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운동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족구만큼 즐겨하는 운동도 없는 것 같다. 족구는 우리들이 어릴 적 아버지들의 친목모임이나 체육대회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때 어른들을 보면 정말 정신줄을 놔버린 듯이 광란의 족구를 몇시간씩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광란의 족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다.
그만큼 족구란 스포츠는 중독성이 강하다. 주로 남성의 경우는 중ㆍ고등학교때 그 맛을 알기 시작해서 대학이나 군대에 가서도 종종 족구를 하는데 정말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족구를 하는 걸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해군은 족구를 어떻게 즐기나 하는 것이다. 해군은 배를 타고 다니니까 배에서 족구를 할까? 그럴만한 공간이 있을까? 등등 많은 의문점이 생기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족구장면은 이렇지만...
이러한 의문에 속 시원한 답변을 드릴려고 저 멀리 대양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순항훈련전단에 특별히 부탁해 증거사진을 확보했다. 자!! 해군의 족구장면 한번 감상해보시라!!
이것이 해군의 함상족구!! 대양의 포스가 느껴지는가?
위의 사진에서 보다시피 해군은 함상에서 족구를 한다. 바다 위에서 족구를 하면 위험하지 않을까 하시는데 뭐~ 아시다시피 족구가 격한 운동도 아니고 주변에 라이프라인과 안전펜스까지 둘러쳐서 위험하진 않다. 하지만 공은 어떻게 처리를 할까? 조금만 세게 차도 장외로 나가버리는 족구공이 바다에 빠지기라도 하면 건지기도 힘들고, 당장 새것을 살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럼 바다에 빠뜨리지 않고 족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왠지 헛발질같이 보이는건 기분탓인가?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이미 알았겠지만 사진을 잘 보면 공 끝에 가느다란 끈이 보일 것이다. 이것이 비결인데 함상족구를 할 때는 일반적인 족구공이 아닌 조금 특수한 족구공을 사용한다. 공에 고리를 걸 수 있는 장치를 해놓고 거기에 가느다란 끈을 연결하여 갑판에 고정시킨 다음 경기를 한다. 그래서 맘껏 차더라도 바다에 공이 빠질 일은 없는 것이다.
해군에서 사용하는 특수족구공
해군이라고 해서 모든 부대가 특수족구공을 사용하는건 아니다. 짧게 해상으로 출동을 나간다거나 긴 항해를 하지 않아도 되는 함정은 이러한 특수족구공이 필요가 없다. 육상에서 얼마든지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항훈련전단이나 장기간 출동을 나가는 함정의 경우 필수적으로 이런 족구공을 가져간다. 왜그럴까?? 단지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서??
파란 바다와 푸른 하늘이 맞닿은 꿈의 족구장...후훗!!
해군의 특성상 오랜 기간 항해를 하다보면 함정의 제한된 공간 때문에 장병들이 신체적ㆍ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스트레스를 올바른 방법으로 풀기 위해 ‘함정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뭘까’ 고심한 끝에 찾아낸 것이 바로 함상족구이다. 크게 격하지 않으면서 운동도 되고 팀워크도 길러지며 스트레스도 풀리는 함상족구 독특하면서도 대한민국 해군과 어울리지 않는가? ㅇㅅㅇ)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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