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곳에는 카스피해 신세된 연평해전 참수리호

슈퍼스탈리온 작성일 08.11.08 18: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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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연평해전 당시 북한 경비정과 첫 교전을 벌였던 고속정 참수리 325호를 교전 후 해군기지에서 수리하는 모습.

 

 

 

2004년 퇴역 후 자원외교 차원서 카자흐스탄에 거의 무상으로 인도 최근에 방치상태

1999년 연평해전(延坪海戰) 승리의 주역인 고속정(PKM) 참수리호가 중앙아시아 카스피해(海)에서 고철(古鐵) 신세로 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고속정은 연평해전 당시 돌격기동 전술로 북한 어뢰정 1척을 침몰시켰고 대형 경비정 5척을 파손시킨 함정이다. 당시 14분간의 교전에서 우리 해군은 9명이 부상을 입었고 북한군은 100여명의 사상자를 내는 압승을 거뒀다.

이랬던 고속정이 왜 머나먼 타국에 방치됐을까. 발칸포와 기관포로 무장된 150톤급 고속정은 1980~1981년 해군에 도입된 뒤 25년 동안 임무를 수행하다 2004년 퇴역했다. 국방부는 낙후한 군수품 처분 차원에서 해외 양도라는 방법을 택했다. 해외 양도는 후진국에 대한 군수 지원을 뜻한다.

공교롭게도 국방부는 자원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카스피해 연안 경비에 고속정이 필요하다는 카자흐스탄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2006년 5월 카자흐스탄에 제공한 고속정은 모두 3척으로, 1척당 가격이 100달러였다. 당시 환율이 달러당 980원이었으니 3척 가격이 29만4000원인 셈이다.

2006년 5월 카자흐스탄은 운송까지 떠맡겨 우리 측을 곤혹스럽게 했다. 고속정 3척을 카스피해까지 운반하는 데만 8억원을 들여야 했다. 당시 카자흐스탄과 같은 자원 부국에 헐값으로 고속정을 제공한다는 자체가 논란거리였다. 석유와 가스의 가채(可採) 매장량만 각각 322억 배럴과 53조㎥인 이 나라는 오일달러 유입으로 승승장구할 때다.

군에서는 연평해전의 공적을 세운 고속정을 박물관에 전시해 교육용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해군은 국산 고속정과 무기의 위용을 알리면서 장기적으로는 무기 수출과 방산·군수협력 등 양국 간 우호 협력 증진 차원에서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그 배경에는 당시 노무현(盧武鉉) 정권이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자원외교를 추진하면서 국방부를 동원한 선심성 정책을 활용했다는 주장이 나돌았다. 카자흐스탄의 잠빌 광구(鑛區)의 유전 탐사권 확보를 위해 고속정을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것이다.

당초 유전 확보와 카스피해를 두고 영토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곳의 해안 경비 임무를 수행하도록 돼 있던 고속정은 현재 초라한 신세다. 카자흐스탄 당국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고속정은 지난 5월 이후 기동을 중단한 상태로 정박해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카스피해 자국 연안의 자원 보호와 불법 어로 감시 목적으로 고속정을 운용하겠다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해군은 "카자흐스탄 측은 고속정 제공 이후 2년이 지났지만 단 한 차례도 장비 교체나 무기 제공 요청을 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품과 포탄 교체 시기도 지났지만 우리 측에 이를 무상 지원해주기만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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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국방부는 현재 1000톤급 함정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의 행동이 카스피해 연안 5개국의 군비 증강은 물론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함정 도입을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맞물려 고속정도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된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고속정이 6개월간 기동하지 않았다면 장비 운용에도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는 "카자흐스탄 측이 장비 교체에 필요한 어떤 제안도 하지 않아 고속정이 어떤 상태인지 모른다"며 "계속 방치되면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 해군의 고속정 도입 당시 가격은 척당 40억원. 퇴역 이후 고철로 처리해도 1250만원 상당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으로 알려졌

 

 

 

자료제공 : 해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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