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던 gop 근무가 갑자기 생각 나네요;;

뒹굴남 작성일 12.03.22 0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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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새면서 일하다 보니 갑자기 gop 근무가 생각나서 이렇게 적어 봅니다;

음슴체는 ㅈㅅ;;

 

 

5사단 36연대에서 1년간 gop 근무를 했었음..

2003년에 입대해서 2005년 제대이므로..

아마 2004년 초부터 2005년 초까지였을 것이라 생각됨..

 

81M 박격포라

위병소 근무를 서는데

사단에서 인원 보충을 안해줌.. (초소 근무가 더 힘들다 판단해서 위병소는 사람을 안보내줬음..)

 

올라갈땐 분명 22명이었는데

올라가자마자 5명 전역하고 18명이었음..

거기다가 1명 op 로 빠지고..

fdc 가 상황병을 봐서

16명임..

이 16명이 근무를

여름에 1시간반씩,

겨울에 1시간씩 서자니

 

낮에 취사병 2명도 필요하고,

작업하는데 사람들이 한시간마다 빠져나가고 환복하고 하느라

귀찮다 판단하여

부소대장이

주간 근무 4명 고정,

야간 근무 12명 고정

이렇게 해버린거임..

2명씩 근무를 서는데

재수없는 4명~6명은 저녁에 두번 일어나서 근무를 나감..

100일휴가라도 가는 이등병이 있으면

야간근무자는 무조건 두번씩 나갔음..

하루에 5시간 자면 많이 잔거였음..

본인은 그 1년간 외출, 외박, 휴가 없었음..

부대원 절반 넘게 다 그랬었음..

 

 

여기까진 서론이고..

 

 

다들 잠 못자서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였음..

새벽에 나랑 후임이랑 근무를 서는데

앞에서 차가 미친듯이 많이 왔음..

맨 앞에 대대장차였고

뒤로는 각종 헌병대, 애무대 차량이었음..

대략 30대 넘게 왔었음..

대대장이 달리는 레토나 창문 열고 고개 내밀고 손짓하면서

"빨리 문 열어 이새1끼야!!" 를 외치는건 처음이었음..

(원래 야간엔 대대장이건 사단장이건 문 닫고 신원확인 하는게 원칙이었음..)

경례를 한 동작 그대로 서서

후임에게

"야 될수있는대로 차량 번호 다 적어, 경례 넌 하지 말고 걍 적기만 해, 안적으면 우리 좃되"

라고 말 했었음

 

차량 다 보내고 다음 근무자에게

대충 적은 차량번호 종이를 넘기고

들어와서 자려는데

갑자기 전원투입이라 함

gp 에 누군가가 수류탄을 깠다는 거임

북한군 소행인줄 알고

그날부터 3일간 잠 못자고

모든 사람들이 전원투입만 했었음..

알고보니 김일병 사건...

 

 

그 일이 있은 후로

몇달 후였나..

op 가 말년휴가를 간다고 했음..

군번 꼬인 내가 제일 만만했는지

부소대장이 날 op 대리로 보냄..

지도는 볼 줄도 모르는데

4년제 다닌다고 걍 가면 할 수 있다고 보냄..

 

op를 선 그 다다음날

갑자기 전원투입을 함

철책이 뚫렸다고 함...

(그때 상황은 진짜 전쟁 나도 어색할거 없는 분위기였음..)

그날부터 5일간 잠 못자고 전원투입 했음..

아래에서는 2일정도 잠 못자고 전원투입 하다가

3일째부터는 1/3 인원씩 8시간 교대로 돌아가면서 잤다고 하는데..

op 는 혼자라 잠도 못잠..

소대장이 무전으로

나에게 틈틈히 자라고 하는데

옆에 사단 작전장교가 초소에서 5일간 있어서

잠을 잘 새가 없었음..

동해안에서 tod 돌리던 아저씨 둘이서 초소 와서

3일정도 날새면서 봤는데

셋이서 담배 피우면서

"아 ㅅㅂ, 이미 뚫렸는데 gop 밤새 보고 있으면 뭐해? 작전장교 ㅄ 아냐?" 라고 욕해댔었음..

5일간 잠 못자고

몸도 마음도 ㅄ이 되어 갔을 때

상황 종료가 되고

op 가 휴가에서 복귀를 하고..

난 내려가자마자 부소대장에게 부탁하고

15시간동안 안깨고 잤음..

(여담입니다..

얼핏 듣기로는 내려가는 발자국이었는데

5일정도 지나도 간첩 코빼기도 보이질 않아서

우리 사단 주임원사가 발자국을 반대로 막 내고

사진 찍고

국방부랑 언론에 '농부가 철책을 뚫고 월북 했다' 라고 보냈음..

국방부 언론담당하는 분이

우리 전 대대장이라서 통했음..)

 

 

gop 에서

신막사를 짓는다고 했음..

그런데 자재가 부족해서 위병근무초소는 제외하고 전방초소만 신막사를 지어준다고 함.

그때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사단 주임원사랑 대대 주임원사가 우리 막사에 밥 먹으러 온날

"우리 근무인원이 몇인줄 아십니까?, 하루에 5시간 자도 많이 잔건데 잠이라도 편하게 자도록 해주십시오" 라고 말했음..

(위에서 말했듯이, 군번이 꼬여서 잡일 많이 했음.. 취사 지원도 간간히 했는데, 손맛이 있어서 취사 지원 하면 사단주임원사가 와서 밥먹고 갔음..)

다음날 우리도 신막사 지어준다고 했음.. ㅋ

 

신막사 만드는데

땅 파다가 갑자기 6.25때 불발난 포탄 개 큰거 하나가 나옴..

그것때문에 막사 공사가 1달 늦춰짐..

금속탐지기 투입되고, 공병들 와서 땅 쑤셔대고.. 1달간 난리도 아니었음..

그 1달간, 와서 시간만 채우면 되는 공사 아저씨들이랑

취사장에서 몰래 소주빨고 했었음..

 

겨울이 오기 바로 직전에 신막사 만들고

2층 침대에서 생활을 했음..

신막사가 생기고

사이 안좋던 소대장은 떠나가고, 행보관급 짬밥의 중사가 소대장으로 왔음..

(행보관 왔을 때, 대대장 옆이면 경례 하고, 대대장 없으면 걍 등짝 툭 치면서 말 놓음..)

소대장이 집에 갔다가 오면

소주 댓병을 4병정도 사오는데

저녁에 병사들이랑 섯다 하면서 마심..

(섯다 하면 하루에 자는 시간은 3시간도 안됨..)

그런데, 섯다를 좋아하는 고참이 있었는데

그 고참이 잠도 못자서 스트레스 받는데다가

돈도 잃으니 더 스트레스 받고..

소주도 마셔대니 정신을 놨음..

소대장한테 반말 했음..

 

소대장이 열받아서

멱살 잡고

지뢰밭으로 끌고 갔음..

뒤에서 지켜보는데 소리가 막 들림

"이 새1끼야, 오늘 니가 죽나 내가 죽나 보자"

"어흑흑흑 살려주세요"

대충 이런 소리임

 

이 일이 있은 후로

소대장은 술 안사오고

전 소대장보다 더 심한 FM 이 되었음..

 

 

 

위 이야기는 100% 리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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