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과 군사분계선(DMZ) 일대에서 북한이 도발하면 우리 군은 F-15K 전투기를 투입해 북 해안포 기지와 함정, 장사정포를 정밀타격한다는 시나리오를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군 당국이 북한 도발 시 백령도 등에 배치된 K-9 자주포, 해군 함정의 76㎜·127㎜ 함포, 공군 F-15K·KF-16 전투기 등 지·해·공 전력 가운데 F-15K를 선제타격 전력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합동참모본부 한 관계자는 9일 “지난달 중순 북한 미사일 발사 가능성과 서해 연평도 등에서의 도발에 대비해 F-15K에 선제타격을 위한 비상대기 명령이 하달됐다”면서 “ F-15K 40대가 배치된 대구 11전투비행단 122, 102전투비행대대가 24시간 출동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F-15K는 이 기지에서 마하 2.3의 속도로 NLL과 휴전선 인근까지 10분 이내에 도달한다.
이 관계자는 “F-15K가 선제타격 수단이라는 것은 짧은 순간에 북한 해안포와 장사정포 기지에 정밀타격을 할 수 있는 가장 우수한 전력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F-15K 정밀타격 능력을 감안할 때 도발 시 북한군은 상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F-15K를 동원하면 확전의 위험이 있는 만큼 군도 투입에는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2005년부터 도입된 F-15K 40대는 현재까지 1만5000여 비행시간을 돌파했을 정도로 공군의 주력이 됐다”면서 “명령만 떨어지면 즉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F-15K는 주야 관계없이 최대 7발의 통합정밀직격탄(JDAM)으로 15㎞ 밖의 표적들을 일거에 제거할 수 있다. KF-16 전투기는 한 번에 1∼2개 표적밖에 공략할 수 없다. 또 미 공군 전투기 외에는 유일하게 F-15K에만 탑재된 사거리 270㎞의 슬램-ER 공대지 미사일은 서울 상공에서 발사해 평양 시내 특정 건물의 유리창을 맞힐 정도로 정확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