대조영·왕건·강감찬·최영이, 7600톤급으로 세종대왕 등이 있다. 3800·4500톤급은 헬기 탑재 구축함으로 약호가 DDH가 되며 이지스함인 7600톤급은 DDG가 된다.

 

호위함(FF) - 도·광역시·도청소재지의 이름을 함명으로 쓰고 있다. 선도함인 울산을 비롯해 서울·충남·마산·경북·전남·제주·청주 등이다.

 

초계함(PCC) - 시 단위급 중·소 도시 이름을 딴 동해·수원·강릉·안양·포항·군산·경주·목포·김천 등을 함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유도탄고속함(PKG) - 현재 운용 중인 참수리급 고속정의 후속함으로 현재 건조 중이다. 500톤 이상으로 개별 함명이 부여되고 1번함인 윤영하함이 진수식을 마치고 인수 준비 중이다. 함명은 해군 창설 이후 전투·해전에서 크게 활약한 귀감인물의 이름을 사용한다.

 

상륙함(LST·LPH 등) - 적지에 상륙해 고지를 탈환한다는 의미로 산봉우리 이름을 함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인수한 대형수송함은 영해 수호 의지를 담아 우리나라 최외곽 도서이름을 함명으로 하고 있다.

 

 

산·댐·공업도시명도 인용

 

기뢰전함(MHC·MSH·MLS) - 소해함명은 강경·강진·고령·김포·고창·김화 등 해군기지가 인접한 군·읍 이름으로 과거 해군에서 운용하던 소해함의 함명을 승계하고 있다. 기뢰부설함은 원산 등 6·25전쟁 시 기뢰전 관련 지명 이름을 따고 있다.

 

군수지원함(AOE) - 담수량이 큰 호수 이름을 따서 천지·대청·화천을 함명으로 운용 중이다. 이러한 함명은 과거 운용했던 유조함의 함명인 천지·화천·청평·소양·진양 등의 이름을 일부 승계한 것이다.

 

구조함(ASR·ATS) - 잠수함구조함은 해양력 확보와 관련된 역사적 지명인 청해진을 사용하고, 수상함구조함은 평택과 광양 등 공업도시 이름을 함명으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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