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 (좌측부터) 만슈타인, 롬멜, 모델]

[下 : (좌측부터) 패튼, 아이젠하워, 브래들리]

첫번째 사진은 독일의 유명한 장군 3인의 일러스트화이고 두번째 사진은 미군의 유명한 장군 3인의 일러스트화입니다.

장군 복식으로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번엔 사병들의 사진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 上 : 셰퍼드와 독일 국방군 병사들 ]

[ 下 : 엘베강에서 만난 소련군과 미군 병사들이 어깨동무를 하며 걷고 있는 홍보용 사진 (베레모를 쓴 병사들이 소련군) ]

두가지 관점에서 서로를 비교해 보아도 확실히 독일군 쪽이 독특하고 강렬한 멋이 묻어나오는 느낌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나치 독일의 군복은 현대 사람들의 인식 속에 뚜렷하게 박힐 정도로 디자인에 강조점을 두었을까요?

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 독일의 상황을 살펴보면 쉽사리 이해할 수 있습니다.

1935년. 히틀러는 제 1차 세계대전 패배 이후 독일군을 속박하다시피한 베르사이유 조약을 파기하고 독일군의 재군비를 선언합니다.

당시 단 10만명에 불과했던 독일군은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 히틀러는 베르사이유 조약을 파기하여 독일 국민에겐 희망을, 서방 국가들에게는 불안을 심었습니다. ]

재군비 선언으로 거대해진 군대에 제공될 군복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히틀러는 자국민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주고 적군에게는 위압감을 심어주기 위하여 남성적이고 강력한 이미지의 군복을 제작할 것을 주문합니다.

이 때 군복의 디자인을 맡은 기업이 바로 휴고 보스 (Hugo Boss) 입니다.

여기서 잠시 휴고 보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합시다.

1923년. 오스트리아 재단사인 휴고 보스는 독일 슈투트가트 근교 메칭겐(Metzingen)에 작은 의류회사 Hugo Boss AG를 설립합니다.

그들은 아주 우연하게 나치 정권 수립 이전 나치 당의 사병격이었던 나치 돌격대 (SA : Strumabteilung)에 제복을 납품하는 기회를 얻습니다.

[ SA는 나치당 중요 요인 보호, 집회를 방해하는 단체 탄압 등의 임무를 가져서 나치당의 사병이나 다를 바 없었습니다. ] 

 제복 납품으로 나치당과 밀접한 관계를 쌓아가던 휴고 보스는 나치당이 정권을 잡고 베르사이유 조약을 파기한 1935년 히틀러로부터 새로운 군복 제작을 의뢰받게 됩니다.

남성복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던 휴고 보스는 그 특기를 잘 살려 독일 국방군, SS 친위대, 정부 부처에 납품할 제복을 디자인했고 곧 재군비된 군대의 정식 군복으로 채용됩니다.

[ 휴고 보스는 제 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 꾸준하게 나치 독일에 제복을 납품하게 됩니다. ]

하지만 수십만 병력의 군복 납품을 담당하게 되다 보니 휴고 보스 자체 인력으로는 납품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강제 수용소에 갇힌 유태인이나 집시들을 강제로 동원해서 군복을 생산하였는데

강제 수용소에서 제작된 군복이 전체 군복 중에서 약 9할에 달한다고 하니 그 착취와 의존이 상당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 그들은 나치가 자행한 가장 잔학한 범죄 행위의 간접적 수혜자인 셈입니다.  :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

이러한 사실 때문에 종전 이후 연합군이 독일 본토에 진주하게 되자 휴고 보스는 전범으로 기소됩니다만

전쟁 발발에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었다는 판단 아래 팔만마르크의 벌금만 물고 면죄부를 받습니다.

그 후 휴고 보스는 약간의 침체기를 거치다가 1953년 남성복 정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그 명성을 높이기 시작했고

현재 세계 유수의 패션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주로 남성용 정장에 강세를 두며 향수, 시계 등의 분야에도 일가견이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여성용 제품도 선보인 것 같습니다.

[ 세계 일류 패션 기업이 된 휴고 보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도 휴고 보스 매장이 있습니다. ]

(사실 나치의 전쟁과 관련된 기업 중 세계 일류가 된 기업은 의외로 많습니다. 벤츠, BMW, 폴크스바겐, 포르쉐 등이 바로 그들이죠.)

출처 : http://levlang.blog.me/140058977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