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듬어서 레오파드나 메르카바 같은 전차가 탄생하기를...
기동시험서 동력장치 고장… 양산계획 차질 우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차세대 전차 흑표(K-2·사진)가 본격 양산을 앞두고 시험가동 중 고장이 나 멈춰선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방사청)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흑표를 개발한 현대로템 등은 아직까지 정확한 고장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 국내 기술로 개발해 테스트 중인 파워팩(POWER PACK·엔진 및 변속기)에 이상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3일 “이달 초 실시된 흑표 시험과정에서 전차가 멈춰선 것으로 안다”며 “아직 정확한 고장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상태로 27일경 사고 발생에 대해 상부에 보고하고 본격적으로 원인 규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원인 규명을 더 해봐야겠지만 흑표의 핵심기술인 파워팩이 문제인 것 같다”며 “그동안 파워팩의 변속기 부분이 문제를 일으켜 왔다”고 덧붙였다.
파워팩은 전차의 엔진과 변속기를 결합한 동력장치로 지금까지는 독일 제품을 수입해 사용했다. 하지만 2007년 ADD와 현대로템이 흑표를 개발한 뒤 S&T중공업㈜ 등이 동력장치인 파워팩도 국산화하겠다며 개발에 들어갔다. 파워팩을 국산화할 경우 독일 제품(개당 10억 원 정도)에 비해 가격을 20∼30%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차의 핵심기술인 파워팩의 국산화에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흑표 양산 및 배치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군은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399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지만 국회는 흑표 가격(대당 80억∼100억 원)이 비싸다는 이유로 양산을 위한 예산 배정을 꺼려 2009년도 예산에 착수금 명목으로 74억 원만 배정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