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년새 3배 군비증액 등 아시아 군비증강 도미노

릴리알렌 작성일 10.01.16 0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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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중국이 건국 60주년을 맞아 군사 열병식(퍼레이드)을 벌인 작년 10월 1일. 베이징 톈안먼광장에 전 세계 언론과 군사전문가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장거리 지대지(地對地) 순항미사일을 처음 공개한 것을 비롯, 50여종의 육·해·공군 최신 무기들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등장한 DF-31A는 사정거리 1만2000㎞ 이상인 다탄두(多彈頭) 각개유도(MIRV) ICBM으로, 중국의 대표적인 신세대 전략 핵무기. 미국이 군사 초강대국 역할을 하는 데 중추적 존재인 항공모함 전단(戰團)을 공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2000여㎞의 탄도미사일 DF-21, 수백㎞ 떨어져 있는 적기의 움직임을 추적·감시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KJ-2000·KJ-200 등도 공개했다.

이날 열병식은 중국이 미국에 필적하는 군사 강대국 반열에 오르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한 자리였다.

중국과 아시아 패권을 다투는 일본도 군비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1만8000t급(배수량 기준) 헬기탑재 호위함 1번함인 '휴우가'를 작년 3월 실전 배치했다. 또 2번 함은 작년 8월 진수했다. 총 11대의 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휴우가'는 사실상 헬기 항공모함이다. 14대의 헬기를 실을 수 있는 1만9500t급 대형 호위함 건조도 추진 중인 일본은 이지스함 탑재 SM-3 요격용 미사일, 지상 배치 패트리엇 PAC-3 미사일 배치 등 미사일 방어(MD)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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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지난해 10월1일 건국 6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전차 등 각종 신무기들을 대거 공개했다.  

사진은 열병식에서 중국군 다연장로켓 부대가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는 모습. /신화통신 뉴시스

 

 

 

 

 

◆아세안, 연평균 7% 군사비 증액

아시아가 세계 군비경쟁의 가장 뜨거운 무대가 되고 있다. 고속 경제성장으로 세계 최대 신흥 시장으로 뜨는 아시아에 군사·정치·경제 분야의 패권적 지위를 다지려는 각국 간의 경쟁으로 유례없는 군비 증강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방아쇠를 당기는 나라는 중국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8년 동안 17.1%의 연평균 군사비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세안 10개 회원국과 인도·호주 등도 2000년대 중반부터 군사비 지출이 팽창, 최근엔 연평균 증가율이 세계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7% 이상을 기록 중이다.

이 지역 군비증강 경쟁은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매년 아·태 지역 국방장관 등을 초청해 여는 '샹그리라 대화'에서도 최근 2년 동안 계속 주요 의제로 채택돼 집중토론될 만큼 심각하다. 호주국립대의 데스먼 볼(Ball) 교수는 "아·태 지역의 군비증강이 보통 수준의 군비 현대화 수준을 뛰어넘어 본격 군비 경쟁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 대열엔 중국·일본 외에 인도·호주·베트남도 적극 가세하고 있다. 특징은 잠수함·항공모함·구축함 등 해군력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3개국 모두 중국의 해군력 증강 대응 등의 차원에서 돈을 쏟아붓는 '중국발(發) 군비경쟁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도는 작년 초 30대의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4만t급 항공모함을 2014년까지 독자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같은 해 7월에는 최초의 독자건조 핵(원자력추진)잠수함인 '아리한트'(Arihant·적국 파괴자라는 의미)를 진수했다.

6000t급인 아리한트는 사정거리 700㎞의 핵탄두 미사일 K-15를 탑재, 파키스탄 등 주변국을 강력 위협하고 있다. 인도의 핵잠수함 보유는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에 이어 세계 6번째, 아시아에선 두 번째다.

항모 보유가 최대 숙원사업인 중국도 보유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2015~20년 5만~6만t급의 항모 2척 및 훈련용 항모 1척 진수 계획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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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까지 군비 경쟁 촉발

이런 움직임은 남태평양의 호주를 자극, 호주가 지난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비증강 계획을 발표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호주는 향후 20년간의 군사력 건설계획 등을 담은 국방백서에서 "F-35 5세대 전투기 100대,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갖춘 7000t급 대형 구축함 8척, 1000명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는 캔버라급(級) 대형 수송함 등의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베트남의 응웬 떤 중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러시아제 킬로급 잠수함 6척(약 2조3000억원 규모)과 SU-30MK2 전투기 12대 등을 베트남에 판매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베트남의 이런 무기 구입은 베트남전 종전 후 35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군사 연합훈련도 늘고 있다. 2005년부터 중국·러시아 연합훈련이 거의 매년 실시되는 것을 포함, 인도·일본·호주·미국 등이 참여하는 다국적 연합훈련도 증가 추세이다.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이 군사력 중에서도 해군력 증강에 나서는 것은 원유 등 전략물자의 원활한 수송을 위한 해상교통로 확보와 남사군도 등 해양영토 분쟁 대비, 배타적경제수역(EEZ) 도입에 따른 해양자원 보호 등을 겨냥한 것이다.

외교안보연구원의 이서항 교수는 "동아시아 각국의 해군력 증강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신흥 해양세력으로서의 중국의 성장에 따라 미국 등 기존 해양 강대국과의 이해 대립 및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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