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 항공 등 이란 항공사들 사고 줄이어
'승객 여러분, 이 항공기는 다시 공항으로 되돌아 가겠습니다. 부디 무사 착륙을 위해 신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29일 이란의 한 항공기에서 벌어진 실제 안내 방송이다.
노후 항공기가 많아 사고가 잦은 이란에서 지난 29일 항공기 결함을 발견한 조종사가 비상착륙 중 승객들에게 이렇게 부탁했다고 이란 뉴스통신 ISNA가 보도했다.
이 란 국영 항공사인 아세만 항공 (Iran Aseman Airlines) 소속 보잉 여객기가 테헤란 공항을 이륙한 직후 기체 결함으로 다시 회항해 테헤란 공항으로 되돌아와야 했다. 그 와중에 조종사가 승객들에게 이렇게 기도를 부탁한 것이다.
이 항공기는 출발 자체도 6시간 이나 지연된 끝에 출발한 것이어서 애초부터 기체결함 가능성을 안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 추측을 사고 있다.
종교적인 분위기가 특히 강한 중동지역에서는 어떤 일이든지 신(神)과 믿음을 결부시키곤 한다.
하지만 그들의 생활 습관이나 역사를 들여다 보면 결코 무리가 아니다. 그들의 생활 자체가 종교이자 믿음인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가진 중동 국가 중 최근 이란 항공사들은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은 최근 핵무기 개발 등으로 인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의 국제적 제재를 받고 있어 외부와의 교역이 원활치 않은 상태다.
특히 미국에서 생산되거나 유통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구입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며, 항공기 부품 구입 또한 원활치 못해 실질적인 항공기 정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 때문인지 최근 이란에서는 대형 항공기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월 테헤란 출발, 아르메니아로 향하던 카스피아 항공 154 편도 이란 북서부 카즈빈 지역에 추락해 탑승객 168명 전원이 숨진 바 있다.
또한 같은 달 24일 이란 민영 아리아 항공 소속 여객기가 이란 북동부 마슈하드공항에 착륙 도중 사고로 17명이 사망하고 60여 승객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는 착륙 도중 항공기 타이어에서 발생한 화재가 기체로 인화되었다.
2004년 2월에는 키시항공 여객기가 아랍에미레이트 샤르자 인근에 추락, 43명이 숨졌고 같은 해 11월 군용기가 테헤란 공항에서 이륙 중 추락, 군인 등 36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래서 이렇게 이란에서 유난히 항공기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를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을 위시한 국제 경제제재를 꼽고 있는 것이다.
물 론 핵무기 개발은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이나 러시아 등 군가 강대국들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나라에만 개발을 금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나는 선(善)이고 너는 악(惡)이라는 논리는 어처구니 없기 때문이다.
하기야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존재하는 국제 사회에서 합리 운운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기는 하다. 그렇기에 이란과 핵개발 맥을 같이하고 있는 북한도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특히 호전적(?) 성향을 가진 국가들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더욱 옥죄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이유로 한 나라의 국민들이 위험에 처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적어도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인권을 보장하는 수준에서는 교역의 숨통을 터 줘야 한다. 특히나 생존이 결부되는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군수용 항공기에 대한 부품 수입을 금지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민간 항공기 부품 등은 자유롭게 수입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일부 호전적 성향의 정권 수뇌부를 잡으려다가 자칫 애꿎은 국민들만 피해를 보기 쉽기 때문이다.
이란 핵무기 개발은 막아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선량한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교역은 허용해야 하는 것이 인권을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이 해야 할 일이다.
인도적인 차원에서라도 최소한의 물품 교역을 가능해져야 할 것이다.
자료제공 : 항공상식 10월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