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과 육군의 숙원사업인 한국형 전투기(KFX·일명 보라매) 사업과 한국형 공격헬기(AHX) 사업이 올해 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사업 착수가 내년으로 미뤄졌다.
수년간 사업 착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지연된 이들 사업은 지난해 말 국회 국방위 증액안으로 예결위에 상정됐으나 심의 과정에서 빠져 향후 군 전력 증강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E-X) 사업 관련 예산 3687억원도 올 국방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형 전투기 이미지
5일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KFX와 AHX 두 사업은 지난해 11월20일 예결소위에서 보라매 사업의 탐색개발비 명목으로 14억원, 한국형 공격헬기 사업에는 30억원을 신규 배정키로 의결해 뒤늦게 국회 국방위 증액안으로 예산 반영을 시도했으나 연말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 사업은 당초 군의 중기계획에 포함돼 지난해 7월 국방부가 요구한 2010년도 정부예산안에 들어 있었지만 사업 추진 여부 및 방향에 대한 정책적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부가 지난해 9월 말 확정한 2010년 방위산업청 예산안에서 삭감돼 정부안이 아닌 국방위 증액안으로 예결위에 제출됐다.
◇한국형 공격헬기 이미지
이 관계자는 "국방부가 사업예산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실패했다"며 "이런 때문인지 지난해 31일 2010년 국방예산 관련 자료를 낼 때도 이 부분은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국방위 증액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사업 추진 자체가 딜레마에 빠졌다"고 말했다.
보라매 사업은 공군의 노후 전투기(F-4/5) 교체를 위해 5조원을 들여 2020년까지 스텔스 기능을 갖춘 KF-16급 이상의 다목적 전투기를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계획이다.
한국형 공격헬기 사업은 육군의 주력 공격헬기인 500MD 120여대가 2015년까지 사라짐에 따라 7000억원을 들여 대체하는 계획이다.
특히 E-X사업은 군이 미국 보잉사와 2012년까지 모두 4대의 조기경보통제기를 2조3000억원에 도입키로 계약한 가운데 '중도금' 격인 돈이 예산에 반영되지 않는 바람에 계약 위반에 따른 '페널티'나 사업기간 연장에 따른 비용 증대, 국가신인도 추락 등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